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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교 앞에서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 동티모르에서 태권도를 배우는 광경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대학교 앞에서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 동티모르에서 태권도를 배우는 광경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 심두보

딜리의 평화로운 해변은 아이들과 젊은이들이 모이는 장소다. 연인들이 데이트를 하고 아이들은 바다에서 헤엄치며 논다. 종종 그곳을 거닐다보면 20대 초중반의 젊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데 이 중 많은 사람이 대학을 졸업했지만 직장을 얻지 못했다. 동티모르의 높은 청년 실업을 실감할 수 있다. 또,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이 한국어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다.

 

유독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은 근래에 한국 정부와 동티모르 정부가 맺은 협정 때문인 듯하다. 2008년 5월 13일, 한국 정부는 동티모르 인력과 한국의 기업을 연계하여

산업 연수를 실시하기로 했다(한국 기관에 따르면 산업 연수보다 높은 단계라고 한다).

 

동티모르 정부는 6,000여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여기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3개월의 한국어 교육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를 위해 17명의 한국어 강사가 파견될 예정이란다.

 

현재 딜리의 운딜(UNDIL) 대학교 바로 옆 건물에서는 한국어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부산 외대 인도네시아어 학과 학생 8명과 교수 1명이 선생님으로 있다. 학생 수는 1,200여 명에 이른다. 강의 환경은 에어컨도 없고, 책상도 부족한 상태이지만,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수업은 한국 정부 주도 한국어 시험을 대비하고 있었다. 이 시험을 통과해야만 한국에서 일할 수 있는 기본 조건이 갖춰진다. 신체검사와 한국 기업과의 조율 등 그 이후에도 통과해야 할 단계가 있다.

 

딜리를 벗어나더라도 한국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왜 그럴까. 한국에 대해서 물어보면 "Korea Diak(한국 좋다)"라고 말한다. 동티모르에서 본다면 한국은 이른 기간에 경제 발전에 성공한 선진국으로 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한국에 대해 아는 것은 경제 발전에 덧붙여 남과 북으로 갈라져 있다는 것 정도다. 어쩌면 한국과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외국에 대한 관심과 동경, 그리고 내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한국어를 알고자 했으리라 생각한다.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그리고 한국인 입장에서 고마운 점도 있지만, 한편으로 걱정되기도 한다. 한국어를 배운다 해도 활용할 수 있는 범위는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어를 배운 것이 크게 빛을 보기란 힘들다. 한국에 대한 관심이 아닌 구직을 위한 언어로서 한국어는 우선 순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높은 실업률과 아직은 부족한 동티모르의 국제 감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이곳의 청년 실업은 구조적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만성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1세기 최초의 독립국 정부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현재 동티모르에서 자원봉사활동 중입니다.


#동티모르#티모르레스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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