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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셜벤처 대표가 이날 주제인 '소셜미션'에 대해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 "저희 소셜벤처의 소셜미션은요" 한 소셜벤처 대표가 이날 주제인 '소셜미션'에 대해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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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멋대로 해라.'

'소셜 미션'을 주제로 지난 4일 마포구 동교동 함께일하는재단 지하 1층 강당에서 이 재단 산하에 있는 '소셜벤처 인큐베이팅센터'(센터장 정상훈)의 입주기업들과 경영컨설팅 및 사회적 기업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전문가 멘토들이 한자리에 모인 '소셜미션 공유회'에서 나온 주문이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하나의 조언일 뿐입니다. 포스코, 아름다운 가게 등 처음 시작할 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비관적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성공적으로 해냈지 않습니까? 사업아이디어를 명확히 하고, 잘 전달하고, 어떤 반박이 들어와도 설득해낼 수 있는 여러분만의 생각을 벼려 미션을 명확하게 하고, 실천하시기 바랍니다."

고용노동부가 주최하는 '소셜벤처 경연대회' 심사위원이자 이날 전문가 멘토로 참석한 윤봉규 국방대 교수의 말이다.

이날 총 9개의 소셜 벤처들은 인큐베이팅센터가 사전에 제안한 소셜미션 방법론에 기초해 수정·보완한 내용을 바탕으로 각자 준비해온 소셜미션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이 기업들이 주무대로 삼고 있는 영역은 출산·육아 등으로 사회경력이 단절된 여성과 이주 여성 지원, 현수막 재활용, 환경보호, 기부, 공익마케팅, 저소득층 학생 학습 지원, 소셜댓글, 지속가능 음악창작서비스 등으로 다양했다.

공익 마케팅 분야에서 활동하는 소셜벤처 '커뮤니케이션 우디' 대표가 "공익 마케팅 시장을 확대하고 그 이익을 소외계층과 환경을 위해 활용한다"는 소셜미션을 발표하고 있다.
▲ "사익 마케팅을 공익 마케팅으로" 공익 마케팅 분야에서 활동하는 소셜벤처 '커뮤니케이션 우디' 대표가 "공익 마케팅 시장을 확대하고 그 이익을 소외계층과 환경을 위해 활용한다"는 소셜미션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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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사회적 가치를 달성하기 위해 수익활동을 하는 '착한 기업'인 소셜벤처 경영을 '네 멋대로' 하라고 주문하는 가운데, 좀 더 세련되고 효과적인 '네 멋'을 위한 조언들을 쏟아냈다.

'정말로 하고 싶은 게 뭐니? - 정체성'

"'1/2 프로젝트'는 기부상품전문회사인가, 공익디자인 회사인가?"
"'오방 놀이터'는 결혼·출산 등으로 사회적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의 자립을 위해 일하고 싶은 건가, 아니면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가족놀이문화를 만들고 싶은 건가?
"'우디'(Woody)는 대기업들이 일반마케팅에서 공익마케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하는데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명확히 제시해주어야 한다."
"'공부의 신(공신)'은 이름이 저소득층 학생 학습 지원이라는 콘텐츠와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사교육시장에서 틈새시장을 찾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재능기부를 통해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향에서 콘텐츠 제공보다 '조직자'(Organizer)의 역할을 하면 어떨까?"

소셜벤처 대표들이 프레젠테이션을 마치자 각 벤처의 정체성을 명확히 할 것에 대한 멘토들의 주문이 잇따랐다. 특히 멘토들은 소셜미션을 정체성에 맞게 구체화할 것을 주문했다.

장대철 카이스트 교수는 "미션을 정하려고 할 때 미션은 점점 커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미션은 범위가 좁아야 한다. '코끼리를 살리자'라고 해야 하지 '전 세계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자'고 하면 안 된다. 그러면 방향이 다양하게 나와 장황해진다. 사회적 기업은 미션대로 움직여야 하는데 미션을 크게 잡으면 방향이 혼란스러워진다"고 말했다.

세무 자문을 맡고 있는 최회용 세무사는 "정체성이 분명해야 관리가 짜임새있게 이루어진다.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기업들이 있는 것 같아 정관을 한 번 읽어 봐야겠다"고 덧붙였다.

장대철 카이스트 교수가 소셜벤처 대표들이 발표한 소셜미션에 대해 코멘트하고 있다.
▲ 소셜미션에 대해 코칭 중인 '멘토' 장대철 카이스트 교수가 소셜벤처 대표들이 발표한 소셜미션에 대해 코멘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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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차별성, 효과성에 대한 주문도

"사업 아이템이 보이지 않는다."

몇몇 벤처들은 이 같은 따끔한 충고를 듣기도 했다.

"소셜 미션을 정할 때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리고 미션과 비즈니스 모델을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익창출을 해야 한다."

소셜벤처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기업'인 만큼 지속적으로 '수익성'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소셜벤처는 사회 공익을 위해 활동하는 기업인 만큼 기존의 시장과 정부의 접근방법과는 어떻게 다른지 '차별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장대철 교수는 "같은 일을 하는 영리 조직과 비영리 조직이 있을 텐데 본인들이 하는 사업이 같은 일을 하는 다른 조직들과 어떻게 다른지 분명히 제시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효과성'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장 교수는 "기부 소셜 벤처인 '1/2 프로젝트'의 경우 기부가 이어지는 고리가 짧을수록 좋다. 내가 기부한 돈이나 재화가 어디로 전달되고 어떻게 이용되는지 투명하고 간편하게 알 수 있으면 기부가 더 늘어날 것이다. 또한 1/2 기부라는 것이 인간 심리에 작용할 부정적인 면을 고려하여 대중화되면서 거부감이 일수도 있으니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셜미션은 소셜벤처의 '진정성' 및 '비즈니스'와 연결 돼 있어야"

소셜미션을 주제로 한 이번 행사의 취지에 대해 정상훈 소셜벤처 인큐베이팅센터장은 "소셜미션은 소셜벤처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징표이며, '비즈니스'와 관련돼 있는 것이 중요하다"며 "누구에게나 설득 가능한 소셜미션을 만들면 좋겠다. 소셜벤처의 성공모델이 나와야 또 다른 소셜벤처들이 봇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소셜미션과 함께 지속가능한 영업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 정립에도 센터가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소셜 벤처인큐베이팅센터는 함께일하는재단 산하에 2009년 12월 설립되었으며,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의 후원을 받고 있다. 입주기업은 총 10개팀 60여명이다. 주요 지원 사업은 △사회적 기업가 육성 △SV형 비즈니스 모델링 지원 △소셜벤처 사업역량 향상 교육 △인프라 및 네트워크 지원 △재단 연계 등을 통한 재무 성과 창출 지원 등이다.


태그:#소셜미션, #소셜벤처, #사회적기업, #소셜벤처인큐베이팅센터, #함께일하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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