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이웃을 만나게 되면 흔히 하는 대화가 있습니다. .
"어머, oo엄마 이 번 시험 또 100점 맞았다며? 누굴닮아 이렇게 공부를 잘할꼬?"
"뭘~ 별것도 아니고, 이녀석이 얼마나 칠칠 맞은데 어쩌다 얻어 걸린거지뭐. 호호호"우리 사회에선 이상한 미덕(?)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누군가 칭찬을 하면 핀잔으로 답하기'입니다. 부모들은 누군가 칭찬을 하면 자연스레 아이의 단점 하나씩을 꼬집어 말합니다. 그럼 이에 꼬리를 물고 칭찬과 핀잔이 줄지어 이어지게 되는데, 이를 듣고 있는 아이의 마음을 생각해 보신적있으셨습니까?
가만히 있다 졸지에 자신의 숨기고 싶은 단점이 공개되는 이 상황 속에서 아이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품격있는 대화]라는 책에 보면, 자식의 자존감을 없애는 존재 1위가 '부모'라고 합니다. 이렇게 하실꺼면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비싼 옷, 비싼 교육은 도대체 왜 하신건가요?
얼마전 세바시에서 [엄마의 반성문]의 저자 이유남 교장선생님의 강연을 듣게 되었습니다. 이유남 선생님께선 여느 부모님들처럼 이 이상한 미덕을 실천하셨고, 아들은 점점 부모님의 지인분들을 피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인사도 없는 예의 없는 아들을 질책하며, 이유를 묻던 선생님은 아들의 말에 충격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엄마는 사람들이랑 있으면 내 흉보자나, 다 내 흉을 알고 있는 것 같아서 만나기 싫어 날 욕하는 것 같아."남들의 칭찬에 너무 좋아 겸손을 보였을 뿐인데, 내 자식은 상처를 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태도를 고치셨다고, 아들도 예의 바른 아들이 되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누구나 한 번쯤 들어 보았을 [황희 정승 일화]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하루는 황희 정승이 어느 마을에 잠시 들렀어.
백성들이 잘 살고 있나 살펴보려고 말이야.
"아이고, 한참 걸었더니 다리가 아프구나. 나무 그늘에 잠깐 앉았다 갈까?"
황희 정승은 시원한 그늘에 앉아 바람을 쐬기로 했지.
그런데 저 앞에 밭일하고 있는 농부가 보이는 거야.
농부는 소 두 마리를 데리고 열심히 밭을 가로 있었어.
한 마리는 누렁이, 또 한마리는 검둥이. 둘 다 아주 튼튼해 보여.
황희 정승은 소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다가 농부에게 물었어.
"두 마리 중에서 어느 소가 일을 더 잘합니까?"
그러자 농부는 귓속말로 소곤 소곤 말했어
"사실은 누렁이가 힘도 세고 일도 잘하지요"
황희 정승은 웃으며 대답했어
"그렇군요. 한데 그걸 왜 귓속말로 하십니까? 여기 우리 둘 말고 또 누가 있다고?"
농부는 또 다시 작은 소리로 말했어
"여기 소 두마리가 있잔하요. 아무리 말 못하는 짐승이라도 남보다 못하다는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어떻겠어요?"
<< 위즈덤 하우스. 정홍 글 이가혜 그림. 하루 5분 굿나잇스토리 중>>
칭찬을 핀잔으로 받는 것은 절대 미덕이 아닙니다. '상대방을 위한 배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오히려 '애써 칭찬한 상대방의 마음을 받아드릴 수 없다'는 의사표시가 된다고 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칭찬은 모두 칭찬을 받을 자격이 충분합니다. 애써 부정하려고 하다 아이를 낙담시키는 일은 더이상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위 도서는 위즈덤하우스 서평단에 선정되어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