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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쑴풍', 산모가 애 낳는 소리가 아니다. 머리카락들이 머리에서 탈출하는 소리다. 봄을 맞아, 그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머리 지끈지끈한 일이 너무 많은 세상살이, 탈모는 이젠 나이 지긋한 남성 중년층이나 노년층의 문제만은 아니다.

20대 장모씨는 공부를 하면서 빠지기 시작한 머리를 가리기 위해 모자를 썼다가 탈모가 더 심해진 경우. 데이트하던 여자친구가 "오빠는 왜 모자를 안 벗어? 대머리야?" 묻는데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군대에서 머리가 빠지기 시작한 20대 박모씨 역시 급기야 '대머리독수리'라는 애칭을 얻었다. 20대 중반이 된 지금, 세우는 머리는 꿈도 꾸지 못한다고 털어놓는다.

 탈모 방지 샴푸를 머리에 바르고 마사지를 받고 있다
탈모 방지 샴푸를 머리에 바르고 마사지를 받고 있다 ⓒ 이인

남자들 뿐만 아니다. 파마와 염색을 자주하는 여성들에게도 탈모는 말 못할 고민 중 하나. 20대 김모씨는 동앗줄 같았던 머리가 취직 후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거의 '반타작' 수준이 되었다고. 이처럼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젊은 세대들의 탈모로 인해 피부과, 한의원 및 미용전문점 등은 너도나도 전문 탈모 치료 전도사를 표방하고 나서고 있다.

2월 27일, 경기도 분당에서 탈모 뿐 아니라 두피, 모발을 관리하는 전문점을 찾았다. 여기에서 만난 20대 김모씨 역시 탈모 증세로 가슴앓이를 하다가 1년 전부터 관리를 받고 있었다. 감히 말 못할 20대 탈모, 김모씨와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머리 감으면 하수구 막힐 정도"

 탈모관리를 받기 앞서 머리를 감아 깨끗한 두피상태를 만들려고 한다
탈모관리를 받기 앞서 머리를 감아 깨끗한 두피상태를 만들려고 한다 ⓒ 이인
- 언제부터 탈모증세가 있었나?
"군대 제대 후, 사회생활하면서 탈모증세가 있었어요. 지금은 안 하는데, 예전에는 술, 담배를 많이 했거든요. 그때는 스트레스 받으면 과음하고 불규칙한 생활을 했지요. 그랬더니 머리가 많이 빠지더라고요. 머리 감으면 하수구가 막힐 정도였어요. 머리 2, 3번 감으면 하수구가 막혀서 뚫어야 했죠." 

- 탈모 관리, 효과는 있나?
"효과가 있으니까 계속 다니게 된 거죠. 많이 좋아졌어요. 유분기가 이마까지 흘러내렸는데, 많이 없어졌어요. 머리 빠지는 양도 반 이하로 줄었고요. 신뢰가 쌓였어요. 탈모 관리를 한 지 1년 정도 되었어요. 그 전에는 미용실에서 탈모관리를 받았는데, 5회에 30만원 정도 돈을 냈어요. 지금은 홈케어 제품을 구입해서 집에서 하고 있는데 비용절감은 되죠. 홈케어 제품은 3개월에 48만원 정도 해요. 처음에는 가격이 비싸니까, 가족들이 반대했죠."

- 머리 빠질 때 고민이 많았겠다.
"집 안에 대대로 대머리는 없었어요. 머리 빠진다고 여자들에게 얘기하기 어렵지요. 장가 못 가면 어떡해요. 여성들에게는 이마가 넓다, 이렇게 말하죠. 남자 친구들은 알아보는데, 웃으면서 약 올리고 그래요. 그럴 때면, 왜 내게 이런 일이 생기나, 난 아직 젊은데, 이런 마음도 있었어요. 제가 예전에는 신경질이 있었고 예민했거든요.

그런데 이제 덤덤하게 받아들이려고요. 스트레스 관리 차원에서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마음자세를 가져야죠. 이게 내 팔자려니, 이런 마음을 가지면 안 돼요. 이렇게 살 수 없다, 장가 가자. 못 가면 어떡하냐, 지킬 건 지키자, 이런 마음으로 더 나은 삶을 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바뀔 수 있는 거라면 관리해서 바꿔줘야죠. 포기 안 해요."

- 자신만의 탈모 관리 노하우가 있다면? 
"뭐니 뭐니 해도 청결이죠. 샴푸로 머리를 감을 때, 세척을 정말 깨끗하게 해야 되요. 뜨거운 물은 두피를 많이 자극하기 때문에 미지근한 물로 감았다가 찬물로 헹궈야 좋아요. 뜨거운 열기는 피지선을 촉진하거든요. 그리고 말릴 때는 자연 바람이 가장 좋고요. 어쩔 수 없이 드라이를 할 경우에도 찬바람으로 말리세요.

