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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든 여행을 떠나려 하면 기대와 설렘이 앞서게 되나 보다. 날 좋은 가을날의 주말(10월 17일)이라 어디로 향할까 하고 생각타가 강화도 외포리를 거쳐 석모도의 보문사를 다녀오기로 정하고는 기대와 설레는 마음을 지닌 채 집을 나서서는 서울의 신촌으로 향했다.

 

강화도 하면 잘 아시다시피 인천광역시 강화군에 속한 섬으로 우리나라에서 다섯번째 크기의 섬이며 경기만의 하구에 위치하고 있어 수도권 시민들의 나들이 코스로 각광 받는 곳이라 하겠다. 또한 석모도는 강화군 삼산면의 주도로서 강화도와는 서쪽으로 1.5Km 떨어진 섬으로 외포리와는 바로 이웃한 섬이라 할 수 있는 곳이다.

 

신촌의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마침 강화 행 직행버스가 마악 출발하려 하고 있었다. 얼른 버스에 올라 자리를 잡고 앉았고 이내 버스는 터미널을 출발 했다. 버스 안을 둘러보니 승객은 그리 많지 않아 절반 이상의 좌석이 비어 있었다. 터미널을 출발한 버스는 합정동으로 해서 이내 한강을 건넜다. 그리고는 김포공항 방향으로 달려 송정역의 정류장에 도착했다. 송정역에서 승객들이 우르르 버스에 올라왔다. 그래도 버스는 만석이 안 되는 것이었다. 송정역을 떠난 버스는 김포 시가를 지나고 하성을 지나 통진의 김포 대학 앞을 경유해 신촌을 떠난 지 1시간 반 만에 드디어 문수성이 바라다 보이는 강화 대교 앞에 이르렀다.

 

강화대교 아래의 바닷물은 흐리고 탁한 물 빛을 띠고 있어 동해의 푸른 바다의 물 빛과는 대조가 되는 것이었다.  강화 대교를 건넌 버스는 이내 강화읍으로 들어서 인삼센터를 지나버스 터미널 방향으로 좌회전 후 곧 터미널에 당도하여 승객들을 내려 놓는 것이었다.

 

터미널에 내린 나는 발길을 터미널 인근의 강화풍물시장으로 향했다. 풍물시장은 새로 신축 이전한지 얼마 되지 않은 2층의 현대식 건물로서 규모가 제법 크게 느껴졌다.

 

주말 오후라 그런지 시장의 건물 앞 광장은 지역에서 재배한 농산물을 갖고 와 파는 아주머니, 할머니들을 위시해 물건을 사려는 방문객들로 북적댔다. 북적대는 인파를 보니 지방 특유의 삶의 현장에서 오는 인정과 정겨움이 느껴졌다. 북적대는 인파를 지나 건물의 2층으로 올라가 한 식당에서 순대국을 주문해 점심을 들었다.

 

 

점심을 들고는 다시 시장을 나와 터미널로 돌아왔다. 터미널에는 마침 외포리 행 강화군 내 버스가 대기하고 있었다. 버스에 자리를 잡고 앉아 얼마 되지 않아 버스는 그곳을 출발해 외포리로 향했다. 버스는 이내 찬우물, 전등사 입구를 지나 안양대학교 앞으로 해서 마니산 입구를 지났다. 그리고는 약 20분 후에 외포리의 버스 종점에 닿았다.

 

 

종점에 닿자마자 외포리 선착장으로 가 석모도로 건너가는 페리선에 올랐다. 페리선에는 주말이라 그런지 여행객들이 타고 온 승용차와 버스가 가득 실렸다. 나는 다른 승객들에 섞여 배의 2층 객실로 올라가 객실 뒤쪽의 갑판에 섰다. 배는 곧 출발했다. 선착장을 떠나는 배의 갑판에 서서 외포리 방향을 바라 보자니 맑고 화창한 가을 하늘 아래로 흐린 물빛의 바다 풍경이 펼쳐지는 가운데 수많은 갈매기 떼가 승객들이 던져 주는 먹이를 먹기 위해 열심히 따라 오며 던져지는 먹이를 먹느라 야단스레 난리를 치며 끼룩대고 있었다.

