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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새 학기가 다가옵니다. 따끈따끈한 새내기들이 "오빠" "누나" 하며 입학하지요. 이제 갓 20대의 문을 열고 들어온 새내기들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수많은 사랑에 빠지게 될 겁니다. 하지만, 새내기들은 좋아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마음을 전달할지 몰라 고민하고 또 고민하게 되겠죠. 그래서 이번 칼럼은 그런 분들을 위해 짧게나마 사랑학개론 강의를 해보려 합니다.

'사전작업'은 건축현장에만 있는 게 아니다

 사전작업은 사랑에 꼭 필요하죠.
사전작업은 사랑에 꼭 필요하죠. ⓒ pixabay

'사전작업이라, 건축현장에서나 들을 수 있는 말 아닌가요?'라고 생각하고 계신 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사랑에도 사전작업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공사장에서 사전작업은 튼튼하고 확실히 하는 게 좋은 반면 사랑에서의 사전작업은 간단하고 애매모호하게 하도록 하는 게 좋아요. "누나는 어차피 나랑 사귀게 될 거예요" "나중에 누나도 모르는 새 저랑 손잡고 있을 걸요?" 정도가 딱 적당하죠.

원래 알고 지내던 누나 혹은 오빠가 갑자기 어느 순간부터 다르게 보이면서 '와, 원래 이 누나(혹은 오빠)가 이렇게 매력 있었나?'라는 생각이 든 경험은 다들 한 번씩은 있지 않나요? 저도 그때부터 한 누나를 짝사랑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22살 때의 이야기죠.

짝사랑하는 누나를 졸졸 쫒아 다니며 "누나 뭐해요? 수업 끝났으면 점심이나 같이 먹으러가요"라고 졸라댔습니다. 저는 수업이 있는데도 말이죠. 그때는 수업보다 그 누나와 밥 먹는 게 더 중요했거든요.(흐뭇) 그렇게 누나와 계속 붙어다니니 주위 사람들이 저희에게 "둘이 사귀냐?"는 식의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그런 식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부터 제 '사전작업'은 시작됐죠.

"누나 사람들이 자꾸 우리보고 잘 어울린대요. 제가 좀 손해 보는 장사긴 한데 누나니까 뭐 제가 좀 손해 볼 테니까 나랑 사귈래요?"

이런 식의 사전작업 말이죠. 그리고 "누나는 어차피 나랑 사귀게 될 거예요"라는 장난 반, 진담 반인 말로 최면(?)을 걸었고 "누나 날씨도 추운데 우리 손이나 잡을까요?"라는 말로 작업을 걸었습니다.

물론, 처음에 누나는 조금 당황했지만 누나도 어느새 익숙해져 맞받아치기 시작했어요. 주위 사람들이 "둘이 언제부터 사귈 거냐?"고 물으면 누나는 "우리가 사귀면 네가 밥이라도 사줄 거야? 밥 사주면 지금부터 사귈게"라는 식으로 맞받아쳤고, 저에게는 "누나는 남자친구 힘들게 하는데 너 괜찮겠어?"라고 맞받아쳤죠.

그렇게 저의 사전작업 한 달여 만에 드디어 결실을 맺었습니다. 저와 누나가 알콩달콩한 연애를 시작하게 된 거죠. 이렇게 적절한 타이밍의 가벼운 사전작업은 자신의 마음을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나중에 고백할 때 고백이 자연스럽게 느껴져 거부감을 없애는 데 큰 역할을 하죠. 하지만, 그렇다고 이 방법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모든 게 적재적소에 발휘돼야 좋은 거니까요.

생각할 시간을 너무 많이 주지마라

여러분들은 고백하고 나서 상대방으로부터 "잠시 생각할 시간을 달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나요? 아마, 연애를 한 번쯤 경험해본 분들은 이런 경험 한 번씩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특히, 남성분들은 꼭 한 번씩 있을 테죠. 하지만, 여러분들은 상대방에게 생각할 시간을 너무 많이 주면 안 됩니다.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하면 짧게 주세요. 그리고 고백한 날 안에 결론을 지을 수 있게 유도하세요.

