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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봄날 아이들 초등학교에서 운동회가 열렸습니다. 운동장에 도착해 보니, 역시나 하늘에는 운동회 상징인 만국기가 애드벌룬에 연결되어 펄럭이고 있습니다.

만국기 운동회를 알리는 만국기
만국기운동회를 알리는 만국기 ⓒ 강무정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 보니 만국기 뒤편에는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아마 아이들이 손수 그려넣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많은 각국의 국기 하나하나에 아이들의 정성이 듬뿍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들이 사진에서처럼 하늘높이 떠 있어서 아이들의 정성을 확인할 수가 없었던 점이 아쉬웠습니다.

만국기2 그림이 그려져 있는 만국기
만국기2그림이 그려져 있는 만국기 ⓒ 강무정

그런데 아이들의 작품이 여기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운동장 귀퉁이에 자리잡은 쉼터에도 아이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우리들 작품1 만국기 뿐만 아니라 운동장 귀퉁이 정자에도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우리들 작품1만국기 뿐만 아니라 운동장 귀퉁이 정자에도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 강무정

이쯤되면 아주 그럴듯한 훌륭한 작품전시회 아니겠습니까?

우리들 작품2 그럴듯 하죠, 작품전시회가!!!
우리들 작품2그럴듯 하죠, 작품전시회가!!! ⓒ 강무정

운동회 준비에 물론 선생님들의 많은 노력이 있었겠지만 아이들의 정성도 이만큼 들어가 있었던 것이죠.

출전문입니다. 각 학년 단체 행사를 위해서 출발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그곳에 씌여진 문구가 마음에 와닿습니다. 비록 청팀과 백팀, 두 팀으로 나뉘어져 경쟁하긴 하지만 서로 함께 잘하자고 북돋아주는 내용입니다. 아이들이 그런 마음을 항시 가지고 친구를 먼저 배려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출전문 친구야, 같이 잘하자!!!
출전문친구야, 같이 잘하자!!! ⓒ 강무정

1학년 동생들의 박터트리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노란색옷을 입은 막내동생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자기편 박을 먼저 터트리기 위해 자기편 박을 향해 힘껏 헝겊돌을 던집니다.

박터트리기1 모두 함께 힘껏 던져보자!
박터트리기1모두 함께 힘껏 던져보자! ⓒ 강무정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드디어 박이 터졌습니다. 박이 열림과 동시에 "와아!!!"하는 함성이 터져나옵니다. 우리가 해냈다는 뿌듯함의 표출이겠죠...

박터트리기2 드디어 터졌다!!!
박터트리기2드디어 터졌다!!! ⓒ 강무정

개인달리기가 이어졌습니다. 막상막하의 접전이 벌어집니다. 과연 누가 1등을 할까요?

달려다 달려1 막상막하
달려다 달려1막상막하 ⓒ 강무정

장애물달리기도 열렸습니다. 그런데 아이들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무엇일까요?

장애물 장애물달리기에 놓여져 있는 장애물입니다
장애물장애물달리기에 놓여져 있는 장애물입니다 ⓒ 강무정

각 학년별로 다른 것이긴 했지만, 우리집 큰녀석인 5학년의 장애물은 바로 콜라병 세우기입니다. 넘어져 있는 콜라병을 의자에 앉아서 손을 쓰지 않고 발로 세워야 합니다. 생각보다 쉽지가 않은 듯 합니다. 옆 친구들보다 먼저 하려고 서두르면 서두를수록 그게 뜻대로 잘 안됩니다. 아이들이 앞으로 자라나는 과정에서도 이런 장애둘들을 여럿 맞닥뜨리게 될 텐데, 그 때마다 슬기롭게 잘 극복해 나가길 바랄 뿐입니다.

장애물 넘어져 있는 콜라병을 자리에 앉아서 발로 세우는 것입니다
장애물넘어져 있는 콜라병을 자리에 앉아서 발로 세우는 것입니다 ⓒ 강무정

어려운 장애물을 잘 극복하고는 드디어 골인지점을 향해 힘차게 달려갑니다.

장애물달리기 장애물을 넘어서고는 드디어 골인지점을 향해!!!
장애물달리기장애물을 넘어서고는 드디어 골인지점을 향해!!! ⓒ 강무정

그런데 초등학교 운동회가 예전과 달라진 것이 있었습니다. 우선은 운동회하면 가을운동회로 알았었는데, 지금은 5월 어린이날을 전후해서 열리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이들 점심으로 학교에서 급식이 나와 학부모들이 아이들 음식을 준비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점입니다.

물론 지금도 운동회를 맞이해서 아이들이 신나하긴 하지만 정말 예전의 축제같은 분위기는 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마 어쩌면 지금도 시골에서는 그럴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예전에는 농사일에 바쁘시던 학부모님들이 그 날만은 모처럼 아이들과 함께 하고, 아이들 또한 부모님들이 학교에 오셔서 자신들과 함께 한다는 생각에 정말 신나 했던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날만큼은 부모님에게 장난감 이것저것을 사 달라고 떼를 쓰기도 했는데, 그렇게 아이들의 마음을 들뜨게 했던 것은 학교주변에 잔뜩 몰려든 상인들이 한 몫을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이야 아이들에게는 장난감이 넘처나고 또한 엄마들도 교실 청소를 한다거나 학교 급식을 도운다는 명목으로 자주 학교를 방문하게 되어 학교에서 엄마를 만나는 것 자체가 신기하거나 기쁜 일이 아닙니다.

줄다리기가 벌어졌습니다. 정말 젖먹던 힘까지 다하여 열심히 줄을 잡아 당깁니다. 영치기 영차!!!

줄다리기 젖먹던 힘을 다해서, "영치기 영차!!!"
줄다리기젖먹던 힘을 다해서, "영치기 영차!!!" ⓒ 강무정

4월 마지막날에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씨라 운동회 하기에는 아주 좋은 날씨였습니다. 잔치의 주인공인 아이들에게나 오랫만에 아이들이 해맑게 웃으면서 뛰노는 모습을 지켜보는 학부모들에게도 안성맞춤의 날씨였습니다.

1년 열두달 중 어린이날까지 어른들에게서 아이들이 가장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시기입니다. 요 며칠만이라도 모처럼 아이들이 학업경쟁에서 벗어나 마음껏 뛰놀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덧붙이는 글 | 개인 블로그(http://seethesky.egloos.com)에도 게재합니다



#운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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