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나자!"
이번 4박 5일의 과활은 학생들에게나 우리들에게나 쉽게 잊지 못할 특별한 경험이었다. 5일 내내, 그것도 봄방학 기간에 과학만을 위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경험은 학생들에게 특별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 전북 7팀은 5일의 활동을 위해서 지급된 예산 약 270만원을 가지고 약 한 달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독립적으로 프로그램을 주관했다.
그래서인지 과활이 우리에게도 정말 특별하게 다가온다. 그런만큼 지금도 우리는 과활을 가끔 추억한다. 김무진(23) 선생님은 과활 후유증이란 표현을 쓰기도 했다. 나도 앞으로도 가끔 사진을 보면서 그 4박 5일을 추억할 것이다.
이번 과활에서 우리 전북 7팀은 단순히 학생들만이 아닌 지역 커뮤티니와 함께 하고자 했다. 삼계중이 위치한 전북 임실 삼계는 작은 마을이다. 그런 만큼 각 구성원들이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그래서 그분들과의 관계가 학생들에게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 여겼다.
그래서 숙소는 우리가 가르쳤던 이윤호(16) 학생 집으로 잡았고, 대부분의 간식도 윤호 학생 어머니가 운영하시는 슈퍼에서 구매했다. 물론 영수증 측면에서나 가격 측면에서나 유리하진 않았지만 그만큼 우리가 받은 혜택도 많다.
윤호 어머니는 특별히 추가 비용 없이 항상 맛있는 아침, 저녁을 준비해주셨다. 그리고 항상 따뜻하게 우리를 대해 주셨다. 우리가 배고프지 않고, 지치지 않고 활동을 할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윤호 어머니의 보살핌 덕분이라 생각한다. 참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렇게 좋은 컨디션을 유지한 우리는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
점심의 경우도 비슷했다. 학교에서 제일 가까운 곳에 위치한 금호 식당에서 아이들과 매일 점심을 해결했다. 물론 외지에서 더 싸고 맛있는 음식을 주문해 먹을 수도 있었다. 게다가 학생들도 식당에서 제공하는 백반을 그렇게 맛있어 하지는 않았다. 어르신 위주의 식단이니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봉사활동이니 만큼 예산도 가치있게 쓰고 싶었다. 아이들이 사는 그 지역에 조금이라도 돈을 돌게 하는 것이 직간접적으로 학생들에게 긍정적이라 여겼다. 모든 구성원들은 서로 관계를 맺고 있는 네트워크이기 때문이다. 그랬더니 운이 좋아 마지막 금요일 점심 비용은 마을 발전 위원회에서 대신 내주셨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또한 삼계중에서 과학 과목을 맡으셨던 윤효순 선생님께서는 우리의 활동을 전적으로 믿고 맡겨 주셨다. 사실 원래 학교나 보육시설을 담당하고 계시는 선생님의 판단에 따라 과활단의 활동이 많은 제약을 받을 수 있다.
혹시나 사고나 좋지 못한 일이 일어난다면 그 분들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몇몇 기관이나 학교에선 과활단을 비협조적으로 대하시는 분들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만약 윤효순 선생님의 지원과 배려가 없었다면 우리 전북 7팀의 활동도 순조롭지 않았을 것이다. 덕분에 우리도, 그리고 아이들도 좋은 경험을 하지 않았나 싶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과활을 마치고 막 개학을 한 대학 캠퍼스에서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요즘 한 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 과연 우리들이 아이들과 한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그리고 다시 찾아오겠다는 그 약속을 지킨다면 아이들은 우리를 그 때처럼 반갑게 맞아줄 수 있을까? 아마 시간이 지난다면 모든 게 희미해 질 것이다. 흐르는 시간에는 장사 없다. 약속을 지키겠다는 다짐도 나중엔 지금 같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과학이 조금 좋아졌다면 그것으로 됐다. 그리고 지난 4박 5일의 기억을 서로가 즐거웠다고 추억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전북 7팀 '세이 치즈!'의 4박 5일간의 기록은 여기서 마친다. 사실 하지 못한 많은 이야기가 많다. 그런 이야기들은 나머지 우리와 같이 과활마당을 치룬 120여 개 팀 중의 누군가가 아마도 하게 될 것이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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