제가 대학 방송국에서 일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저는 방송국 소속 기자였고, 제가 좋아했던 그녀는 신문사 소속 기자였습니다. 저와 그녀는 바로 옆 부서였기에 같은 공간에서 일했죠.

사실 저는 처음에 그녀를 무서워했습니다. 얼굴도 고양이상에 직급도 저보다 높은데 가끔 엉뚱한 질문으로 저를 적잖이 당황스럽게 만들었죠. 그래서 저에게 다가오면 저는 슬며시 일하러 가는 척하며 도망가곤 했습니다. 그런데 신문사·방송국 연합MT를 갔다 온 후부터 제 마음은 180도로 바뀌었죠.

MT의 꽃은 역시 술자리잖아요? 저희도 당연히 펜션에서 술자리를 차려 놓고 신나게 놀았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여기저기 앉다보니 제 옆자리에 갑자기 그녀가 앉았어요. 처음에는 어쩔 줄 몰라 했지만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눠보니 저와 그녀는 의외로 맞는 구석이 많아 급격히 친해졌습니다. 그런데 새벽 2시쯤 되니 사람들이 점점 잠에 들기 시작하면서 결국 그녀와 저 그리고 신문사 사람 1명, 방송국 사람 2명만 남게 됐어요. 그렇게 그 인원으로 해가 뜨기 전까지 술을 마시며 놀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녀가 새벽 4시쯤에 뜬금없이 일출을 보러 가고 싶다고 이야기를 꺼냈어요. 그때 깨어있던 사람들은 모두 눈치만 봤습니다. 너무 피곤했었거든요.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니 아니나 다를까 깨어있던 사람들 중 제가 막내였습니다. 그래서 힘든 몸을 일으켜 그녀와 일출을 보러 나갔죠.

저희는 일출이 시작되기까지 1시간 정도 시간이 남았기에 바닷가 모래사장을 거닐며 정말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연애 이야기부터 취업 이야기까지 아주 다양하게요. 그때부터였습니다. 제가 그녀를 좋아하게 된 시점 말이죠.

그 이후로 저와 그녀는 개인적으로 꾸준히 연락을 하고 지냈습니다. 그리고 제가 방송국 일이 끝나면 그녀를 기다렸다가 퇴근도 같이 했죠. 그렇게 한 달 정도 시간이 흐르고 그녀에게 제 마음을 전했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사내 연애는 조금 힘들 것 같다고 생각할 시간을 조금 달라고 했어요. 그 때 저는 이상하게도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아 지금 당장 대답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그녀와 저는 1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누고 고민하다 결국 그녀는 제 마음을 받아줬죠.

시간이 지나고 나서 그녀에게 그때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때 제가 지금 당장 대답해달라고 하지 않았다면 이것저것 비교하고 따져보다가 아마 대답을 지연시키면서 피해 다녔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와, 그 때 내 느낌이 맞았구나"라는 생각을 했었죠.

여러분들의 마음을 그녀 혹은 그에게 전달한 후 생각할 시간을 너무 많이 주면 이것저것 쓸데없는 것까지 끌어 들여와서 고민을 합니다. 그렇게 쓸데없는 것까지 비교하고 따지다보면 결국 큰 걸림돌이 생기게 되죠. 그러니 고백을 한 후에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정을 지을 수 있게 잘 유도하세요.

음악가는 음악이 떠오르지 않을 때까지 음악을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이처럼 사랑이 떠오르지 않을 때까지 마음껏 사랑할 수 있도록 해요. 이제 막 연애에 발을 담그려고 하는 새내기 분들, 고백을 거절당할 것 같다고 집에서 움츠려만 있지 말고 자신 있게 사랑을 찾으러 다니세요. 이제 겨우 20살이잖아요?

자, 그럼 세상 모든 사람들 누구나 한 번쯤은 연애를 해볼 수 있는 그 날이 오기를 기약하며, 이제 그만 사랑학개론 강의를 끝마치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집에서 움츠려만 있지말고 사랑을 찾으러 다니세요



#새내기#16학번#사랑#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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