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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들피리피그
 여자들피리피그
ⓒ 이정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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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에서 다시 2000년으로 21세기를 이어주던 명작 영화 <타이타닉>.
침몰하는 배 안에서도 시대를 관통하며 변하지 않는 '사랑'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어 했을 것이다.

영화 속 타이타닉에서 잭이 로즈를 데리고 3등 칸에 놀러가서 흥겨운 댄스와 맞춰 흐르던 음악, 반지의 제왕에서 호빗들이 모여서 파티를 즐길 때 흐르던 음악.

생소하지만 어딘가 익숙한 아일랜드 전통음악인 '아이리쉬 음악'이다.

영화 <타이타닉> 스틸컷.
 영화 <타이타닉> 스틸컷.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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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도 하림, 이수영, 유리상자, 두번째달 등과 같은 뮤지션들이 아이리쉬 휘슬을 사용한 음악을 선보여 우리 귀에도 제법 익숙하다.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던 9월 어느 날, 가을로 내달리는 저녁 무렵. 한강에서 버스킹을 하는 아이리쉬음악밴드 '여자들피리피그'(아래 여피)를 만나보았다.

소소하게 거리 관객을 맞이하는 여피들은 자신들이 좋아서 음악하는 자연인이었다. 억지로 멋있는 자신의 스토리를 만들어 관심 받고 싶어 하지 않고 TV에 나올 만큼 유명할 거라 기대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음악을 통해 함께하는 사람들이 위로받고 힐링 받기를 소망한다.

직접 발로 뛰는 여피만의 음악들. 기존 아이리쉬 음악 스타일에 본인들의 색깔을 자연스레 스며들게 하여 보고 듣는 이로 하여금 즐거움과 편안한 에너지를 선사한다.

오는 10월 17일 단독공연과 30일 전국투어버스킹을 계획 중인 이들의 행보가 기대된다.

다음은 그들과 나눈 일문일답 .

여자들피리피그 판넬
 여자들피리피그 판넬
ⓒ 이정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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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소개를 해달라.
"여자들과 남자멤버인 피리부는 돼지(웃음)인 피리피그라 해서 팀이름은 '여자들피리피그'. 여자들은 피아노치는 산적이란 의미의 '피치산'과 실제 성격과는 달리 풍겨 나오는 분위기가 차가워서 지어진 닉네임인 '얼음공주'. 동갑내기친구 세 명의 멤버가 주축이 되어 객원멤버인 보컬과 퍼커션과 함께하는 아이리쉬 음악 밴드이다."

- 아직은 낯설게만 느껴지는 아이리쉬 음악. 어떤 음악인가?
"간단히 소개하자면 저녁에 펍(Pub)에서 모여 즐겁게 연주하며 즐기는, 우리나라로 치면 노동요라고나 할까?(웃음) 우리나라와 매우 비슷한 감성을 지닌 것 같다.

약 800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식민통치를 받은 나라 아일랜드. 그 때문에 침략자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대체로 작은 소리를 내는 악기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힘든 상황에서도 저녁마다 맥주집에서 모여 연주하며 춤추고 즐기는, 그래서 밝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슬픈 감성을 지니고 있는 음악. 우리나라와 매우 비슷하다. 그래서 우리나라를 '동양의 아일랜드'라 부르기도 한다고 한다."

여자들피리피그_여자멤버
 여자들피리피그_여자멤버
ⓒ 이정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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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소한 장르인데 아이리쉬 음악을 하게 된 계기는?
"피리피그가 다른 합주 중에 바드라는 아이리쉬 음악하는 팀의 음악을 듣고 무턱대고 휘슬을 사와서는 합주 쉬는 시간에 연주를 했다.(웃음). 거기에 피치산이 즉흥으로 건반으로 반주를 해주고 얼음공주가 바이올린으로 멜로디를 넣어주었다. 그렇게 즉흥적으로 이루어진 합주가 재미있어서 계속 하다보니 지금까지 계속 하게 되었다. 운 좋게도 세 명의 감성에 모두 맞아서 지금까지 즐겁게 팀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팀 결성과 첫 앨범 발매까지 2년간의 터울이 있다. 긴 시간이 걸린 이유가 있는가?
"사실 팀을 결성한 뒤 첫 1년간은 앨범 생각이 전혀 없었다. 흔히 말하는 비주류 음악이기에 언제까지 유지될지 가늠할 수도 없었고, 앨범 제작비가 많이 든다는 사실도 알았기 때문에 이런저런 이유로 엄두를 못 내다가 이번에 조금 욕심을 내서 미니앨범을 발매하게 되었다."

- 자작곡이 많은데 수록곡은 4곡 뿐이다. 게다가 타이틀곡 말고는 전부 아일랜드 전통 곡이던데.

"제작비도 문제였지만 제일 처음 시작했던 곡들을 수록했다. 오래 연주한 곡이라 몸에 붙어있어 연주할 때도 편안하고 자연스러웠기 때문에. 자작곡은 벌써 스무곡이 넘었다. 녹음해야 되는데...(웃음) 다음 발매될 정규 1집엔 좀 더 많은 자작곡이 실릴 것 같다."

여자들피리피그_남자멤버
 여자들피리피그_남자멤버
ⓒ 이정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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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킹을 굉장히 많이 하는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기억에 남는 일화가 굉장히 많다. 그중에 하나를 소개하자면 공연 레퍼토리에 '꼬마버스타요'가 있는데 아이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떼창을 해주더라.(웃음) 그리고 우리 공연의 특성상 박수를 계속 쳐야하는 곡이 많은데 아이들이 굉장히 잘해준다. 호응이 좋으니 기분이 좋아 우리도 더욱 흥겹게 연주한다. 가끔 아이들이 공연 중간에 난입하여 공연이 불가능할 때도 있지만 그마저도 즐겁다."

- 앞서 말한 대로 비주류 음악, 연주밴드로서의 고충은 없는가?
"애초부터 시작할 때 수입이 있을 거라 기대하고 시작한 팀이 아니었기에 딱히 고충같은 건 없었고, 굳이 있다면 긴 공연시에 몸이 조금 힘든 거?(웃음) 지금은 객원으로 함께하는 보컬이 노래를 부를 때 조금 쉬곤한다.(웃음) 좋아하는 음악을 하며 즐기다보니 어느덧 수입이 조금씩 생기더라. 그래서 아직까지는 딱히 이렇다 할 고충없이 즐겁게 음악하고 있다."

- 욕심을 내서 대중적인 곡을 할 계획은 없는가?
"우리가 대중음악에 맞춰가다보면 다른 밴드와 별 차이가 없어질 것 같다. 우리 색깔을 잃어버릴 것 같다. 우리가 하는 곡을 대중들이 조금 더 많이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어느 순간 대중적인 음악이 맘 속에 들어오지 않는 이상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조금 더 대중들에게 알릴 기회가 되지 않을까?

"그런 프로그램들로 인해 버스킹이 활성화되고 사람들이 음악에 더 관심을 갖게 된 건 좋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오디션 프로에는 맞지 않는 스타일 같다. 아마 겹치는 스타일도 흔치 않겠지만 뽑히지도 않을 것 같다.(웃음)"

여자들피리피그_공연사진
 여자들피리피그_공연사진
ⓒ 이정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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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청춘매거진에도 게재된 기사입니다.



태그:#여자들피리피그, #여들피피, #아이리쉬음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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