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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부터 논란이 돼오던 갑상선암과 초음파와의 연관성 문제는 갑상선 초음파 때문에 갑상선암이 급증했다는 쪽으로 일단락 된 듯하다. 그러나 암으로 진단된 환자의 치료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도 많은 환자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여기에는 진료를 담당하고 있는 갑상선 외과의사들의 잘못된 권유가 한몫 하고 있는 것 같다. 작은 암이라도 전이가 될 수 있으며 아무리 순한 암이라도 죽을 수 있다는 말을 들으면 마음이 놓일 리가 없다. 결국 수술을 받기로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1cm 정도의 암으로 전이돼 위험에 빠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혹자는 나도 작은 암이었는데 수술해보니 전이가 발견됐으니 지켜봤다면 큰일 날 뻔했다고 항변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수술로 림프절 전이가 발견됐다고 더 위험해 지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죽을 위험성도 거의 없다. 이런 분들도 지켜봤따면 평생 아무런 문제없이 살 수 있는 분인데 공연히 수술을 받은 것일지도 모른다.

수술 후 림프절 전이가 발견되었다고 하는 말에 겁먹을 필요가 없다. 재발과 관계되는 것은 1cm 이상의 커다란 림프절전이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경우라도 수술로 깨끗이 제거할 수만 있다면 재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전신전이를 걱정하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전신전이는 작은 암의 경우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또 전신전이가 있는 경우에는 동위원소치료라는 좋은 치료 도구가 있다. 전신 전이로 사망하는 사람들은 암을 미리 발견하지 않아서 사망하거나 갑상선을 전부 제거하지 않아서 사망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 그 암의 성질이 방사성 동위원소를 먹지를 않아서 치료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초기에 수술한 것과는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2006년 미국갑상선학회는 1cm 미만의 작은 암도 모두 제거할 수 있도록 권고안을 만들었으나 2015년 10월 새로운 개정안을 공표하면서 이제 갑상선암은 적극적으로 치료할 대상이 아니라 과도한 치료로부터 환자를 보호하자는 쪽으로 가이드라인의 방향을 잡은듯하다.

특별히 위험한 경우가 아니라면 작은 혹은 암처럼 보이더라도 세침검사를 하지 말 것과 혹시 검사를 해서 암이라 나온 경우에도 수술하지 않고 지켜봐도 되며, 혹시 겁이 나서 수술을 받더라도 최소한 한쪽 갑상선은 반드시 남겨 놓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지난 세월 우리나라에서 해 오던 진료 방침과는 매우 다른 권고안이다. 사실 이 학회가 2006년부터 권고하던 방식은 적극적으로 갑상선을 제거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그 동안의 연구성과를 면밀히 검토해 본 결과, 이런 식의 권고안 때문에 너무 많은 피해자가 생겼으며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돼 새로운 권고안을 공표하게 된 것이다.

미국 갑상선학회는 이렇게 완전히 다른 방향의 권고안을 만들면서 환자들이나 이 권고안을 따라 치료한 의사들의 눈을 의식해서인지 자기네들의 권고안은 제정위원들이 독자적으로 독립적으로 만든 것이므로 자기들에게 문제를 제기하지 말라는 내용의 어찌 보면 사과문처럼 보이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제 우리나라 갑상선학회도 권고안 개정을 추진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 되었으나 미국 권고안을 그대로 받아들이던 2007년과는 달리 1cm 이하의 종양을 검사도 하지 말라는 미국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권고안이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이번에는 의사를 위한 권고안이 아니라  환자의 안위를 위한 권고안으로 개정이 되기를 바란다. 갑상선암은 위험한 암이 아니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이용식님은 두경부외과 전문의사로 갑상선암이나 후두암, 구강암 등 암을 치료하는 의사입니다.



#갑상선암#갑상선암 권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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