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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계도 인턴이 있다. 약 2달간의 인턴 생활을 마치고 비로소 정식 멤버로 입사하게 된 주인공은 바로 힙합그룹 리쌍의 보컬 '길'. 고정 게스트 섭외 없이 6인 체제를 유지해 나가던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제8의 멤버라는 파격 대우를 받는 그는 이제 가수가 아닌 예능인으로써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그 동안의 행보

 

■ 4월 25일 / 김연아 선수 특집

이 날 길은 뮤지컬 지방 공연으로 자리를 비우게 된 정준하 대신 임시 멤버로 처음 참여했다. "엄마는 믿을만 하니" 등의 거침없는 발언으로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 5월 9일 / 춘향뎐 특집

춘향뎐 특집에서 길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달마도사에서 방자로, 임금으로, 사또로 분장하며 자신만의 캐릭터를 잘 살렸다.

 

■  5월 16일 / 박명수의 기습공격

라디오 진행으로 자리를 비운 박명수를 대신해 나서는 등 연이어 3주째에도 얼굴을 내비쳤다. 자연스레 어울려 멤버들 사이에 융합되어 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길은 이후에도 '손에 손잡고'나 '궁 밀리어네어', '여드름 브레이크'까지 연속으로 출연하며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해가고 있다. 그러나 아직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것은 아니다. 길은 무한도전 시청자 게시판 90% 이상이 자신의 욕으로 가득 찼다며 '제가 뭐 그렇게 큰 잘못을 저질렀나요?'라고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제 8의 멤버 논란

 

전에 없던 파격 대우가 이어지자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조성되기 시작했다. 길의 코믹하고 적극적인 모습으로 무한도전이 더욱 신선해지고 흥미로워졌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거침없는 입담이 부담스럽고 갑자기 나오기 시작한 것이 혼란스럽고 불쾌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 때 수면위로 잠시 떠오른 얘기가 '무한도전 2부 리그'에 대한 얘기였다. 기사에 따르면 이것은 기존 '무한도전'과는 별개의 것으로, 무한도전 멤버들이 길을 포함한 몇 명의 다른 후배들을 추천하여 한명씩 후배를 양성하는 프로젝트 형식의 특집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후에 시기상조라며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길이 무한도전 게스트가 아닌 제7의 새로운 정식 멤버로 참여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단순히 게스트 투입 문제가 아닌, 길의 고정출연, 멤버 합류 자체에 대한 논란이 더 거세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논란이 정점에 다다를 무렵, 무한도전의 김태호 PD가 길을 '제8의 멤버'로 공식 선언했다.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김태호 PD의 숨은 뜻은 과연 무엇일까.

 

무한도전의 한계

 

'여행'과 '숙박'을 컨셉으로 잡는 KBS의 '1박 2일', 매회 파격적인 게스트를 섭외하는 SBS의 '패밀리가 떴다' 같은 고정적이고 안정적인 포맷과 달리, 무한도전은 정해진 주제 없이 매회 제작진의 새로운 기획으로 이뤄지고 있다. 신선한 기획과 뛰어난 연출력에 개성 있는 6명의 캐릭터가 더해져 이제는 하나의 트랜드로 자리 잡은 무한도전. 무한도전이 타 예능 프로그램에 비해 오랜 기간 사랑받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무뎌지고 있다. 기획이 뛰어나지 않으면 지루해질 위험이 크고, 아이템과 편집만으로 시간을 채우기에는 한계점에 다다랐다는 것이 제작진의 변이다.

 

또한 고정 멤버로 오랜 기간 지속되다 보니 그 캐릭터에 익숙해져서 멤버의 투입이나 퇴출이 상대적으로 쉽지 않다. 항상 같은 멤버가 출연하기 때문에 멤버 개개인의 능력이 그 어느 타 프로그램보다 중요한지만, 장기간의 팀워크 파워를 무시할 수도 없다. 무한도전 매니아들은 멤버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군 복무에 들어간 하하 대신 전진이 투입됐을 때도 멤버 교체가 아닌 새로운 멤버의 투입이었다. 이것은 새로운 가족형, 인간형 버라이어티의 시작이기도 하다. 좋게 말하면 정과 의리, 나쁘게 말하면 철밥통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무한도전. 무한한 인기 지속하려면?

 

기획, 연출의 차별화로 성공을 거둔 무한도전. 방송 3년째, 이제 제작진은 게스트 영입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는 마니아층에 대한 무리수일 수도 있으며, 매너리즘에 빠진 기존 멤버들에게 보내는 경고의 메시지일 수도 있다. 2달에 걸친 인턴 기간 뒤, 일단 제작진과 기존 멤버들에게는 합격 통보를 받았다. 문제는 시청자들이다. 여전히 시청자 게시판에는 양 극단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제작진의 이러한 결정은 무한도전이 오랫동안 사랑받기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결정이다. 분명 게스트 영입은 무한도전에 신선한 효과를 가져다 주었다. 예능에 아직 서툴고 어색한 초보 예능인 길이 뻔뻔하고 낙천스럽게 고정 멤버를 노리는 모습은 반감을 사면서도 기존 멤버들을 자극시켜주는 촉매제가 되었다. 또한 매주 다양한 캐릭터로 변신을 시도하는 그의 의욕은 분명 높이 살 만하다. 긍정적이던 부정적이던 분명 색다른 효과를 내며 열심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길. 길이 무한도전의 식구로 인정받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무한도전의 지속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한도전은 지금 중요한 갈림길에 서있다. 무한도전의 행보를, 길의 행보를 주목해본다.


태그:#무한도전, #길, #제 8의 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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