35년간 변함없이 용두산 공원에 우뚝 서서 부산을 굽어보던 '부산의 상징' 부산타워(부산탑)가 철거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 7월 23일 부산광역시청은 부산의 대표적인 도심 공원인 용두산 공원을 재개발하기 위해 '용두산 재창조 사업'을 발표했는데, 부산타워도 철거 대상에 포함됐다.
약 1조 6천억 원을 투자해 2013년까지 완료하겠다는 이 사업의 목적은, 용두산의 공원 기능을 회복하고 쇼핑과 관광을 활성화해 원도심을 재창조하겠다는 것. 용두산 공원과 공원 주변의 광복동, 대청동, 동광동 상가 등 총 14만4309㎡의 지역을 도심 공원으로 전면 재개발할 계획이다. 또 용두산 봉우리를 40m에서 60m로 높여 원래의 높이를 회복하고, 녹지율도 강화하며 진입도로의 경사도 완만하게 한다.
중앙성당과 부산 근대 역사관(구 미문화원, 공식 문화재 명칭은 구 동양척식주식회사 부산 지점)은 역사성을 고려해 보존되지만, 부산타워를 포함한 용두산 공원에 있는 기존 시설물들을 모두 철거된다.
대신 공원 북쪽에 송이버섯 모양을 본뜬 높이 200m의 고층 빌딩인 '에코타워' 5개 동을 건립, 건물 자체를 부산의 랜드마크로 만들 계획이다. 에코타워에는 천문 관측대와 전망대가 설치되고, 콘도미니엄, 주상복합시설로 분양될 예정이다. 또, 공원의 중심인 미래형 파크에는 아트센터, 영화 체험 박물관, 아쿠아리움, 야외공연장 등이 설치되며, 주변 지역에는 디자인 밸리, 역사 밸리, 갤러리 밸리 등이 조성된다.
누리꾼 "철거 능사 아니다, 부산타워 역사성 보존"하지만 현재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에서는 부산타워 철거에 반대하는 누리꾼들의
서명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학창 시절, 가족, 연인, 친구와의 추억이 담긴 부산타워를 반드시 지켜내자" "부산의 상징인 부산타워가 철거된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 "진실은 땅장사다" "툭하면 재개발이냐" "부산타워가 낡았으면 리모델링을 하면 되지 않느냐" "충분히 멋지고 멀쩡한 것을 왜 부수려고 하느냐" "기존의 것을 지키면서 재개발하자"라고 주장하면서 부산타워 철거에 반대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제가 수술 11번 할 동안에 매일 해뜨고 질 때마다 '꼭 퇴원하면 가야지'라고 생각했던 곳을 철거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면서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또 다른 누리꾼은 "세월의 때가 묻으면 작은 추억이 만들어지고 그러면 그곳이 작은 역사가 되어 사람들의 자랑거리가 되는데…"라고 말했다.
하지만 몇몇 누리꾼들은 부산타워 및 용두산 공원의 노후화 문제를 제기하면서 부산타워 철거를 찬성하기도 했다.
한편 부산녹색연합은 "용두산공원 재창조 사업 계획안은 부산과 부산의 역사를 상징하며 도심의 녹지이자 휴식공간인 용두산공원을 재개발이라는 명분으로 포장해 기업의 이윤추구에 희생시키겠다는 것이니 즉각 중단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전국에서 구경꾼 몰렸던 부산의 상징 '부산타워'
높이 120m, 해발 69m의 부산타워는 한국 최초의 타워 전망대로, 서울특별시 남산의 N서울타워 전망대(1975년 완공)보다 2년 앞선 1973년 11월 21일에 완공됐다. 연인원 약 2만7천 명의 노동자가 투입됐고, 560여톤의 철근, 5만2000여 부대의 시멘트, 총 공사비용 4억2500만 원이 투자됐다. 수십 kg의 등짐을 진 노동자들이 목숨을 걸고 철근을 타고 오르내렸던 것.
당대 유명한 건축가였던 나상기 홍익대학교 교수가 부산항의 등대를 보고 설계했다. 특히 전망대는 경주 불국사에 있는 다보탑의 보개(석탑에서 보륜 위에 덮개 모양을 하고 있는 부분)를 본떠 만들었다.
개관 초기에는 타워 자체뿐만 아니라, 43초 만에 전망대까지 올라가는 고속 엘리베이터도 큰 화제였다. 전국에서 수많은 관람객이 몰려들었으며 두려움 때문에 타워에 올라가지 못하고 그냥 올려다보기만 하는 관광객도 많았다고 한다.
부산타워는 부산 시민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추억을 선사했고, 35년 동안 부산항을 굽어보면서 부산의 상징 역할을 했다. 부산타워에서는 한국 최대의 항구인 부산항의 전경과 부산 시가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으며, 날씨가 맑은 날에는 일본의 쓰시마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