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꿈은 예로부터 꿈 중에 가장 좋은 꿈으로 거론되어 왔다. 그래서 용꿈을 꾸고 좋은 일이 있었다는 설화 및 전설이 많이 전해온다.
홍길동 탄생설화를 보면, '홍재상이 낮잠을 자다가 문득 하늘에서 뇌성벽력이 진동하고 청룡이 그에게 달려드는 꿈을 꾸고 급히 몸종인 춘성과 관계를 맺고, 결국 홍길동을 출산하게 되었다'라는 것이다.
이처럼 용꿈을 꾸기 위한 도구였을까. 충남 아산 외암마을에는 아주 독특하고 특이한 목침 한 점이 전해져 온다. 바로 퇴호(退湖) 이정렬(李貞烈, 1865~1944)선생의 유품으로 나무로 조각한 용 모양 목침이다. 낮잠을 자는 동안에 사귀(邪鬼)로부터 자는 사람을 보호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만든 것이다.
목침은 머리를 베는 부분을 중심으로 S자 곡선으로 유려하게 다듬었다. 용두(龍頭)의 입에는 이빨과 조금만 움직여도 널름거리는 혀가 있어 잡귀가 감히 범접하지 못할 정도로 무서운 형상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없고 눈도 한쪽이 빠져 달아나 새로 보수한 상태다. 통상 목침 모양으로 채택할 수 없는 문양인데, 이는 퇴호선생의 은혜를 입은 어떤 스님의 선물이란다.
우리는 꿈이 많았다. 꿈을 꿀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요새는 소박하고 순수했던 꿈 대신 대박만 좇는 헛된 요행으로 변질하여 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로또로, 각종 도박으로, 인생 전부를 걸었다가 쪽박 차고 거덜 나는 사회면 기사, 연예인 사건 사고 등이 다반사가 되었다. 우리들의 순수했던 꿈은 다 어디로 갔는가.
용꿈은 어느 날 갑자기 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한, 단 한 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천천히 작은 행동이 쌓여 이루어져 가는 것이다. 임진년 용해에는 그동안 너무 대박만 좇는 헛된 요행만을 바라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보고 잉어가 폭포를 거슬러 올라 용이 되었듯 조금씩 차근히 준비해 가면 결국 달콤하고 짜릿한 용꿈이 이루어질 것이다.
덧붙이는 글 | 2012년 임진년 문화기획 일환으로 드래곤로드투어 "용을 잡아라!"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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