 

외포리 선착장을 떠난 뒤 10분 만에 배는 석모도 선착장에 닿아 차들과 승객들을 내려 놓았다. 선착장에 내려 얼마 뒤 보문사행 버스를 타고 보문사로 향했다.

 

 
 

이십 분 정도 버스를 달려 보문사 입구에 도착하니 그곳 역시 주말 여행객과 길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 지역 농산물을 파는 아주머니, 할머니들로 북적댔다.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정문인 일주문을 통과해 가파른 언덕길의 절 경내로 들어서니 울창한 노송이 눈에 들어왔다. 노송과 어울어진 주위 숲에는 한창 가을이 내려 앉아 단풍이 물들어 가고 있었다. 언덕길은 가팔라 오르기가 제법 힘겹게 느껴졌다. 힘들게 언덕길을 올라 가자니 노송 사이로 올려다 보이는 절의 규모가 크고 넓어 놀랍게 느껴졌다. 언덕길을 올라 경내로 올라 서니 범종각과 석실 그리고 오래 된 고목의 향나무 및 대웅전 등이 눈에 들어왔다. 경내는 한껏 고즈넉한 가을 분위기인 가운데 특히 석실 안에는 도량을 찾은 많은 이들이 절을 하며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절 경내를 잠시 둘러 본 후 대웅전 뒤로 난 계단 길을 통해 눈썹바위 아래에 새겨져 있는 마애관음보살상을 향해 올라갔다. 418개의 가파른 계단 길을 오르자니 힘이 들었다. 지루하게 느끼며 힘겹게 계단 길을 올라 마애관음보살상 바로 아래 전망대에 도달했다.

 

그곳에 도달하니 바위에 새겨진 보살상도 보살상이지만 오후 한때의 일대 바다 풍경을 내려다 보는 경치가 압권이었다. 고요한 가운데 해상에 띄엄 띄엄 자리한 섬 사이로 바다는 은빛으로 반짝이고, 하늘에는 조각 구름이 떠 있으며 그와 어울어져 가을빛으로 물들어 가는 낙가산 일대와 보문사 경내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그 모습이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마애보살상 아래에서는 많은 이들이 올라와 절을 하며 기도에 여념이 없었다. 그곳에서 쉬다가 아쉬운 마음을 느끼며 계단 길을 걸어 내려왔다. 그리고는 한동안 절 경내를 거닐며 가을의 정취를 맛보고는 절 입구를 향해 언덕길을 걸어 내려왔다. 절 입구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기념품 가게와 식당들이 즐비해 많은 행락객들이 들며 나며 하고들 있었다.

 

아울러 길가에 자리한 채 장사를 하는 아주머니, 할머니들과 그들로부터 물건을 사고 있는 이들로 진 풍경을 이루고 있었고.

 

 

 

 

다시 버스를 타고 석모도의 선착장으로 향했다. 선착장으로 돌아 오는 버스에 앉아 차창밖을 바라 보자니 발갛게 익은 감을 주렁주렁 달고 있는 감나무, 아기자기하게 지어진 전원 주택과 민박집 그리고 식당들, 고요한 채 반짝이는 물빛의 서해안 풍경, 해안으로 이어진 들판 풍경 등의 섬 특유의 풍경들이 한 눈에 들어 오며 가을 여행의 낭만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이었다. 선착장에 도착해 다시 배를 타고 외포리로 향했다. 배가 외포리로 건너오는 동안 배를 따라 붙으며 승객들이 던져 주는 먹이를 먹는 갈매기들의 모습이 여전했다.

 

흐린 물빛의 바다를 건너 외포리에 도착해 비릿하고도 짭조롬한 냄새를 풍기는 가운데 북적대는 젖갈시장을 가로 질러 버스종점으로 와 다시 신촌 행 버스를 탔다. 섬을 지나쳐 돌아오는 버스에 앉아 차창 밖을 내다 보자니 "아, 깊어가는 가을에 주말여정으로 이곳을 택해 오기를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떠 오르는 것이었다.

 


태그:#지구촌 나그네, #2009년10월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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