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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채널 9에서 방송되고 있는 'Random Acts of Kindness'란 프로그램을 소개합니다. 프로그램 제목을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면 '무작위로 친절 베풀기' 정도 되지만 방송에 나오는 사람들은 오랫동안 선행을 베푼 사람들로 선정됩니다.

제가 호주에서 잠시 홈스테이를 하였는데, 마음씨 좋은 홈스테이 주인아저씨와 아줌마가 이 프로그램을 즐겨 보셨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좋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에게 감동도 주고, 또한 시청자들로 하여금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해 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홈스테이 할아버지 할머니는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간혹 눈물을 흘리기도 하셨는데 그러면서도 계속해서 프로그램 속의 출연자들을 칭찬하셨습니다.

오랫동안 이웃에게 선행을 베푼 평범한 사람들을 소개하는 호주의 TV 프로그램
▲ Random Acts of Kindness 오랫동안 이웃에게 선행을 베푼 평범한 사람들을 소개하는 호주의 TV 프로그램
ⓒ 홍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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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뉴스를 보면 주로 사건 사고나 범죄 또는 사회적 갈등 상황이 많이 나옵니다. 좀 자극적인 내용이라야 뉴스거리가 될 테니까요. 이런 뉴스를 보고 있노라면 우울해지기도 하고 무서운 생각도 듭니다. 우리 사회가 꼭 이런 뉴스 내용만으로 가득 차 있는 사회는 아닌데도 말입니다. 반면 오락 프로그램도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필요한 것이지만, 가끔씩은 즐거움도 주고 감동도 주고 삶의 방향성도 제시해 줄 수 있는 프로그램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재미도 있고, 보고 나서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 선한 사람이 많구나," "나도 저렇게 살아야지," "저런 사람이 이렇게 많다면 세상은 아직 희망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은 주로 묵묵히 몇년간 선생을 한 사람들인데, 주위 사람들의 추천과 방송국의 심사로 선정됩니다.

40년간 불우이웃에게 도시락을 배달해 온 할아버지가 자신이 즐겨듣는 라디오 진행자를 만나고 있다.
 40년간 불우이웃에게 도시락을 배달해 온 할아버지가 자신이 즐겨듣는 라디오 진행자를 만나고 있다.
ⓒ 홍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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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에피소드에서는 어떤 95세의 할아버지가 나옵니다. 이 할아버지는 40년간 불우이웃에게 도시락 배달을 해 오신 분입니다. 방송국에서는 이 할아버지를 위해 할아버지가 즐겨듣는 라디오 프로그램 방송국에 초대해서 인터뷰를 합니다. 그리고 시드니의 경치 좋은 한 레스토랑에서 가족 점심을 준비해 줍니다. 또한 할아버지가 평소에 좋아하던 크리켓 선수를 초대해 같이 식사를 하게 해줍니다. 할아버지가 기뻐하시는 것은 물론이고 보는 사람들도 즐겁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몸이 불편한 어머니의 병간호를 하느라 평범한 10대 시절을 보내지 못한 청년에게 호주 수상이 표창장을 수여하고 있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몸이 불편한 어머니의 병간호를 하느라 평범한 10대 시절을 보내지 못한 청년에게 호주 수상이 표창장을 수여하고 있다.
ⓒ 홍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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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에피소드에서는 아버지를 여윈 아들이 어머니의 병간호를 하느라 평범한 10대 생활을 보낼 수 없었는데, 방송국에서는 이 청년을 호주 수상에게 소개하고 호주 수상은 이 청년에게 표창장을 수여합니다. 또한 어머니 병간호 때문에 10년 동안 여행을 못 해본 청년에게 어머니와 함께 가족여행을 하는 기회를 줍니다. 또한 여행 중에는 청년의 낡은 집을 리모델링 해 줍니다. 그리고 청년의 장래희망인 의학공부를 위한 책들을 청년의 방에 진열합니다. 그리고 리포터는 청년에게 장학증서를 수여합니다.

26년간 호주의 외딴 아웃백 마을에서 근무하며 소방차와 엠블런스도 운전하고 수영장과 테니스클럽도 관리하는 만능 간호사를 방송진행자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6년간 호주의 외딴 아웃백 마을에서 근무하며 소방차와 엠블런스도 운전하고 수영장과 테니스클럽도 관리하는 만능 간호사를 방송진행자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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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에피소드에서는 100여 명의 주민만이 거주하는 외딴 아웃백 마을에 파견된 간호사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마을은 의료기관이 멀리 떨어져 있어 가장 가까운 병원에 가려고 해도 비행기로 이동해야만 하는 곳입니다. 주인공으로 소개되는 간호사는 처음에 그 마을에 간호사로 부임할 때는 몇 주간만 근무할 생각으로 갔지만, 지금은 26년간 그 마을에서 간호사 업무뿐만 아니라 앰뷸런스 운전, 소방차 운전, 테니스 클럽과 수영장 운영 그리고 수의사 업무까지 해내는 억척 간호사입니다. 주변에서 이 간호사를 지켜본 항공의료봉사 의사들과 마을 사람들의 인터뷰를 보면서 시청자들은 이 간호사가 이 프로그램에 출연할 자격이 있다고 공감하게 되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됩니다.

또 다른 에피소드에서는 Sarah Garnett가 노숙자들을 위해 만든 도서관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에피소드에서는 Craig Goozee란 사람이 자기 딸이 암으로 죽자 암 연구를 위한 100만 달러를 모금하기 위해서 전국일주를 합니다. 매주 방송국에서 선정한 평범하면서도 이웃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마음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고 있노라면 시청자의 마음도 함께 따뜻해지고 희망이 느껴집니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우리나라에도 저런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아이들이 자랄 때 주변에서 배우고 본받을 수 있는 사람을 롤모델(Role Model)이라고 합니다. 주변에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을 가깝게 둔 사람도 많겠지만,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접할 수 있는 사람의 수는 제한적이라 텔레비전에서 우리 아이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사람들을 많이 소개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프로그램 내용이 궁금하시면 인테넷에서 아래의 방송국 주소를 치시면 따뜻한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http://channelnine.ninemsn.com.au/randomactsofkindness/


태그:#RANDOM ACTS OF KINDESS, #선행, #TV,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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