금연하세요. 그리고 술도 되도록 적게 드시고요. 숙면도 중요하죠. 잠잘 때 베갯잇을 일주일에 한 번은 빨아줘야 해요, 밤새워 자신의 머리에 맞닿아 있는 건데 누렇게 될 때까지 놔두면 당연히 모발 건강에 안 좋겠죠. 녹차도 잘 챙겨 드시면 좋구요."

 머리 속 두피 상태를 기구를 통해 점검하고 있다
머리 속 두피 상태를 기구를 통해 점검하고 있다 ⓒ 이인

- 탈모로 마음 고생하는 분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탈모가 생기면 방치하거나 기피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데, 그런 생각을 바꿔야 해요. 너무 많이 빠졌으면 삭발하고 다닐 수 있는 자신감이 있으면 좋죠. 탈모냐고 누가 얘기해도 당당하면 되는데 그게 아니라면 관리해야죠. 얹히고 가리려고만 하면 안 돼요. 요즘 남자들 피부관리도 많이 받잖아요. 그거처럼 탈모관리도 꾸준히 해줘야 해요. 고정관념을 깨야 해요.

제가 그대로 방치해서 대머리가 되었다면, 인생에서 많은 걸 포기했을 거 같아요. 혹시 결혼 뒤라면 괜찮을지 몰라도 아직도 결혼도 안 했고 결혼해서 2세도 둬야 하잖아요. 제 성격이라면 대머리가 되었어도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았겠지만 그래도 충격은 있었을 거 같아요.

탈모를 드러내고 치료받는 걸 꺼려해서 혼자 끙끙 앓는 분 보면 안타깝죠. 용기를 내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일반 병원 가면 꽤 큰돈이 든다고요. 아무래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어요. 일반 탈모관리 센터, 한의원, 미용실 여러 곳에서 탈모관리를 받을 수 있는데, 최소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얻는 방법을 찾으셨으면 좋겠네요."

돈 아끼려다, 머리카락 하나에 일희일비할 수도

 정상 모근과 탈모가 많이 진행된 모근의 차이, 굵기와 색깔이 많이 다르다
정상 모근과 탈모가 많이 진행된 모근의 차이, 굵기와 색깔이 많이 다르다 ⓒ 이인

이 전문점 오나래 실장은 "자기 두피에 맞는 제품을 사용하는 게 중요해요. 남들이 좋다거나 비싼 제품을 쓴다고 좋아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자기의 두피에 맞지 않는 제품을 쓰기 때문이에요. 자기 두피와 모발상태가 어떤지 전문가에게 진단받고 상담 받아서 자기 상태에 가장 효과 있는 제품을 쓰셔야 해요"라고 충고했다. 사람마다 탈모 원인과 두피 상태가 가지각색이라 정확한 진단에 따른 처방을 강조했다. 

이어 오 실장은 "청결을 유지하시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스트레스를 줄이셔야 탈모 예방을 할 수 있어요. 포기하지 마시고 탈모증세가 있으시면 빨리 관리를 받으시는 게 좋을 거 같아요. 모근이나 모공이 다 죽은 뒤에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에 이르기 때문에 모발이식을 받아야 되거든요"라고 덧붙였다.

탈모는 대부분 유전에 따른 노화로 생기거나 후천적인 경우 스트레스 때문에 생긴다. 그러나 유전이라도 자신이 노력만 하면 얼마든지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거기다 생활 습관만 제대로 해도 많은 머리카락을 구제할 수 있다. 뒤늦게 '머리카락일병 구하기'에 매달리지 말고, 하나라도 더 있을 때 관리해야 한다고.

탈모를 관리하는 방법은 많다. 오 실장은 "먼저 식습관, 머리카락 성분의 95% 이상은 케라틴과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어요. 따라서 해조류, 채소류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고 기름진 고기 음식은 오히려 모발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고 조언한다.

 율 브린너는 멋있는데, 쩝
율 브린너는 멋있는데, 쩝 ⓒ 20세기폭스

올바른 생활 습관도 필수 요건.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 머리를 쥐어뜯을수록 탈모는 자기 세상을 만난 것처럼 활개를 친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적절한 운동을 하며 충분하게 잠을 자야 한다. 술과 담배, 당연히 안 좋다.

탈모 관리를 받고 싶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아 고민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돈 부담 만만치 않죠. 전문 관리를 받는다면 1회에 보통 15만원 정도 들더군요. 공짜를 좋아하면 대머리가 된다는 우스개가 있지만 돈을 아끼려다가 대머리 되는 걸 상상해봅니다"라니. 거 참 고민에 고민이 더해진다.

물론 살다 보면 대머리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20대 남성들은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 대머리가 되면 어떡하느냐고 하소연하고 여성들은 남성적 매력이 떨어져 보인다며 고개를 돌리는 게 현실. 머리카락 하나에 일희일비해야하는 세상, 젊은 남녀들이 올봄에도 소리 없는 아우성을 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미디어다음 블로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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