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낳은 사랑으로 만들어진 가족들이 지난 5월 28일 서울대공원 장미원에 '엄마랑 아빠랑 즐거운 나들이'를 나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인해 행사를 취소할까 생각도 해 봤지만, 애도하는 표현으로 가급적 간소하게 진행하기로 했다"는 심양금 소장(동방사회복지회 안양상담소)은 입양 부모들에게 장미원 입구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애도하는 표시로 근조 리본을 나눠주었다.
아장 아장 첫걸음을 갓 뗀 아이, 엄마 품에 안겨 포근한 잠을 자고 있는 젖먹이, 이제 제법 글을 읽을 줄 안다는 걸 자랑하듯 동화책 한권을 품에 안고 부모랑 같이 온 아이, 한참 사춘기에 접어들어 엄마와 말승강이를 벌이며 나타난 아이들 모두는 행복해 보였다.
가슴 아파 낳은 아이들과 함께 온 엄마와 아빠들은 서로 안부도 묻고, 낯선 부모들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를 나누며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 꽃도 피웠다.
안양상담소 직원들이 아침부터 차지한 자리위에 푸짐한 음식들을 진열시켜 놓고, 심양금 소장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번 나들이를 준비하느라 수고한 한마음회(입양부모모임) 오정순 회장과 직원들의 수고에 재치있는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양부모들의 수고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전국에서 입양부모 모임이 활성화돼 있는 데를 꼽으라면 당연 안양상담소가 될 것"이라며, 부모님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금년 가을에는 바닷가 인근에서 '조아조엄(좋은 아빠, 좋은 엄마)'모임을 통해 엄마 아빠들의 진솔한 삶을 나누는 시간도 마련 해 보겠다"며 "오늘 준비한 음식들을 맛나게 드시고, 즐거운 시간을 가지시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오랜 기간 불임부부로 힘들어하다가 2년 전 입양해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쌍둥이 아빠(ㄱ교회, 금년 6월 목사안수 예정)가 참석한 가족들을 위해 축복기도를 하고, 유복순 사무국장이 구수한 말솜씨로 참석한 가족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켠에서는 ㄱ교회에서 자원봉사 나온 엄마들이 아이들을 위해 막대풍선과 얼굴페인팅으로 아이들을 섬겼고, 다른 한켠에서는 경기도 아동한국아동복지시설협회(회장 심양금) 상담실에서 아이들을 위한 성격테스트와 상담으로 섬겼다.
함께 식사와 차를 나누며, 마음으로 낳은 사랑을 공통분모로 양육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들까지 마음 편하게 소통하는 시간을 통해 서로 조금 더 친해지고 조금 더 끈끈해져갔다.
입양을 계획 중인 Y씨(입양 임신 3개월)는 입양부모 모임에 처음 참석했다. Y씨는 "이 모임을 통해 입양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을 갖게 되었고, 새로운 용기를 얻는 시간이었다"며 "이제 돌아가 아이를 입양할 때까지 구체적인 준비를 하겠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심양금 소장은 "전국에서 입양부모 모임이 가장 활성화되어 모임이 잘 되고 있는 곳이 이곳 안양상담소며, 오늘 모임 분들이 모두 친아들 딸 손자같이 느껴진다"고 자랑하며, 본인은 가장 많은 가족을 가진 사람이라고 행복해 했다.
이날 쌍둥이 엄마도 한 마디 던졌다. "방송 작가들이 흥미위주로 활용한 부정적인 입양 사례들은 지나치게 과장되어 있고, 비현실적인 면이 많다"며 "이는 늘어가는 국내입양에 대한 부정적인 면으로 작용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방송매체의 역할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날 나들이는 동방사회복지회 안양상담소가 매년 주관하는 입양부모모임으로 안양상담소를 통해 입양한 30여 가정이 함께했다.
덧붙이는 글 | 동방사회복지회 안양상담소가 주관한 입양부모 모임을 다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