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훼미리마트 개명 논란, LG25 사태 재발하나'라는 기사에 대해 BGF리테일(옛 보광훼미리마트)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인 '훼미리마트 소송위원회' 회장 '동녘저편'이 "홍보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반론권을 요청했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동녘저편'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소송 당사자들의 입장을 취재했다. 다만 회장은 소송 전까지 실명 공개를 원치 않았다. [편집자말] |
[기사 대체 : 12일 오후 3시 50분]현재 훼미리마트 점주인 소송위원회 회장 '동녘저편'(필명)은 10일 오후 <오마이뉴스> 전화로 인터뷰했다.
동녘저편은 우선 "7월 말에 간담회를 열어 점주들을 설득하고 동의를 구했다"는 BGF리테일 홍보팀 주장에 대해 "6월부터 점주들의 동의 서명을 받고 언론광고까지 집행한 상황에서 간담회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그날 간담회는 단순한 홍보행사였다"고 반박했다. 또한 '부당한 서명 동의는 없었다'는 홍보팀 해명에 대해서도 "다른 점주들을 통해 적절치 못한 서명 과정이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훼미리마트 개명 논란, LG25 사태 재발하나)다음은 소송위원회 회장 '동녘저편'과 나눈 인터뷰 전문이다.
"소송 목적은 손해 배상과 계약해지권 인정"-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동녘저편'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 외에 신상에 대해 알려진 것이 없다. 운영하는 편의점의 위치, 편의점을 운영해온 기간 등 본인에 대해 알 수 있는가."소송을 준비 중이라 아직 신분을 노출하고 싶진 않다. 아무래도 약자이다 보니 그런 것에 민감하다. 다음 주에 정식으로 소장이 접수되면 자연스레 공개될 것이다."
- 어차피 공개될 신분이라면 숨길 이유가 없지 않은가. "굳이 밝히지 않은 이유는 최대한 회사와의 접촉을 피하고 싶어서다. 이미 다른 사람을 통해 회사간부가 개인적으로 만나고 싶다는 제안도 했다. 하지만 나는 소송에 참가한 전체 점주를 대표하는 위치인데, 개인으로 회사와 접촉하는 것은 회원들의 신뢰를 배신하는 행위다."
- BGF리테일 측에 소송을 진행하게 된 계기와 목적은 무엇인가. "그동안 점주들은 본사와의 계약에 묶여 편의점 운영이 어려워도 마음대로 폐점할 수 없었다. 나도 4월에 폐점을 고민했지만 과도한 폐점비 견적 때문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본사는 자기들 멋대로 우리와의 계약을 위반해 놓곤, 브랜드명 변경에 동의하라고 한다. 이것은 부당하고 일방적인 횡포다.
우리가 소송을 통해 본사에 요구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계약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브랜드명을 변경한 것에 대한 손해배상, 다음은 본사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위반했으니 점주들에게 그에 대한 정당한 계약해지권을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 그렇다면 손해배상 못지 않게, 본사로부터 계약해지권을 인정받는 것이 중요한 목적인가. "가장 중요한 목적은 일단 손해배상이고, 그 다음의 목적이 폐점을 원하는 점주들이 사업을 정리할 수 있도록 계약해지권을 인정 받는 것이다."
"간담회는 언론플레이... 서명과정 문제 확인했다"
- '간담회를 통해 점주들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얻었다'고 회사 측은 해명했다. "회사의 언론플레이다. 간담회가 무엇인가?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으며 설명과 동의를 구해야하는 자리 아닌가? 그런데 회사가 말한 간담회는 우리에게 CU 로고가 박힌 티셔츠를 나눠주면 밥이나 사주는 그런 자리였다.
점주들의 동의는 이미 6월 말 대부분 받았고, 7월부터 전환에 대한 대대적 홍보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7월 말이 다 돼서 이뤄진 간담회에 설명을 하고 동의를 구하는 건 순서부터가 틀렸다. 동의서명 다 받아놓고 언론 광고까지 하면서, 무슨 간담회를 통해 설명을 하고 동의를 구한단 말인가? 그날 자리는 결국 간담회가 아닌 점주들에게 CU 전환을 홍보하는 자리였다."
- 본사는 부당한 방법으로 점주들의 서명을 얻어낸 경우는 없다고 한다. 이런 주장에 반박할 수 있는 확실한 물증이 있는가. "물론 내가 직접 물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한 몇몇 점주들을 통해 부당한 행위가 있음을 분명 확인했다. 우리는 그렇게까지 일이 커지길 원치 않지만, 자꾸 회사가 '그런 일은 없다'고 호도하면 CCTV든 뭐든 공개해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진흙탕 싸움까지 가고 싶지는 않다."
- 본사는 훼미리마트 간판을 그대로 사용해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런데도 소송을 제기한 것은 본사의 말처럼 '보상금을 노린 의도적 행동'이 아닌가? "그건 우리를 농간하는 말이다. 점주들은 '훼미리마트'라는 브랜드를 보고 계약한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그 브랜드가 'CU'로 바뀐다고 생각해 봐라. 그 상황에서 훼미리마트는 빈 껍데기만 남는데, 훼미리마트 간판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우리는 훼미리마트라는 다국적 브랜드를 믿고 계약을 한 것이다. 그걸 회사 멋대로 변경해 계약을 위반한 것이다."
"LG25 때보다 본사 책임 더 커... 길고 힘든 싸움 될 것"- 현재 소송을 준비 중인 점주들의 숫자, 그리고 현재까지 소송에 관한 진행사항, 앞으로의 계획을 알려 달라. "내가 회원들한테 위임장을 받았고, 10일 법무법인과 계약을 맺었다. 현재 1차적으로 소송에 참가한 인원은 30명 정도고, 추후 참가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다. 변호인단과 일정을 조율해 다음 주 중에 정식으로 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다."
- 변호인의 자문을 구한 결과, LG25 사태와 이번 훼미리마트 케이스가 어떻게 다른가? 그리고 변호인 측은 이번 소송에 얼마나 승산이 있다고 보는가? "이번 사건은 계약 당사자 간의 '중대한 불신 행위' 측면에서 훼미리마트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LG25의 경우 계열 분리에 따른 브랜드 변경이다 보니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지만, 이번 훼미리마트의 경우 일본과 잘 진행되어온 라이선스 계약을 본사 차원에서 일방적으로 변경한 것이다. 계약의 신뢰관계에 있어 이번 훼미리마트 경우가 회사 책임이 더 크다고 했다. 변호인단도 이 점이 소송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 혹시 소송과는 별개로 본사와 타협 방안을 찾고자 하는 시도는 없는가? "지금으로선 없다. 소장을 접수하고 그에 대한 회사의 공식적인 접촉이나 반응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우리가 먼저 타협안이나 절충안을 제시할 형편이 못된다. 솔직히 우리가 무슨 힘이 있겠는가? 대법원까지 가서 소송에서 이긴다 해도 그 기간은 굉장히 길고 힘든 싸움이다. 부당한 요구만 아니라면 절충점을 찾고 싶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만 살겠다고 회사와 협상하고 타협할 생각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