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갑상어는 플랑크톤이나 수중 식물성 미끼만 섭취하고 스스로 알을 부화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면서 소멸되기 시작해 1996년 3월 특정 야생동식물 보호어종으로 지정되었다. 국내에는 1997년 방류를 통한 식용을 목적으로 도입되었다.
그런데 여기 수십년간 민물고기만 연구해온 끝에 철갑상어의 인공부화 및 치어를 80%이상 살리는 데 성공한 사람이 있다.
이우봉(58세)씨. 10년 넘게 철갑상어 연구에 매달려온 그는 4년 전 강원도 화천군 삼일1리에 용담양어장이란 이름으로 터를 잡았다.
시베리아, 러시아, 캐나다 등 추운 나라가 고향인 철갑상어의 서식 환경이 국내에서는 화천이 최적이란 생각과 이곳의 다소 추운 날씨로 인해 연료비가 크게 절감된다는 이점에서였다.
수차례에 걸친 실패에 신문방송학과를 전공한 아들 이상철(30세)씨도 팔을 걷었다. 그 결과 지금은 250평 규모의 양어장에 성어 1,500마리를 비롯해 10만미의 철갑상어 치어가 바글댄다.
전국에서 철갑상어 양식을 하는 곳은 5군데에 지나지 않으나 10만미 이상 대량생산과 스펠렛종을 기르는 곳은 이곳 용담양어장 뿐이다.
철갑상어 부화는 크게 어렵지 않다고들 한다. 자연 부화 능력을 상실한 철갑상어 암놈의 배를 갈라 알을 꺼내 인공으로 수정을 하면 된다.
배를 가른 암놈 철갑상어에 대해 걱정할 필요도 없다. 알을 꺼내기 위해 가른 배를 바늘로 꿰메 양어장에 넣으면 1년뒤 또 알을 갖을 정도로 강한 생명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치어가 부화한 지 3개월까지가 문제다. 치어 80%이상이 3개월 이내에 적응력 부족으로 죽기 때문이다.
이우봉씨는 10여년의 연구끝에 80%이상 살리는데 성공했다. 철갑상어는 길게는 여건에 따라 80년에서 100년을 넘게 살 정도로 오래 산다. 이 양어장에 사는 철갑상어 최고참인 '왕초'란 놈의 나이가 무려 14살이며 몸무게는 60kg이 넘을 정도다.
철갑상어는 종류 또한 다양하다. 시베리아, 러시아, 스펠렛, 아무르, 캐비아등 종류만 수십종에 이른다. 그중에서 스펠렛이란 놈은 몸값이 비싼편이다. 식당에서 횟감으로 1kg에 10만원 미만으로 팔리는 놈들은 거의 시베리안 계통으로 보면 된다.
시베리아라는 놈은 1년에 50cm 이상 2kg까지 자랄 정도로 기르기 또한 어렵지 않다. 그래서 관상용으로 어항이나 연못에 기르면 크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이다.
먹이도 별로 먹지 않는다. 집에서 키울 경우 송어나 붕어에 비해 1/10 정도의 식물성 사료만 주면 스스로 알아서 커준다. 횟감을 비롯해 연골, 지느러미, 캐비어라는 이름을 가진 알(卵), 매운탕 용도로 사용될 머리 등 버릴것이 없다.
철갑상어는 부위마다 다른 맛을 지닌 게 바다상어와 닮았다. 또 베시가라는 이름의 골수는 살아있는 비아그라라는 닉네임이 붙을 정도로 스테미너용으로 제공되며 지느러미는 삭스핀으로, 알은 비릿한 냄새를 없애기 위해 비스켓과 같이 먹는다.
뼈는 원시시대에 도끼로 활용되었다고 할 정도로 단단해 칼슘 부족인 수술을 마친 환자에게 권한다. 이렇게 육질이 단단하고 DHA가 풍부하고 오메가-3가 다량 함유되어 있는 철갑상어는 성인병 예방 및 어린이 영양 보충에 좋다.
또한 지방이 적고 담수어 특유의 냄새가 없기 때문에 일식집에서는 하루 정도 숙성해 횟감으로 판매를 하며 일본에서는 참치 대용으로 통조림 판매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상어하면 왠지 Jaws(죠스)라는 이름 때문에 친숙한 느낌이 들지 않으나 철갑상어는 조그만 민물고기에게까지 공격을 받을 정도로 '멍청'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