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 새단장을 끝낸 어린이대공원을 늦가을도 저물어가는 이제서야 다녀오게 되었다. 큰아이가 다섯 살이 될 때까지 중곡동에 살았었는데 그때는 유료였지만 산책 겸 아내와 함께 유모차를 밀고 동네 마실 나가듯이 어린이대공원을 드나들었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공원 안에 놀이시설과 동물원, 식물원 그리고 산책로가 옹기종기 모여있어서 많이 걷지않아도 되기에 아기랑 함께 다녀오기에는 오히려 좋은 곳이었다.
36년 만에 리모델링으로 다시 오픈된 어린이대공원은 무엇보다도 편의시설의 변화가 눈에 띄었다. 잘 다듬어진 산책로는 가족들의 나들이에 편안함과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해 보였다. 생태형 수족관도 새로 만들어졌고, 놀이터에는 물줄기가 뿜어나는 분수대도 만들어져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동물원과 식물원, 생태연못, 맨발공원, 놀이동산뿐만 아니라 넓은 잔디가 잘 갖춰져 있어 학습과 놀이, 그리고 자연을 만끽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로 추천하고 싶다.
어린이대공원의 여러 테마중에서도 동물원은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었다. 주말이라 많은 사람들이 찾았는데 특히 야외 동물원은 인파로 북적거렸다. 동물들의 수도 많았지만 열대동물원 바다동물원 등으로 테마 단위 마을을 조성해 놓아서 아이들에게는 세계의 여러 동물원을 두루 구경하는 효과가 있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여기 저기 구경하다 적당히 목마르고 배가 고파올 무렵 동물원과 식물원 한가운데 위치한 H 패스트푸드점을 발견하였는데... 이런~. 어스름 해질녘 빛에 산란되어 떠다니는 털들이 또한 눈에 띄었다. 괜찮을까? 계절이 바뀔 때마다 털갈이 하는 동물들이 몇 십 미터 가까이에 있는데 왜 하필 동물원 한 가운데에 푸드점을 만든 것일까.
정말 괜찮을까? 나는 전문가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다. 하지만 동물의 털들이 떠다니는 동물원 옆 주방에서 만든 패드트푸드는 왠지 꺼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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