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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3일 울진 석회석광산 붕괴로 약 1.5km 길이로 여러 갈래 갈라지고 함몰된 남수산 능선
 지난 2월 23일 울진 석회석광산 붕괴로 약 1.5km 길이로 여러 갈래 갈라지고 함몰된 남수산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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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3일 울진 석회석광산 붕괴로 남수산의 곳곳에서 발생한 산사태
 지난 2월 23일 울진 석회석광산 붕괴로 남수산의 곳곳에서 발생한 산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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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3일 경북 울진군 매화면 남수산은 석회석광산 붕괴로 길이 약 1.5km가 갈라지고 함몰되었다. (관련기사: 광산 무너지고 산 갈라지는데 조사만 1년?)

그 후 산 아래 매화2리와 금매2리 136가구 250여 명의 주민들은 비가 올 때마다 매화면복지회관 등으로 대피하였고, 산업자원부는 안전진단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15일에는 매화면사무소 강당에서 안전진단 중간보고가 있었다.

중간보고에는 국민안전처, 산자부, 경북도, 울진군, 동부광산보안사무소 등 공무원 약 20명과 도의원, 군의원, 강석호 의원실 등 정치인 약 10명, 안전진단 조사단, 사업자 등 약 20명이 참석했다. 대책위 등 지역주민은 약 120명이 자리했다. 총 170여 명이 참석하여 3시간 30분에 걸쳐서 남수산 함몰의 원인과 안전대책을 두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하지만 중간보고를 들은 주민들은 '중간보고의 내용이 사실관계가 다르고, 조사가 부실하기에 인정할 수 없다'고 결론을 지었다. 중간보고 과정에서 대책위와 지역주민들이 제기한 문제는 총 여덟 가지다.

주민안전보다 석회석 채굴이 우선?

7월 15일 남수산 안전진단 중간보고회에서 주민들은 중간보고의 내용이 사실관계가 틀리고 조사가 부실하여 인정할 수 없다고 함
 7월 15일 남수산 안전진단 중간보고회에서 주민들은 중간보고의 내용이 사실관계가 틀리고 조사가 부실하여 인정할 수 없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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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5일 남수산 안전진단 중간보고회에 170여명이 참여하여 중간보고를 진행하였으며, 지역주민 20여명이 중간보고의 사실왜곡과 부실조사에 대해 문제제기 발언을 함
 7월 15일 남수산 안전진단 중간보고회에 170여명이 참여하여 중간보고를 진행하였으며, 지역주민 20여명이 중간보고의 사실왜곡과 부실조사에 대해 문제제기 발언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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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는 조사 목적이다. 주민들은 이번 조사의 목적이 남수산 붕괴의 원인분석과 주민 안전대책 마련이 아닌 광산 업자의 조업 재개에 있다고 반발했다. 보고서는 이번 조사의 최종 목표로 '지표 함몰 원인 분석' '산사태 위험도 개략 평가' '함몰지 처리방안 마련' '40ML 석회석 채굴을 위한 60갱도 안전 진단'이라고 명시돼 있지만, 주민들은 '석회석 채굴'을 목표로 제시했으며 보고서의 전반적 내용 또한 광산 조업재개를 위한 갱구 안전진단에 맞추어져 있기에 현재 진행 중인 안전진단은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는 조사단 구성이다. 이번 조사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 13명과 자문위원 6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남수산은 지난 2007년에 1차 함몰이 있었다. 그 당시 안전진단을 했음에도 사태가 반복됐다. 이번 조사단의 책임자를 비롯해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2007년 조사를 담당한 주체다. 때문에 주민들은 이들이 조사를 맡을 자격이 없다고 주민들은 강조했다.

