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업계에가 이케아의 국내 진출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연내 진출이 확실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구 대기업들은 국내 진출하는 이케아와 승부하기 위해서 유통망 정비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한-EU간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돼 이케아의 국내 진출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뉴스들이 나오고 있는데 아마도 한-EU간 자유협정에서 전 세계 최대의 가구기업인 스웨덴의 이케아를 빼놓고 이야기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국내 언론에는 이케아에 대한 뉴스보다는 스스로 검소하고 구두쇠 경영을 하는 이케아의 설립자 잉그바르 캄프라드에 대한 호의적인 뉴스들이 많았다. 그의 나치 전력은 무시하더라도 한국의 재벌기업들의 재산상속 행태보다 더하면 더하지 덜하지 않는 이케아의 복잡한 그룹 지배구조와 세계적인 부자들의 통큰 자선활동과의 반대로 세계 5위 안에 드는 갑부에도 불구하고 자선에는 인색한 그의 모습들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이케아 역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대한민국 전체 국민을 기준으로 한다면 이케아의 인지도는 그렇게 높다고 볼 수 없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전 세계 1위의 가구 대기업의 국내 진출이 가구업계가 우려하는 것만큼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지진 않는다. 또 국내 시장에서의 이케아의 성공 여부 역시 불확실하다고 전망된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첫째, 국내시장은 이미 온라인 등이 발달해 이케아에 비해 가격 경쟁력과 디자인 경쟁력을 갖춘 가구제품들을 손쉽게 구할 수가 있다.
이케아는 스웨덴에서 시작된 통신판매에 그 뿌리를 두고 2~3배 비싼 일반 매장의 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을 확대해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국내시장은 이미 온라인 등이 활성화돼 엄청나게 다양한 제품들이 저렴한 가격에 팔리고 있다. 이케아가 성공한 기존시장의 환경과는 너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이케아의 가구가격은 국내제품보다도 더 비싸면서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는 이질감이 있다. 세계 1위의 조립가구기업라는 명성답게 이케아의 제품은 조립이 가능한 단순한 형태의 가구들이 주를 차지한다. 이는 우리에게는 그렇게 친숙한 디자인이 아니다.
이케아의 주요 취급 아이템을 분류하면 거실가구/ 침실가구 및 소품 / 주방가구 및 소품 / 욕실소품 / 사무-학생용 가구 / 아동가구 / 조명제품 / 카페트-커튼 / 기타 소품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중 소파, 거실장, 책상, 의자 주요 가구제품등은 이케아의 이름을 앞세우더라도 가격적인 측면이나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에 비해 그다지 경쟁력이 높지 않다.
셋째, 이케아의 제품이라고 품질 측면에서 100% 뛰어날 수는 없고 조립가구 특성상 내구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소비자가 직접 조립을 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세계적인 가구 대기업답게 예를 들어 소파의 경우 표준화된 목재와 판넬, 성형 스폰지(자동차 스폰지와 같이 형태에 맞춰 찍어낸)와 정확한 위치의 조립부분까지 규격화가 되어 있다. 그렇다고 이케아 제품이 모두 100% 고급사양의 소재를 사용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CHIP보드 등을 많이 사용하는 이케아가구를 소비자가 정확한 부분에 적절한 힘으로 조립해 구조상 전혀 흔들림이 없게 해야 한다. 그런데 조립을 느슨하게 하거나 아니면 너무 지나치게 힘을 가해 부품이 부분적으로 손상된 경우에는 그 자체의 흔들림 등으로 인해 제품 손상이 빠르게 올 수 있다. 즉, 유명한 명성의 이케아의 제품도 조립자 또는 사용자의 실수와 부주의 등의 이유로 품질에 대해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넷째, 이케아는 명품가구 브랜드도 아니며 스포츠용품의 나이키나 자동차의 토요타 같은 위치의 브랜드로 국내에서의 인지도가 아주 높은 편도 아니다.
