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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우리집엔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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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인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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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마무리하는 때가 오면 이런저런 통계들이 많이 나오죠. 지난 한 해도 통계청에서 최근 한국 사회의 단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통계 자료들이 많이 나왔더라고요. <2017 일·가정 양립 지표>와 <한국의 사회동향 2017>, 이 자료들을 쭉 보면서 우리 생활과 가장 가까운 한국 가정에 대한 흥미로운 결과를 몇 가지 짚어봤습니다.
자식에게 다 퍼주는 부모는 옛말 부모와 자녀가 동거하는 비율은 2008년 38%에서 2016년 29.2%로 점차 하락하고 부모가 생활비를 스스로 해결하는 비율은 2008년 46.6%에서 2016년 52.6%로 증가하면서 부모가 자식들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경향이 보입니다.
거기에 보유주택을 자녀에게 상속하지 않겠다는 부모의 비율도 같은 기간 12.7%에서 25.2%로 증가했습니다. 자식에게 다 퍼주는 부모도 이제는 옛말인 것 같습니다.
참 안타깝지만 요즘 한국 사회는 자식도 어렵고 부모도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요. 부모-자식간에 서로 돕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현실이 이런 통계에 반영된 건 아닌지 씁쓸해 집니다.
시가보다 처가 시가와 처가를 비교한 재밌는 통계도 있어요.
1주일에 한 번 이상 연락하는 비율, 시가가 10년 전에 비해 약 8%p 감소하면서 '무려' 처가보다 낮아졌습니다.
맞벌이의 경우 처가로부터 집안일·육아 등의 지원을 받은 사람들의 비율이 10년 전에 비해 늘어났고 시가는 줄어든 걸 보면 아무래도 의지를 많이 하는 쪽에 연락을 조금이라도 더 하게 되는 게 아닐까 하네요.
하지만 가까이 사는 비율은 여전히 시가가 더 높아요. '몸은 시가에 가깝지만 마음은 처가에 가깝다'고 해석할 수 있을까요?
쪼~~~금이나마 육아에 동참 시작하는 아빠들
미미하지만 육아에 함께하는 아빠들도 늘고 있는 게 보입니다.
2016년 육아휴직자수는 전년 대비 약 2500명 정도 늘어난 8만 9795명인데 이 중에서 남성은 7616명입니다. 남성 육아휴직자수는 전체에 비하면 8.4% 정도이지만 그래도 전년보다 56.3%가 증가한 거라고 하네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이용한 사람들도 전년보다 700명, 34% 증가한 2761명인데 이 중 남자는 전년도 170명에서 378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여성과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이고 숫자도 아주 미미하지만 비율로 보면 2배씩 늘고 있으니 이렇게만이라도 쭉 늘어나서 아빠들의 육아 참여가 더욱 확대되길 기대해봅니다. 아가들 예쁜 시절, 우리 아빠들도 많이 보고 싶거든요.
'일 > 가정' 비율, 처음으로 50% 아래로 2017년 일을 한 적이 있는 사람 중 '일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비율이 43.1%로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정말 박수 칠 만한 일입니다.
'일과 가정생활을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2년 전보다 8.5%p 증가했고, '가정생활이 우선'이라는 사람도 2%p 증가했습니다. 일과 가정 모두 참 중요하기 때문에 이 둘 사이의 균형을 찾아가는 요즘 사람들의 의식 변화가 반영된 것 같아요.
그래도 여전히 남자는 일을 우선시하는 경우가 높고, 여자는 일과 가정생활을 비슷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높게 나타나는데, 이 차이도 줄어들면 더욱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아동 실종은 줄었지만 학대는 늘어나 요즘 눈에 띄는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아동학대에 관한 통계도 있습니다.
아동 대상 범죄나 위험요인 중 가장 발생률이 높은 '아동 실종·가출'은 감소한 반면, 아동학대는 아동 10만 명당 2012년 약 66건에서 2015년 약 131건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아동학대 유형은 방임·신체학대 등이 혼합된 중복학대가 가장 많고요. 방임 비율은 감소한 반면 신체학대 비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되는 건 가해자가 부모인 경우가 가장 많다는 겁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아동학대 가해자별 구성 비율 중 부모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요. 그다음으론 대리양육자, 친인척 순서이고 타인과 기타는 그에 비해 아주 낮은 비율이죠.
많이들 알고 계시겠지만 아동학대는 가장 가까운 이들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 경각심을 가져야겠습니다.
초등학생 게임 과몰입 증가 마지막으로 부모님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일 '청소년 게임'에 관한 통계인데요.
초등학생 고학년의 91.1%, 중학생의 82.5%, 고등학생의 64.2%가 온라인‧모바일‧비디오 게임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요즘 모바일, PC 등의 기기를 통해 손쉽게 게임을 접할 수 있다곤 하지만 초등학생 고학년의 경우는 생각보다 높은 수치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실제로 초등학생의 경우 2013년부터 2016년까지 과몰입군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과몰입위험군도 감소하는 해가 있긴 하지만 대체로 증가하는 추세고요.
그리고 게임을 일찍 시작한 중학생이 과몰입군 또는 과몰입위험군에 속한 비율이 대체로 높다는 통계 결과도 있는데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게임을 접한 이들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ttention Deficit/Hyperactivity Disorder, ADHD), 불안, 우울감 수준이 일반사용자군보다 높은 반면 통제력, 자율성, 유능성, 관계감, 자존감은 낮다고 합니다.
이런 통계를 보니 게임 이용층이 저연령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유아와 초등 저학년 학생들의 게임 이용에도 더욱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기획·제작 : 최인성 기자, 통계 자료 출처 : 통계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