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9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한 번도 신지 않은 하얀 새운동화 한 켤레를 선물 받았습니다. 그 운동화는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대한민국 의인'의 상징 같은 신발입니다.
지난해 9월 9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원룸 건물에서 한밤중 큰불이 났습니다. 28살의 젊은 청년 안치범씨는 밖으로 나왔으나 같은 건물에 사는 대부분의 다른 사람들은 잠에 빠져 아무도 불이 난 사실을 몰랐습니다.
그들을 구할 사람이 자신밖에 없음을 깨달은 안치범씨는 불길에 휩싸인 건물로 주저 없이 다시 뛰어들어갔습니다.
그는 모든 원룸의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려 잠든 사람들을 깨웠습니다. 불이 났으니 어서 대피하라고 소리쳤습니다.
안치범씨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그날 그 원룸 건물에선 아무도 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정작 안씨 본인은 유독가스에 중독돼 의식을 잃은 상태로 원룸 건물 4층에서 발견됐습니다. 급히 병원으로 옮겼지만 안타깝게도 안치범씨는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오늘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한 정책포럼'에 참석한 고 안치범씨의 아버지 안광명씨는 안씨가 세상을 떠나기 바로 전에 사놓고 한 번도 신지 않았던 운동화를 문 전 대표에게 건넸습니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그리고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해 이 신발을 신고 우리 아들처럼 뛰어다니며 사람들을 깨워 달라"는 뜻이었습니다.
고 안치범씨는 생전에 문 전 대표의 열성적인 지지자였다고 합니다. 안씨가 항상 하던 말이 "소극적 태도, 무관심한 태도가 공동체를 병들게 한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안광명씨는 "그날 아들은 평소 하던 말을 저렇게 실천하고 떠난 것"이라며 "좀 더 살펴보고, 좀 더 걱정하고, 자신의 판단을 행동으로 옮기는 자신의 신념대로 행동한 것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운동화를 건네받은 문 전 대표는 아직 안치범씨의 유족들이 위로를 받아야 할 시간이지 자신이 격려를 받아야 할 때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또 운동화의 의미를 가슴 깊이 새기겠다고도 말했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사회는 단 한 명의 의사자도 나오지 않는 사회이며 미리 점검하고 불의의 사태가 일어나도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한 국가여야 합니다. 그리고 안치범씨처럼 의사자가 나오는 일이 생긴다면, 국가는 당연히 고귀한 희생에 대해 응답해야 합니다." 문 전 대표는 "국가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이며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국가의 의무를 깊이 생각하겠다"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약속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