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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내장산을 매일같이 오르며 모습 그대로를 SNS로 전하는 것도 모자라 그곳 정기를 지역민들과 나누며 산 사랑을 실천하는 극성스런 산 사나이가 있어 화제다. 전북 정읍시 내장상동에서 택견 도장과 내장산자연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김석환 관장(남, 46)은 8일 아침에도 어김없이 산속으로 향했다. 2012년부터 횟수를 기록한 뒤로 오늘이 500회다. 오늘은 500회를 기념하여 가까운 벗들과 함께 했다.

그가 내장산에 오르는 방법은 독특하다. 지게를 짊어 메고 가기도 하고, 고무신이나 털신을 신고 오르기도 하며, 맨발로 내장산을 종주하기도 한다. 때로는 손발을 사용하여 기어오르는 호법으로, 몸을 회전하며 오르내리며 택껸수련을 겸해서 오르기도 한다.

내장산 산행은 항상 내장산 북쪽 입구에서 출발해 서래봉 삼거리에서 왼쪽코스 서래봉(624m)과 오른쪽 불출봉(622m)으로 갈라진다. 김 관장은 어쩌다 한 번씩 번갈아 한 코스를 선택해 산행을 한다. 이 코스를 택하는 것은 내장산 산행 코스 가운데 가장 험하기 때문이란다.

새벽 5시30분~6시 사이에 오르기 시작해 두시간이 채 못돼 산행을 마친다. 일반인은 정상까지 오르는데만 1시간30분이 걸리는 거리다. 말이 500회지 에베레스트로 따져도 50번은 오른것과 맞먹는 거리다. 그렇지만 김 관장에게는 산책길에 불과한 것처럼 보인다.

그가 산행을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현재 수련하는 택견 수련법의 하나이기도 하다. 무예의 기본이 되는 하체의 힘을 기르고 뱃심을 키우며, 자연을 통하여 본심을 깨우는 정신수련을 산을 오르면서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도장에서는 기술로 배우지만 산을 타면 운동의 원리를 자연스럽게 통달할 수 있다는 것이 김관장의 말이다.

30여년 택견을 수련해온 그지만 그동안 배운 것이 하나로 귀결되는 것을 체지체능 하는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 전통 무술 속에 선조들의 지혜가 숨어 있음을 발견해 택견을 하고 있는 것을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한다.

이런 특별한 목적이 있어 외롭지만은 않다. 또한 매번 보는 것이지만 산속 수풀들이 반겨주니 더욱 그렇다. 풀과 산짐승들하고 친구가 된지는 오래다 그야말로 자연인이 되는 순간이다. 산행길에 곳곳의 기이한 수풀들과 자연의 모습을 스마트폰에 담아 SNS로 온라인 친구들에게 실시간 생중계한다. 산속의 나무와 새들과 친구가 되어 산에 오르다보면  어느새 정상에 도달한다. 산 중턱에서 숨이 가쁠 때면 이른 시간이라 다른 등산객은 없기 때문에 안심하고 웃통을 벗고 산에 오르기도 한다. 그야말로 내장산이 김 관장의 무대가 되는 것이다.

매일 오르는 길이지만 하루 한 스토리씩 전파한다. 배, 두꺼비, 거북이 모양의 바위, 기이하게 생긴 나무나 돌 한 부리라도 그냥 넘기지 않는다. 이러다보니 이제는 SNS에 내장산 구석구석 재미있는 스토리가 엮어져 나름대로의 스토리텔링이 만들어졌다. 단풍만이 아닌 내장산의 또 다른 모습이 SNS친구들을 통해 전국에 전파하는 역할로 '내장산 리포터'로 통하기도 한다. 이런 소식이 알려져 JTV, EBS 등 방송을 통해서도 김관장과 내장산의 모습을 전하기도 한 유명인사다.

김 관장은 "단순히 횟수를 채우는 것보다 산이 좋아 하루도 빠뜨릴 수 없다"며 매일 산을 찾는 이유를 평범한 일처럼 얘기한다. SNS에 사진을 올려 내장산 모습을 전하다보니 어느때 산을 오르지 않으면 '친구'들이 더 아우성이며 몸이 아팠는지 걱정까지 해준다고 한다. 내장산 모습이 그리워 보고 싶었는데 소식을 전해주지 않느냐며 하루를 기다리지 못할 정도가 됐다. 친구들은 SNS으로 전해 듣고 하나 둘씩 산행에 합류하기도 하고, 주말 휴일이면 10여명까지 불어 이제는 산악팀을 꾸릴 정도라고 한다.

오늘(8일) 500회 산행은 그동안 응원만 해오던 40여명의 SNS 친구들과 함께 서래봉에 올랐다. 500회를 함께하자는 친구들의 성화로 산신제를 겸해서 1,000회 내장산행을 기원하며 함께 올랐다.

그의 SNS는 때론 지역민들의 장터가 되기도 한다. 꽃게값이 떨어져 걱정이 많던 친구는 김관장을 통하여 1,000킬로 이상을 팔았는가 하면, 토마토 300여상자, 고구마 300요상자, 자활기관의 재활용 자전거 50여대이상이 김관장의 SNS를 통해 팔려나갔다. 고추, 칡즙 심지어 강아지까지 분양했다고 하니 가히 SNS 장터라 할 만하다.

이런 그의 SNS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건 아마도 매일 내장산을 오르며 건강한 모습과 약속을 하면 지킬줄 아는 신뢰가 바탕이 되는 소통의 장터이기 때문은 아닌가 한다.

그리고 김관장이 그동안 SNS에 올린 사진을 모아 "김석환 택견관장의 천개의 SNS 내장산전" 이라는 사진전도 열린다. 내장상동 대우드림채 아파트 입구에 있는 문화공간 카베카네스에서 2월8일부터 2월28일까지 친구들의 발길을 기다린다고 한다.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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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정읍, #내장산, #택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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