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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SBS 영재발굴단에 소개돼 큰 주목을 받았던 8살 세윤이 이야기. 학원을 무려 11개나 다닌다고...
지난 10월 SBS 영재발굴단에 소개돼 큰 주목을 받았던 8살 세윤이 이야기. 학원을 무려 11개나 다닌다고... ⓒ SBS 갈무리

지난 10월, SBS 영재발굴단에 소개된 8살 세윤이의 이야기는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초등학교 1학년 세윤이가 다니는 학원 과목 수는 총 11개. 학원과 학원 사이를 이동할 때도 뛰어다니고, 집에 돌아와서도 학습지를 풀고 엄마와는 주로 학습에 관련한 이야기를 나눈다. 8살 세윤이의 속내는 단순명료했다.

"나는 조금 힘든데, 조금은 아니고... 조금 힘든데... 그럴 때는 조금 (내) 마음을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물론 8살 세윤이의 이야기가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사례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2016년 현재를 살아가는 수많은 초등학생들은 학교가 끝나면 학원으로, 또다시 학원으로 향한다. 서울시립광진청소년수련관 '시끌기자단' 백민서, 신해인, 이수안, 이애린 기자(가나다 순)는 초등학생들이 학원으로 대표되는 사교육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취재해봤다.

토요일 아침 10시부터 저녁 7시 반까지 수업, 수업, 수업

 서울 광진구의 한 학원가 풍경. 학원 간판이 빼곡하다.
서울 광진구의 한 학원가 풍경. 학원 간판이 빼곡하다. ⓒ 시끌기자단

[사례① - 초등학교 4학년 A학생의 화요일] "학교를 마치면 오후 2시 반. 1시간 동안 집에서 피아노 과외를 받아요. 그리고 바로 청소년수련관에 가 체조 수업을 들어요. 한 30분 동안 하는데, 체조 수업이 끝나면 엄마 차로 이동해 영어학원에 간답니다. 2시간 정도 수업 들어요. 그리고 6시 정도에 집에 돌아와 밥도 먹고 숙제도 하다가 7시부터 30분 동안 화상 영어 수업을 들어요."

[사례② - 초등학교 4학년 B학생의 목요일] "오후 3시부터 1시간 동안 피아노 학원에 가요. 오후 4시부터는 집에서 공부도 하고 숙제도 해요. 오후 5시부터 6시까지는 도서관에서 영어 읽기 프로그램에 참가해요. 그리고는 집에 돌아와 오후 6시부터 1시간동안 화상영어를 해요."

[사례③ - 초등학생 5학년 C학생의 토요일] "전 아침 7시에 일어나요. 10시까지 청소년 수련관에 가 글쓰기 수업을 들어요. 그리고 1시까지 도서관에 가 활동수업이란 걸 해요. 3시에 활동수업이 끝나면 버스타고 구민회관에 가요. 연극 수업 들으러요. 7시 반 정도에 일정을 다 마치면 집에 돌아와 쉬어요. 8시 반 정도면 집에 도착해요."

A, B 학생은 오전 9시부터 등교해 오후 7시 반까지, 10시간가량 학습과 관련한 활동을 한다. C학생은 토요일이지만 아침에 집을 나서 해가 지고 난 뒤 귀가한다. 모두 자기계발을 위해서다.

"엄마가 시켜서 학원 가긴 하는데..."

 서울시립광진청소년수련관 시끌기자단 백민서, 신해인, 이수안, 이애린 기자(가나다 순)가 취재하고 있는 모습.
서울시립광진청소년수련관 시끌기자단 백민서, 신해인, 이수안, 이애린 기자(가나다 순)가 취재하고 있는 모습. ⓒ 시끌기자단

 서울시립광진청소년수련관 시끌기자단 백민서, 신해인, 이수안, 이애린 기자(가나다 순)가 취재하고 있는 모습.
서울시립광진청소년수련관 시끌기자단 백민서, 신해인, 이수안, 이애린 기자(가나다 순)가 취재하고 있는 모습. ⓒ 시끌기자단

초등학생의 학원 등원에 대한 다른 학생들의 여론은 크게 '부모가 시켜서 다니긴 한다, 도움은 되는 것 같은데 재미는 없다'로 요약할 수 있다.

박연우(11) 학생은 시끌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영어, 연극, 탁구 수업을 듣는데, 엄마가 시켜서 다니는 것도 있고 내가 원해서 다니는 것도 있다"라면서 "그럭저럭 만족한다"고 말했다. 반면 손지원(12) 학생은 "예전에 학원을 여러 군데 다니다가 어지러워서 몸이 아픈 적이 있었다, 스트레스가 컸던 것 같다"라면서 "지금은 무리해서 학원에 다니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시끌기자단이 만난 학생들은 '학교 수업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이었다. 최유나(10) 학생은 "학교에서 공부하는 데 유용해서 다니지만, 재미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고학년으로 올라갈 때, '학원이 재미없다'는 인식이 강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예체능 학원(활동)에 많이 다니지만, 고학년으로 분류되는 4학년 이후부터는 영어, 수학 등 교과과목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학원에 더 자주 가게 되기 때문이다.

"학원 안 가면 뒤처질 것 같아서요..." 이 말이 중요하다

 학원을 두고 많은 학생들이 "뒤처질 것 같아서 간다"라고 답했다.
학원을 두고 많은 학생들이 "뒤처질 것 같아서 간다"라고 답했다. ⓒ pixabay

초등학생들이 학원에 보내지는 건 '학업'과 큰 연관이 있다. 또한 맞벌이 가정의 경우, 방과후에 자녀를 홀로 둘 수 없어 학원에 보내는 경우도 잦다.

해결점은 요원해 보인다. 한국의 교육 문화가 공교육보다 사교육에 많이 의존하고 있고, 초등학생 때부터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등 교육열 역시 뜨겁기 때문이다.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시끌기자단은 기사 작성 과정에서 초등학생의 사교육 실태 및 원인과 관련해 학부모들과 다른 학생들이 공유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재미가 있든 없든, 학업에 도움이 되든 안 되든, 학생들이 학원에 가는 이유는 '안 가면 다른 친구들보다 뒤처질 것 같아서'예요."

앞서 제시한 8살 세윤이는 부모와의 대화를 통해 세윤이가 좋아하고, 관심 있어 하는 과목을 수강하는 쪽으로 갈등을 해소했다. '안 가면 뒤처질 것 같다'는 인식에서 벗어나는 게 지금을 살아가는 초등학생들과 그 부모들에게 필요한 것 아닐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립광진청소년수련관 시끌기자단이 작성한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백민서, 신해인, 이수안, 이애린 기자(가나다 순)가 작성했습니다.



#학원#초등학생#사교육#시끌기자단#시립광진청소년수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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