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이 5일 다시 만납니다. 민주당은 내홍 끝에 '통합협상위원회'를 구성해 지난 4일 '혁신과 통합'과의 협상을 공식 재개했습니다. 양 측은 이날 중 ▲ 지도부 선출 방법 ▲ 2012년 총선 공천 원칙 ▲ 당 혁신 방안 등에 대한 가닥을 잡자고 공감을 이룬 상태입니다. 문성근 '혁신과 통합' 공동대표가 2차 협상을 앞두고 '당원 중심 경선'을 주장하는 박지원 민주당 전 원내대표에게 편지를 부쳤습니다. 문 대표의 편지 전문을 독자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편집자말]
 문성근 '혁신과 통합' 상임대표
문성근 '혁신과 통합' 상임대표 ⓒ 남소연
박지원 의원님께 드리는 글.

박 의원님, 저는 박 의원님을 참 좋아합니다. 김대중 선생님을 모시던 시절 보여준 각종 '신화'도 기가 막히고, 의정활동에서 보여주신 정보력과 돌파력은 모든 의원들이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제(4일) 민주당 내 '통합협상위원회' 회의 내용을 전해 듣고 앞날이 걱정돼 이 글을 씁니다. 박지원 의원님, 그리고 민주당 내 '독자전대파' 여러분이 통 크게 통합의 길에 함께 해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10월 중순 '혁신과통합'은 제 정당과 시민단체에게 '대통합을 위한 연석회의'를 열자고 제안했습니다. 10·26 서울시장 선거 직후 손학규 대표께서 '민주당이 주도해야 한다'고 말씀하셔서 혁신과통합은 즉시 "민주당이 주도해도 좋다"며 동의했습니다.

11월 13일 민주당이 제안한 '연석회의' 예비모임이 민주당 지도부 전원, 혁신과 통합 대표단, 박원순 서울시장, 김두관 경남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습니다. 12월 17일 'on+off 결합 통합정당'을 건설하기로 합의하고, 차기 연석회의에 의결을 요청할 상세 내용을 협상할 '협상대표'를 선임했습니다. 민주당을 대표해 이인영 최고위원 외 2명, 혁신과 통합을 대표하여 문성근 대표 외 2명, 그리고 박원순 시장과 김두관 지사를 대표하는 각 1명으로 구성됐습니다.

'대의원 투표 20% 시민참여경선 80%' 경선 규칙 합의했는데...

이 협상단은 11월 14일부터 매일 만나 구체안을 협의해 나갔습니다.

혁신과 통합은 협상원칙으로 "지분 요구 없다. 우리의 관심은 정치혁신에 있다"고 천명하고 시민이 주도하는 '혁신'을 제안했습니다. 우리는 "첫째 on+off를 결합하고 그 성격에 맞게 시민당원제를 도입하고 둘째, 지도부 및 각급 공직후보를 공천하는 데 있어 시민참여 경선의 반영비율을 극대화하며 셋째, 20~30대 청년층의 참여를 위해 크게 배려하자"고 주장했습니다.

초기 통합절차 합의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12월 17일 전당대회에서 역산하여 적정 시점에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 박원순 시장, 김두관 지사 및 추후 논의에 합류한 한국노총이 공동출자하여 '창준위'를 구성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12일 17일 오전에 민주당이 통합을 의결한 뒤 오후에 민주당과 창준위가 '신설합당'하는 방안에 합의했습니다.

지도부 선출방식에 있어 혁신과 통합은 '100% 완전시민개방경선'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 측이 "12월 17일 오전에 전당대회를 열어 통합을 결의하려면, 성원이 돼야 하는데, 그러려면 1만 2000명 대의원에게 투표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고충을 얘기했습니다.

혁신과 통합은 이에, "동의한다. 그렇다면 민주당 외부에서도 대의원 성격의 1만2000명을 모집하여 2만4000명의 투표결과를 20% 반영하고 나머지 80%는 시민참여경선을 치르는데, 인터넷, 모바일, 현장투표를 모두 허용한다. 모바일·인터넷투표는 연령 보정, 현장투표는 지역 보정한다"고 합의했습니다.

