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말로 지난 2년간 사용했던 휴대폰 약정기간이 끝난다.
20대 대학생 시절부터 A텔레콤을 5년 넘게 이용해왔는데, 지난 2009년 여름 오래된 휴대전화를 바꾸기 위해 B 통신사로 번호이동을 했었다. 당시 가입한 약정이 끝나는 것인데, 이제 아예 휴대폰 없이 살아보려고 한다.
그 전부터 휴대폰 없이 살아볼까 했지만, 당시에는 사회생활을 해야 했기에 휴대폰을 어쩔 수 없이 이용해야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동네 슈퍼마켓에서 보내오는 할인행사 문자메시지 말고는 별 볼일이 없다. 거의 알람시계 대용으로 사용 중이다.
그래서 매달 통장에서 쏙쏙 빠져나가는 9000원대 휴대폰 요금이 괜히 아깝기만 하다. 돈벌이도 제대로 못하는데 말이다.
문제는 사용하지도 않는 휴대폰 없이 살아보려 하는데 동네에는 공중전화 부스를 쉽게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구청 앞 버스정류장과 관공서 외에는 보이질 않는데, 그만큼 휴대폰이 많이 보급돼 이용이 줄어든 공중전화가 대신 사라져간 것이다. 편지가 쌓이지 않는 우체통이 철거되는 것처럼.
그래서 더욱 보기 힘들어진 공중전화부스를 지난 수요일 민방위훈련장 앞에서 목격했다. 삐삐의 추억이 떠오르는 전화부스에는 누군가 사용하고 놓아둔 전화카드도 눈에 띄였다. 예전에는 전화카드를 수집하는 것도 취미였는데 말이다.
여하간 아직 공중전화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무척 반갑고 반가웠다. 그리고 이 노래가 떠올라 오랜만에 흥얼거렸다.
언제라도 힘들고 지쳤을 땐 내게 전화를 하라고 / 내 손에 꼭 쥐어 준 너의 전화카드 한 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나는 눈시울이 붉어지고/ 고맙다는 말 그 말 한마디 다 못하고 돌아섰네/ 나는 그저 나의 아픔만을 생각하며 살았는데 / 그런 입으로 나는 늘 동지라 말했는데/ 오늘 난 편지를 써야겠어 전화카드도 사야겠어 / 그리고 네게 전화를 해야지 줄 것이 있노라고 <노래 전화카드 한 장>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발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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