이케아가 세계 1위의 가구 대기업이라는 것을 광고 등으로 그 브랜드의 위상을 알릴 수 있겠지만 생소하고 단순한 디자인으로 호기심 이상의 매출을 끌어들일지는 의문이다. 국내에 다소 생소한 이케아 브랜드의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비해 단순한 디자인 때문에 이케아가구를 구입했다고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보러 오라고 목에 힘주고 자랑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반면 이케아가 나름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첫째, 이케아는 주요가구제품이 아닌 아동가구 및 소품, 인테리어소품, 주방, 욕실용품, 일부 저가 가구제품 등에서 국내제품에 비해 경쟁력이 뛰어나다. 즉, 메인가구제품이 아닌 인테리어소품 등 기타 용품 등에서 국내시장에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둘째, 이케아는 외국 유학파나 지식인과 일부 젊은 층에서는 인지도가 있다. 작은 집에 사는 젊은 층들은 소파, 침대 등 대물을 포함해 소품등을 구입할 것이고 중장년층들은 아동가구, 기타 소품등을 구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셋째, 이케아가 원칙을 고수하지 않고 국내의 발달한 온라인, 택배 시스템을 이용한다면 성공 가능성은 더 높아질 수 있다. 이케아는 원칙적으로 고객이 매장을 방문해 직접 제품을 구입, 집에 돌아와 조립을 해야 한다. 만일 이케아가 자체 제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무료배송을 할 경우 이케아의 강점인 소품 등 시장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케아의 진출에 대한 가구업계의 우려를 고려해 구체적으로 이케아의 국내진출의 파급효과를 살펴보자.
첫째, 아동가구, 특히 유아용 가구시장은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다. 인지도가 높은 유아용 가구브랜드가 없는 국내 현실에서 가격적인 측면이나 이케아의 브랜드 등을 고려할 경우, 유아용 가구시장에서는 이케아의 판매가 두드러 질 것으로 보인다. 유아용품, 유아용 완구 등 기존 유아용품시장에서 선전을 하는 국내 브랜드들이 가구대기업들보다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 인테리어소품 및 기타소품시장에서 이케아 제품의 판매가 두드러질 텐데 특히, 공간, 수납박스는 가격 경쟁력이나 디자인, 이케아브랜드 측면에서 국내제품들을 앞설 것으로 보인다. 공간/수납박스, 거울, 인테리어조명 등 인테리어소품에서는 국내에 마땅한 브랜드가 없는 상황에서 이케아가 손쉽게 국내시장에 자리를 잡을 수도 있다.
셋째, 그릇, 컵, 조리기구 등 주방용품 시장에서도 이케아의 선전이 전망된다. 특히 젊은 층에서 다양한 디자인에 저렴한 가격과 브랜드로 주방용품시장에서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여진다.
넷째, 커튼, 쿠션, 일부 침구제품에서도 저렴한 가격과 인지도로 이케아의 제품들이 국내제품과 경쟁을 할 것이다.
다섯째, 이케아가 가격경쟁력이 있는 소파베드, 저가침대, 2층침대, 저가식탁, 매트리스시장에서도 나름 판매가 이루어 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케아의 국내진출에 국내가구 대기업들이 영향을 받을 일은 거의 없어 보인다. 오히려 중소기업들의 시장이었던 아동가구나 저가가구 제품 일부, 유아용품, 주방용품 및 인테리어 소품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케아가 온라인을 배제한 상태에서 매장 위주로 판매를 할 경우에는 이케아로 인한 국내시장의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보여진다. 만일 이케아가 매장을 전국적으로 확대한다면 해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임대료에 소품 위주의 판매로 그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불확실하다.
참고적으로 일부 신문의 기사처럼 한-EU간 자유무역협정으로 이케아의 진출이 예상된다고 보는 부분은 잘못된 인식이다. 이케아의 국내진출 계획은 최근 아시아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려는 이케아의 글로벌전략의 일환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 이케아는 설립 초기부터 전 세계의 저임금의 국가들에서 제품을 생산해 와서 중국이나 동유럽 등에서 이케아제품이 수입되어 들어오기 때문에 한-EU간 자유무역협정과는 거의 관계가 없다.
결론적으로 이케아의 국내시장의 성공여부는 이케아가 매장 위주의 글로벌전략을 수정하느냐와 아동가구및 용품과 소품시장에서 얼마나 선전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