내년 4월 국회의원후보 공천은 민주당 개혁특위(위원장 천정배)가 마련한 혁신안을 그대로 받아들여 합의했습니다. 그 내용은 "전략공천을 30%까지 도입하고, 나머지는 100% 완전시민개방경선을 치르되, 전략공천을 제외한 70% 중 30%내에서 배심원제를 도입한다"는 것입니다.

청년층 배려는 '슈퍼스타K' 방식으로 35세 이하 4명을 선출해서 1등은 '당연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하고 1~4등 또는 1~2등은 당선권 국회의원 비례대표'로 공천하는 데 합의했습니다.

민주당 측은 "당비 내는 진성당원은 선거인단 등록 절차 없이 투표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혁신과 통합은 진성당원을 인정해야 하는 건 당연한데, 이를 합의할 경우, 도리어 민주당이 불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국민이 볼 때 "지분 나누기 없다더니 민주당이 10만 당원을 미리 깔고 가면 기득권을 주장하는 것으로 비춰질게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과정에 "민주당과 창준위의 합당은 법적으로 불가하다"는 중앙선관위의 유권해석이 나와 혁신과 통합은 민주당 지도부와의 협의 하에 신속히 (가칭) 시민통합당을 건설하기로 했습니다. 법적인 요건인 '시도당 5개 이상 창당'을 충족시키고 12월 7일 중앙당 창당을 앞두고 있습니다.

민주당 통합협상위, 연석회의 협상단 합의내용 승계해야

 박지원 민주당 전 원내대표(자료사진)
박지원 민주당 전 원내대표(자료사진) ⓒ 남소연

그런데, 지난 11월 23일 열린 민주당 중앙위가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했고 지난 12월 1일 열린 당무위에서는 "12월 11에 민주당 전당대회를 열어 통합을 결의하고 통합수임기구를 설치한 다음 수임기구 간에 통합을 의결한다"고 결의했습니다.

이런 당무위의 결정은 통합 상대당의 내부 절차이므로 존중합니다. 다만, 새롭게 구성된 '통합협상위원회'는 민주당이 주도해 구성한 '연석회의 준비모임'과 '연석회의'가 결의한 사항 및 '연석회의 준비모임'이 공식적으로 구성한 '협상단'의 합의내용을 승계해야 합니다. 만약 이를 거부한다면, 이를 거부하는 분들은 '공당'인 민주당의 그간의 정치활동을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지난해 8월, '국민의 명령'을 출범시키며 '야권대통합'운동을 벌여 왔습니다. 전국에서 많은 시민들이 회원으로 참여해 국민적 '대통합' 염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박 의원님이 감옥에서 나왔을 때 제가 김한정 김대중대통령 부속실장과 함께 박 의원의 여의도 자택으로 찾아갔었지요. 그때 파자마 바람으로 맞아주시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지난 6월에 따로 만났을 때도 "통합은 된다, 이번 여름 덥다는데 문 대표! 좀 더 애써 주시오"하시던 말씀, 그 어조까지 기억합니다.

우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마지막 공식행사'도 기억합니다. 김 대통령님은 의사의 만류를 물리치고 '내 몸의 반'을 무너뜨린 분의 영결식에 참석하셔서 3시간 가까이 앉아 계시는 바람에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셨습니다. 이에 죄송한 마음을 견디지 못해 장례위원회를 대표해서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그리고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점심식사를 모셨습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 박지원 의원도 참석했다 들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통령님은 "아무래도 이제 얼마 못살 거 같다. 이제 당신들이 해야 하는데, 대통합을 해라. 열에 셋을 내놓을 생각 말고 열에 일곱을 내줄 자세로 통합에 나서라"시면서 마지막에는 "이건 내 유언이다"고까지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입원하시곤 다시 일어나시지 못하셨습니다.

김 대통령님은 '3대 위기', 즉 '민주주의의 위기, 서민경제의 위기, 남북관계의 위기'라고 정리하셨지만, 이제는 '3대 파탄' 상태입니다. 그래서 2012년은 '민족사의 대회전'일 수밖에 없습니다.

1987년 정권교체의 실패는 모든 국민과 역사에 큰 상처를 남겼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박지원 의원님의 결단을 기다립니다.

덧붙이는 글 | 문성근씨는 '혁신과통합' 상임대표 입니다.



#문성근#민주통합#혁신과 통합#박지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 대표입니다. 야권단일정당운동을 펼치면서 2012년 국민의 명령이 이행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