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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시 양북면 신월성원전 부지가 최근 바닷물에 모두 침수돼 공사에 차질을 빚게 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일 한국수력원자력(주)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4시50분쯤 해안에 설치된 철제 물막이가 무너져 엄청난 바닷물이 한꺼번에 밀려들었고, 공사 부지내 터빈과 발전시설 등을 위한 주요 구조물이 대부분 파손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병일 월성원전민간환경감시기구센터장은 1일 "수중 배수관로 연결을 위한 호안간섭구간내 물막이 역할을 하는 게이트(차폐물)이 터지면서 다량의 해수가 신월성 건설 부지내로 유입됐다"며 "이에 따라 건설부지내 신월성 2호기 터빈과 발전기 건물 전체 등이 해수면 아래 7~8m 아래로 침수됐다"고 밝혔다.

공사현장에 해수유입 어떻게, 왜 일어났나

경북 경주시 양북면 신월성원전 건설부지가 최근 침수돼 공사에 차질을 빚게됐다
▲ 신월성원전 건설부지 침수현장 경북 경주시 양북면 신월성원전 건설부지가 최근 침수돼 공사에 차질을 빚게됐다
ⓒ 임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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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발전소는 발전효율을 높이고, 인근 연안의 온배수 영향을 줄이기 위해 연안으로부터 원거리에서 바닷물을 취.배수하고 있다.

한수원측은 이를 위해 신월성원전에도 취.배수를 위한 공사가 불가피했고, 최근 이같은 공사를 위해 철제 물막이 공사에 들어간 상태였다. 지난달 29일에는 이런 용도로 만든 철제물막이가 높은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은 파손돼 엄청난 바닷물이 순식간에 공사현장을 덮쳤다.

신월성원전 건설을 맡은 대우건설측은 "갑자기 5만t 규모의 해수가 한꺼번에 밀려들면서 연면적 3천7천여㎡에 달하는 공사현장이 바닷물에 침수됐다"며 "이 때문에 건설중인 터빈과 발전기가 들어서는 콘크리트 구조물 일부가 대부분 물에 잠겼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철제 물막이 공사 등 발전소 건설을 위한 기초 토목공사 대부분이 부실 시공이었다는 증거일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한수원 신월성원전 해상공사 원흥대 부장은 "양생이 완료된 콘크리트 외벽의 염분은 제염을 통해 제거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침수피해를 입은 철근 등은 부식을 막기 위해 고압세척기로 세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수원측이나 시공을 맡은 대우건설 컨소시엄 등의 안이한 인식 등이 이번 사고를 불러 일으켰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사고가 나자 지난달 30일 현장을 방문한 조관제 월성원전민간환경감시기구 부위원장은 "이번 사고는 명백히 인재이며, 물막이 공사에 대한 책임소재를 분명해야 한다"고 질책하고 "구조물의 건전성 확인을 위해 외부기관에 위탁해 전문가와 함께 안전점검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번 사고로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신월성원전 건설에 대한 신뢰도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 마을 주민대표 정창교, 신수철씨 등은 "국가기간산업에서 물막이 공사가 잘못돼 침수됐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기술적 그리고 공학적으로 문제가 없다 할지라도 주민은 큰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측은 "구조물의 건전성 확인을 위해 제염을 한 후 전문기관 및 연구기관에 의뢰해 안전성검사를 받을 예정"이라며 "차후 설계상의 오류 및 시공상 절차상의 문제 등 계속해서 조사를 시행하여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침수된 공사현장의 사고 전과 후 현황은

최근 침수로 공사에 차질을 빚게된 경북 경주시 양북면 신월성원전 공사부지의 사고 전후 현황도.
▲ 신월성원전 부지 침수 현황 최근 침수로 공사에 차질을 빚게된 경북 경주시 양북면 신월성원전 공사부지의 사고 전후 현황도.
ⓒ 임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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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측은 일단 더 이상의 해수유입을 막기 위해 물막이 공사 재시공 외에도 해수를 차단한 뒤 양수기를 동원해 배수에 나설 예정이다. 밀려든 바닷물을 모두 배수한 뒤에 자세한 피해조사가 가능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원전민간환경감시기구측도 한수원측과 공동으로 이번 사고와 관련한 작업절차의 타당성과 침수후 주요 구조물에 대한 건전성 여부 등에 대한 확인에 나설 계획이다.

감시센터 이병일 소장은 "안전인자를 10배 더 강화해 설치한 차수벽이 수압에 의해 훼손된 것이 사실"이라며 "차수벽 설계에서 오류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향후 사고조사 결과 설계의 부실이나 시공 자체가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날 경우 신월성원전 공사를 맡은 대우건설 컴소시엄 등 협력사들이 입을 타격도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한수원은 최근 수년째 베트남과 인도, 중국 등지에서 한국형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수주했고, 이들 협력업체들이 해외 원전건설 공사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사고가 향후 우리나라 원전건설 수출계획에도 일정부분 차질을 빚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원전건설의 경우 토목 및 건축, 원자로건설 등 모든 분야에서 국제수준 이상의 시공기술을 인정받아야만 해외 건설수주 경쟁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태그:#신월성원전, #원전부지 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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