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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는 도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시진핑 부주석도 등지게 함으로써 얻어질 한국의 국익은 과연 무엇일까…."

한 중국인 학자의 푸념이다. 6·25의 '남침' 여부를 둘러싼 한국의 반응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지난 25일 베이징에서 있었던 '항미원조전쟁 60주년 기념식'에서 시진핑 부주석이 "침략에 맞서기 위한 정의로운 전쟁이었다"고 하였는데,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외교부 장관이 즉각 "6·25전쟁은 이미 국제적으로 논쟁이 끝난 문제"라며 우회적으로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중국은 6·25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길래 우리 정부가 이렇게 예민하게 반응하고 나선 것일까?

이에 대해 중국은 2010년 6월에 그들의 입장을 명쾌하게 보인 바 있다. 먼저, 신화통신의 자매지 국제선구도보(國際先驅導報)는, 한국전쟁 60주년 특집기획(6월24일자)을 통해 6·25를 북에 의한 남침이라고 단정하였다. 이후, 다양한 인터넷 매체 또한 '남침'을 전하였고,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 영문판 역시 역사학과 션즈화(沈志華)교수의 인터뷰를 인용하며 남침설을 보도하였다.

뿐만 아니라, 간천하(看天下)라는 시사주간지는 '누가 모택동의 출병을 강제하였는가'라는 표지 제하(6월 28일자)에 무려 20페이지에 달하는 커버스토리로 한국전쟁에 관한 특집기사를 게재하였다. 커버스토리는 요약문을 통해 "1950년 6월25일 새벽, 조선인민군은 남한에 대한 공격을 발동하였다. 조선전쟁이 발발한 것이다…"며 한국전쟁의 가해자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와 같이 6·25에 대한 중국의 시각은 한국 및 국제사회와 다를 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왜 이다지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나섰을까? 이에 대해서는 전술한 중국학자의 "이는 중국에 대한 한국의 무지와 한국의 격한 감정에 다름 아닐까"하는 지적이 귓가에 선하다.

시 부주석은 중국인의 희생 또한 적지 않았던 전쟁에 대한 기념식에서 그러한 발언을 했다. 즉, 1950년 6·25일의 남침에 의한 남북전쟁 과정에서, "미군의 참전으로 중국의 안보에도 위협을 느끼며", 결국 미국에 대항(抗美)하기 위해 북한(朝)을 원조(援)한 '항미원조전쟁(抗美援朝戰爭)'에 대한 희생자들의 위로차원 등에서 중국 나름 '숭고한' 의미를 부여했던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번 역지사지해 보자. 6·25 당시 반대편에서 목숨 걸고 싸웠던 그들이 아닌가. 그러한 그들에게 있어 6·25에 대한 이와 같은 '그들의 해석'이 반드시 황망하다고 만은 할 수 없지 않을까. 바로 이와 같은 맥락을 우리 정부가 제대로 알고 분석할 수 있었더라면, 어쩌면 외교부 장관이 직접 격하게 반응하고 나서는 외교적 허망함을 보이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시진핑 부주석은 곧 우리의 최대 상대국 중국의 수장이 된다. 그런데 그는 등극하기도 전부터 한국으로부터 이런저런 불쾌한 일에 연루되고 있다. 이러한 그가 한국에 대해 과연 얼마나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있을까. "다른 나라들은 시 부주석과의 인연 맺기나 관계강화를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는 이 상황에서 말이다.

이를 고려하더라도, 대중 외교를 악화시키고만 있는 현행 우리의 대중 외교 시스템은 철저히 거듭나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20세기형에 머문 채 그 문제의식 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는 외교부를 21세기형으로 전환시킬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외교부의 '중국과'를 '북미국'과 동등하게 '중국국' 정도로 격상시켜 중국 전문인력을 대폭 보강하고 그들이 일할 수 있도록 대중 외교 시스템을 '제대로' 갖춰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무지와 몰이해 등으로 인해 중국은 우리를 계속 등질 것이고, 우리는 이를 보며 중국에 대한 감정의 골만 더 깊게 할 것이며, 그 속에서 양국관계는 악순환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한중관계#시진핑#외교부 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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