세 번째는 2007년 안전진단의 문제이다. 2007년 남수산 1차 함몰 당시 안전진단 결과를 보면 함몰 원인이 광산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주민들은 과거 정밀진단을 요구했으나 산자부와 사업자를 비롯한 어느 누구도 하지 않았기에 지금과 같은 사태가 발생했다며 2007년 안전진단에 대한 책임규명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30여년 동안 광산업자가 채굴한 도면으로 광산 입구에서 남수산 정상까지 40미터 갱도, 60미터 갱도, 80미터 갱도, 100미터 갱도, 120미터가 교차하면서 채굴했기에 남수산 속은 텅 비어 있음, 중간 비어 있는 곳은 자연공굴과 동공, 계곡임
 지난 30여년 동안 광산업자가 채굴한 도면으로 광산 입구에서 남수산 정상까지 40미터 갱도, 60미터 갱도, 80미터 갱도, 100미터 갱도, 120미터가 교차하면서 채굴했기에 남수산 속은 텅 비어 있음, 중간 비어 있는 곳은 자연공굴과 동공, 계곡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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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는 붕괴원인 분석에서 자연동굴의 확인 문제이다. 남수산에 자연동굴이 있음은 산자부와 사업자 모두 알고 있었다. 2001년 광업진흥공사에서 조사 발간한 '울진지구 정밀조사보고서'에는 남수산이 단층과 동공 및 파쇄대가 발달되었다고 보고하고 있으며, 2007년 1차 함몰에서도 동공을 확인했다. 자연동굴이 있어 붕괴 위험이 높음에도 철저한 조사를 하지 않고 사업자가 무리하게 광산채취를 하면서 남수산이 함몰하였기에 이에 대한 책임규명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다섯 번째는 붕괴원인에서 채굴 방법의 문제이다. 붕괴 원인 분석에서 조사단은 중간보고 과정에서 스스로 밝혔듯이 갱구가 무너진 안쪽은 들어가 보지도 못하였는데 조사결과는 대부분의 갱도가 안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허위 보고서를 작성하였기에 주민들은 중간보고 내용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여섯 번째는 붕괴원인에서 과채굴의 문제이다. 조사단은 과채굴의 조사에서도 중간보고 과정에서 밝혔듯이 무너진 갱구 안쪽의 현장 조사는 하지도 않고 서류검토만으로 과채굴이 지반침하의 원인이 아님으로 결론을 짓고 사업자의 과채굴 책임을 면해주었기에 중간보고 내용은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평화롭던 마을이 광산붕괴와 남수산 함몰로 안전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폐광요구 투쟁을 전개해오고 있는 매화2리 마을
 평화롭던 마을이 광산붕괴와 남수산 함몰로 안전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폐광요구 투쟁을 전개해오고 있는 매화2리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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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아래 주민들은 지난 2월 23일 광산붕괴와 남수산 함몰로 불안을 느끼고 있으며, 비가오면 대피를 하고 있음, 지난 3월 9일 광산폐쇄와 주민안전대책을 요구하는 집회
 산 아래 주민들은 지난 2월 23일 광산붕괴와 남수산 함몰로 불안을 느끼고 있으며, 비가오면 대피를 하고 있음, 지난 3월 9일 광산폐쇄와 주민안전대책을 요구하는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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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는 산사태 예측의 문제이다. 조사단은 남수산 현장에서 산사태는 보이지 않는다고 보고서를 작성하였다. 하지만 주민들은 남수산 곳곳이 갈라지고, 무너지고 있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산사태가 발생할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거의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한 건 허위라고 주장했다.

여덟 번째는 산사태 시뮬레이션의 문제이다. 시뮬레이션은 조사 방법의 적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안전문제를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이다. 산사태는 시뮬레이션 결과로 보아 사방댐 몇 개로 대책이 가능하다고 하였다. 주민들은 이는 현장과 너무나 동떨어진 결론이라며 중간보고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남수산에선 약 40년 가까이 채굴이 이뤄졌다. 산사태 위협에 시달리는 주민들은 우선 폐광 후 철저한 원인분석을 통해 주민안전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조사단은 조사목적과 복구 방법을 제시하며 노천채굴(갱도를 통하지 않고 지표상에서 채취) 등 석회석 채굴로 얻는 경제적 이익을 염두에 두어 주민의 반발을 샀다.

이번 남수산 안전진단 조사는 사업자의 예산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2007년 1차 함몰의 책임이 있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맡아서 하기에 첫 단추부터 문제가 있었다. 산자부와 울진군은 남수산 안전진단조사단을 새로 꾸리고 국가예산으로 남수산 함몰 원인과 주민안전대책을 수립하여야 한다.


태그:#남수산, #울진광산, #울진, #남무산함몰, #매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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