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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브라이스는 "지방자치란 민주주의의 최상의 학교이며 민주주의 성공의 보증서라는 명제를 입증해 준다"고 하였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은 후보에 대해 예전처럼 같은 정당에 줄줄이 투표하지 않고 직무의 범위에 따라 포트폴리오식 투자를 하듯이 당을 넘나드는 크로스 투표를 하는 등, 섬뜩할 정도로 절묘한 선택들을 했다. 단체장과 지방의원의 짜고 치는식의 독주를 견제하며 썩은 지방권력에 대하여 가차없이 심판을 내렸다. 특히 단체장과 지방의회는 건강한 긴장관계를 형성하고 지방의회 본연의 역할을 다 하라는 엄중한 선택이 돋보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새로운 정치경험인 '신여소야대(新與小野大)' 지형에 따른 시험대 오른 '트라이앵글 지방권력'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호들갑은 민주적 정당정치를 잘 알지도 못하고 세심하게 살펴보지도 못한 어설픈 걱정으로 그에 따른 정쟁과 갈등을 부추길 우려마저 존재한다.

 

민주적 정당정치는 행정의 수장과 의회, 지방행정의 장과 지방의회의 당색이 각각 그 직무와 내용에 따라 다른 게 세계적인 흐름이다. 그리고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에서는 '좌우동거정부(cohabitation)',  '분점정부(divided government)'등의 동거 현상은 매우 빈번하게 발생되는 일이기도 하다.

 

프랑스에서는 1986년부터 '좌우동거정부(cohabitation)' 세 차례가 구성되었으며, 미국에서도 80년대 이후 대통령과 의회 다수파가 다른 정당인 '분점정부(divided government)'가 12차례 발생했다. 우리사회에서도 이미 참여정부시절 중앙권력과 지방권력이 다른 분점권력이 무리 없게 운영되었으며, 그를 두고 불안했다는 평가보다는 중앙과 지방의 건강한 긴장관계를 형성했다고 보는 평가가 더 많다.

 

민주주의의 효과성보다는 효율성에 집중한 행정학적 관점으로 본다면 '분점정부'가 비효율적일 수 있다. 그러나 절차적 민주주의 이후의 성숙한 민주주의는 대화와 소통을 가장 중시하며 시민들의 세금을 어떻게, 무엇을 우선순위로 쓸 것인가를 중심으로 하는 예산논쟁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볼 때는 '분점정부'가 오히려 더 생산적이며 효과적이다. 일방통행의 독주를 견제하여 마구 거두어서 물 쓰듯이 쓰는 것이 아니라 더 알뜰하게 쓰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서로 견제하는 가운데 알뜰하게 운영되는 정부가 더 효율적인 운영과 효과적인 참다운 지방자치가 이루어 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신여소야대 국면이 서로 견제하는 가운데 알뜰하고 효율적으로 잘 운영되도록 언론과 시민사회가 감시 감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우선적으로 지방의원들이 정쟁에서 벗어나 지역일꾼으로서 더 자유로울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어야 한다. 지난 선거에서 채찍을 들었다면 이번에는 지방의원 스스로 짜고 치는 식의 독주와 썩은 지방권력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를 자유롭게 낼 수 있도록 하는 당근이 꼭 필요하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와 16개 시도 매니페스토 네트워크는 전국 광역 지방의회가 첫 번째 개원을 할 때 지방의원들의 가슴에 붉은 장미꽃을 달아주고자 한다.

 

아래의 일본 '新世會' 의회판 로컬 매니페스토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의회활동의 강령이라 볼 수 있는, 지방의원들의 매니페스토라 볼 수 있다. 어떤 철학으로 의정활동을 할 것인지, 무엇을 중심으로 의정활동을 할 것인지를 스스로 약속하고 선언하는 의원 매니페스토다.

 

우리의 지방의회도 이념투쟁과 정쟁의 도구로서 이용되는 거수기 역할의 지방의원이 아닌, 지역민을 대표하는 지방의원으로서의 소임에 충실해 달라는, 의원 매니페스토를 스스로 만들어보라는 부탁을 하려 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의정활동의 계획을 물으려 한다. 이념투쟁을 위한 붉은 머리띠를 풀고 가슴에 붉은 장미꽃을 달라고 주문하려 한다. 붉은 장미처럼 아직도 지역주민을 가슴 깊이 사랑하고 있느냐 물으며, 지방자치가 민주주의 최상의 학교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부탁하고자 한다.

 

지방선거는 결과는 지방선거 결과이라는 기본적인 명제에 충실하라는 고언을 하고 싶다.

 

우리는 자치의 정신에 입각하여 '무엇을 해 줄것인가?'를 묻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 스스로는 무엇을 할수 있는 것인가?를 계속 추구·실천하겠습니다. 그리고 시민과 의원이 스크럼을 짜서, 모두가 살고 싶어지는 편안함과 배려가 있는 거리만들기를 목표로 하겠습니다.

 

그것을 위한 '임박한, 꿈의 거리 만들기의 설계서'가 '新世會'의회판 로컬 매니페스토입니다.

 

 

1. 마을만들기 활성화 운동

- 경관 조례를 검토하겠습니다.

- 시내의 어디에서도 승강할 수 있는 공공교통망의 정비를 추진하겠습니다.

- 농업의 활성화(地産地消등)를 목표로 하겠습니다.

- 상업의 활성화(비어있는 점포대책, 생태예산 등)를목표로 하겠습니다.

 

3. 의회 활성화 운동

- 의원 정수의 삭감(28명·「新世會」안)을 목표로 하겠습니다.

- 본회의의 CATV 방영화를 하겠습니다.

- 정무 조사비를 충실히 하고, 깊어진(새로운) 의회활동을 추진하겠습니다.

- 의원 제안 조례(연 1건 상정)를 목표로 하겠습니다.

 

5. 교육개혁 운동

- 교육개혁 특구 신청을 목표로 하겠습니다(교원의 증원·공모, 學區의 자유화등).

- 학교에 비오톱 설치를 목표로 하겠습니다.

- 25명 학급의 실현을 목표로 하겠습니다.

 

6. 안전·안심 운동

- 범죄발생건수(ex. 2005년 → 30%) 삭감을 목표로 하겠습니다.

 

8. 환경보전 운동

- 녹지 점유율(ex. 42.2% → 45%)의 향상을 목표로 하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광재 기자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처장입니다. 


#의정활동계획서#매니페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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