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우리나라 올 상반기 경상수지가 392억달러(약40조2000억 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28개월째 흑자행진을 하고 있다.

29일 한국은행은 '6월 국제수지(잠정)'을 통해 지난달 경상수지는 79억2000만달러로 2012년 3월 이후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 경상수지 흑자 흐름이 하반기에도 이어져 올해 연간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치인 840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국내 기업과 소비자의 체감 경기는 석달째 뒷걸음질 치는 등 서민들의 체감 경제는 여전히 적자행진 중이다. 경제 지표는 연일 흑자라는 보도가 앞 다퉈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서민들이 허리를 펴지 못하는 이유는 내수부진이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키운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나타날 경우 우리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흑자와 같이 수출 증가율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입 증가율이 제한적 일 때, 즉 수출은 크게 증가하지 않았지만 수입이 크게 감소했을 때는 내수침체로 인한 경상수지 흑자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내수침체형 혹은 불황형 흑자가 지속될 경우, 민간소비와 투자가 계속해서 위축되고 원화강세로 인해서 수출 경쟁력 역시 악화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내수와 수출을 막론하고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사라지게 될 우려도 있다.

또한, 경상수지 흑자와 해외자본의 유입은 인플레이션을 초래하거나 자국통화의 평가절상(환율의 하락)으로 귀결되는데 축적된 해외자산은 자산 및 부동산 거품을 초래하기도 한다.

한 예로 1982년 이후 일본의 거대한 경상수지흑자는 일본경제의 거품을 생성했고, 나중에 아시아 전역 거품경제의 원인이 됐다.

이에 대해 IMF도 29일(현지시간) 국가별 통화·금융 정책을 진단한 '대외부문평가보고서'(ESR)에서 우리나라에 대해 경상수지 흑자가 너무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IMF는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해 2012년 4.3%에서 지난해 6.1%로 상승했다며 이는 적정치(2%)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불황형 경상수지 흑자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 전문가에 따르면 현재, 내수 부양을 위한 정부의 정책 기조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환율과 금리 문제 등에 있어 경제 부처 간에 긴밀한 통합 공조가 이뤄진다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한국은행은 수입액은 감소했으나 오히려 수입 물량은 증가했기 때문에 불황형 흑자가 아니라고 우려를 일축했다. 수입 증가율이 수출 증가율보다 낮은 것은 글로벌 원자재 가격 등 수입물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라는 것.

정영택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내수 부진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커진점은 있지만, 국내 제조업체의 비가격 경쟁력 강화로 인한 수출 호조도 영향을 미쳤다"며 "물량으로 따진 수입은 1분기 5.3%, 2분기 3.4% 늘었다"고 설명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KNS뉴스통신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경상수지#경상수지 흑자#불황형 흑자#이창현 기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