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경제정책을 상징하는 말로 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e-Friendly)라는 단어가 많이 사용되었다. 그러나 세상에 '비즈니스 프렌들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 국제기구와 NGO에서도 많은 '프렌들리'를 표방하였다.
[Child-Friendly Schools] 아이들이 중심이 되는 학교
매일 10억이 넘는 어린이들이 학교를 간다. 아이들 중에는 잘 지어진 건물 안에서 공부하는 아이들도 있겠지만, 텐트 안이나 나무 아래 들판에서 공부하는 아이들도 있다. 학창시절이라는 것이 모든 어린이들에게 행복한 기억으로 남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위생과 같은 환경 문제일 수도 있고, 교사의 문제, 폭력과 관련한 문제일 수도 있다.
'어린이에게 친근한 학교(CFS:Child-Friendly Schools)'는 어린이에게 가장 큰 유익을 주도록 운영되는, 어린이 중심 학교이다. 교육환경은 안전해야 하고, 훈련된 교사에게 교육을 받아야 하며, 교육은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으로 적절해야 한다. 또한 지역사회와 연결도 중요하다. 어린이들이 올바른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그들의 교육은 더 큰 세상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어린이에게 친근한 학교'는 일상적인 상황에서뿐만 아니라, 긴급한 상황에서도 운영된다. 긴급구호 현장에서도 학습을 통해 정신적 외상을 치료하고, 상처입은 어린이들이 일상에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국가마다 처한 상황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어린이 중심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접근한다.
[Baby-Friendly Hospital] 엄마의 체온으로 아기들을 돌보는 병원
매년 1백만 명의 아기들이 엄마젖을 제대로 먹지 못해 사망한다. 보건과 위생 상태가 취약한 지역의 수백만 어린이들은 쉽게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이나 인공수유로 인한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다. 엄마젖에 들어있는 여러 가지 성분은 질병을 예방할 뿐 아니라 아기의 미성숙한 면역체계를 발달시키는 역할을 한다.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Baby-Friendly Hospital)'은 WHO와 UNICEF의 주창으로 시작되었다. 모유수유를 권장하는 병/의원과 조산원를 격려하고 인정하는 국제적인 프로그램이다.
이 운동은 젖을 먹이려는 엄마들이 모유수유를 시작하고 계속할 수 있도록 엄마들에게 정보와 자신감과 필요한 기술을 가르쳐주는 병원을 도와주고, 그 일을 잘 하고 있는 병원을 특별히 인정해 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92년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만들기 위원회를 결성하면서 시작되었다. 매년 9월 모유수유주간에 엄마젖 먹이기 상황에 관한 우수 평가를 받은 병원을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으로 임명하는 사업이다. 2009년 11월 현재 44개의 병원이 임명되었다.
[Mother-Friendly Workplace] 육아의 부담을 함께 감당하는 일터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는 2006년부터 여성가족부의 지원을 받아 직장여성들이 "일" 때문에 모유수유를 중단하는 일이 없도록 기업이 모유수유를 권장하고 실천하는데 앞장 서 달라는 취지의 캠페인을 시작하였다.
우리나라 여성들이 모유수유를 중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직장으로 복귀(35.1%)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종래의 '젖 양이 부족해서', '아기가 잘 빨지 못해서'라는 이유를 앞선 것이다.
직장여성들에게 모유수유를 권장하는 '엄마에게 친근한 일터(Mother-Friendly Workplace)' 캠페인은 여성들이 직장을 다니면서 모유수유와 육아를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여성들이 중도 퇴직 없이 직장생활을 지속할 수 있고, 나아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엄마에게 친근한 일터'의 선정 기준에는 여성근로자가 모유수유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회사정책의 유무, 회사의 모유수유권장정책에 관한 사내 홍보실태, 모유수유 직원을 위한 수유공간 설치, 모유수유시간 허용 여부 등이 포함되어 있다.
도움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에게 '프렌들리' 하기NGO에서 진행하는 '프렌들리' 프로그램은 주로 약자들을 위한 배려로 마련된다. 어린이와 여성과 아기들로 대표되는 사회적 약자들이 편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라면, 그 밖의 모든 사람들에게도 편안한 세상일 것이다.
또한, 이들에 대한 배려는 생활과 가장 밀착된 곳에서 시작된다. 어린이에게는 학교, 산모아 신생아에게는 병원, 직장여성에게는 일터가 그 배경이 된다. 일상이 벌어지는 바로 그 곳에서 현실적이고도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필요하겠다.
모두가 자기 몸 하나 건사하기 바쁜, 타인에 대한 배려라는 것을 찾기 어려운 시대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때일수록 함께 공존하는 삶의 지혜가 더욱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