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창업을 돕는다는 취지에서 1차 서류심사, 2차 면접 등 전문가들의 평가를 거쳐 선정된 700여 명의 사업가들이, 서울시에서 옛 마포구청을 리모델링하여 제공한 사무실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한 사무실에 책상용 파티션만으로 구분해놓고 3~4개 사업가들을 몰아넣는 졸속 행정을 보인 것. 이를 본 한 사업가는 "여기서 어떻게 사무를 볼 수 있겠나. 설마 했는데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착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보안 문제. 사업가들은 한 사무실을 같이 쓰기 때문에 열쇠를 서로 공유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사무실에 있는 컴퓨터, 노트북 등 사무기기에 대한 보안과 도난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서울시 프로젝트 관계자는 "사업가들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좋은 환경이 될 것"이라는 해명을 했다.
그러나 사업가들은 "함께 사업하는 사람들을 못 믿는 것이 아니라, 만에 하나라도 있을 도난 사고에 대해서 책임지는 사람이 없을 텐데 이렇게 비상식적인 방식으로 사무실을 배정할지는 전혀 몰랐다"며 분개했다.
또한 3인 기업으로 선정된 곳 중에서도 책상과 의자가 2개밖에 지정되지 않은 곳도 있어 혼란이 예상된다. 이에 사업가들은 전화문의를 시도했지만, 서울시 및 관계부처가 서로 책임 떠넘기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이마저도 해결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사업가들은 큰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지원받는 70만 원의 창업자금에 불이익이 있을까 하는 우려 때문.
한 사업가는 "서울시 2030프로젝트는 희망을 준 동시에 절망도 같이 줬다. '사무실 지원'이라는 말만 믿고 너무 확대 해석한 우리들의 잘못이 더 큰 것"이라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한편 "공간 너비는 몰라도 보안이나 도난 문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며 최소한의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대한 서울시의 행보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 '꼴랑'은 이범진 기자의 닉네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