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홈플러스라도 옥시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 있고 하지 않는 곳이 있습니다. 경기도 화성을 예로 들면, 5월 11일 현재 화성동탄점은 내린 상태고 화성향남점은 그대로 판매 중입니다.
지난 11일 오전 11시경 홈플러스 화성향남점 매장에 찾아가 질문했습니다. 전 국민이 공감하고 불매 운동을 하는 시점에 여전히 옥시 물건을 팔고 있는 것과, 동탄점은 옥시 전 제품을 철수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점장은 휴가 중이라 자리를 비웠다고 해서 부점장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옥시 상품을 추가 발주하지 않고 판촉 행사도 멈췄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옥시 제품이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도 단독 모듈을 없애고 라인을 축소해서 판매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습한 계절이 돌아와 물먹는하마가 잘 팔리는 시기임에도 대놓고 팔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물건을 내릴 의향은 없냐는 질문에는 '본사 지침'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하더군요. 빠른 답변을 바란다고 하니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기다릴 수 없어서 홈플러스 본사에 직접 전화했습니다. 대외협력팀 관계자 역시 똑같은 대답을 내놓습니다. 추가 발주하지 않고, 단독 모듈을 설치하지 않는 등 축소해서 판매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화성동탄점은 왜 물건을 뺐느냐, 지점장 재량이냐 물었더니 아니랍니다. 본사 지침을 따르는 게 원칙이랍니다.
다음 주 월요일인 오는 16일 화성환경운동연합과 시민단체가 홈플러스 향남점 앞에서 기자회견할 것임을 전화로 밝혔습니다. 물건을 내리지 않으면 매장 안에도 들어가 퍼포먼스를 하고 언론에 널리 보도할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재고할 여지가 있느냐 물었고 관계자는 연락 주겠다고 했습니다.
하루가 지난 12일, 본사가 아닌 홈플러스 화성향남점 부점장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왜 언론에 보도했느냐고 묻고는, 휴가 가 계신 지점장님이 '특별히' 물건을 내리자고 말씀하셨다고 얘기를 전해 왔습니다.
16일 기자회견을 거기서 할 거다, 제품은 언제 내릴 거냐 물었더니 지금 내릴 거랍니다(전화 통화한 시각은 오후 7시경입니다). 보도된 것도 그렇고, 피해자들을 생각해서라도 제품을 철수하겠다는 겁니다. 뜻있는 결정입니다.
그런데 곧이어 부탁을 하나 하더군요. 언론에 보도하지 말아 달라고요. 본사 지침과 달리 움직이면 직장 생활하는 우리로서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답니다. 무슨 문제냐고 물으니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그대로 기자회견을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보도하고 말고는 향남점에서 간섭할 일이 아닙니다. 공익을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기자회견을 할 것입니다. 중간에 물건을 철수했다면 그 결과에 대해 시민들이 판단할 것이고, 본사와의 관계는 알아서 처리해야 할 것입니다. 그 정도도 감수하지 못하면서 피해자의 아픔 동참을 운운한다면 그 누가 진실하다고 믿겠습니까. 면피하기 위한 전략이 아닌가 누구라도 의심할 것입니다.
기자회견을 홈플러스에서 하는 이유가 분명해졌습니다. 이젠 화성향남점보다 홈플러스 본사가 지침을 바꾸길 바랍니다. 홈플러스가 추가 발주와 판촉 행사 중단이라는 소극적 결정에서 재고를 모두 철수하는 적극적 행동으로 나아가길 기대합니다.
나아가 옥시레킷벤키저가 한국에서 발붙이지 못하게 되길 바랍니다. 이어 세퓨, 애경 등 또 다른 가해 업체들과 관리를 소홀히 한 정부가 책임을 지고, 관계자들이 합당한 처벌을 받게 되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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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모이 보러가기 덧붙이는 글 | 정한철 기자는 화성환경운동연합에서 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