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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0년 이어온 사천목씨 집성촌 마을 원당리는 대전시 유성구 대정동 일대다. 도로 개발로 인해 사람들이 떠나면서 집이나 우물터도 부서질 계획이다.
500년 이어온 사천목씨 집성촌 마을 원당리는 대전시 유성구 대정동 일대다. 도로 개발로 인해 사람들이 떠나면서 집이나 우물터도 부서질 계획이다. ⓒ 목화균
 
2018월 4월, 사천목씨 군선공파 종친 임시총회가 열렸다. 하지만 나는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종원(종친회 구성원)이 될 수 없었다. 종중 회칙 제4조 '종원은 19세 이상 남성으로 한다'는 규정을 들어 '여성은 총회에 들어올 자격이 없다'는 아우성이 난무했고 발언권도 제한되었다.

총회에서 생긴 충돌 원인은 개발 보상금 때문이었다. 대전 도안대로를 개발하면서 종중 땅에 생긴 보상금 약 37억 원을 분배하는 과정에서 남녀를 차별해 여종원에게는 남종원의 50%만 지급하기로 투표를 통해 결정한 것이다. 심지어 나는 여자이기 때문에 계약할 수 없다고 해서, 돌아가신 아버지 이름으로 임대차 계약서를 목씨 종중과 써야 하는 '불법'을 강요받았다.

또한, 당시 이사회 참가를 위해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모시고 갔다가 여자는 안 된다는 소리를 들으며 총회장 밖으로 쫓겨났다. 40여 년간 종친회 이사였던 아버지는 단지 딸이랑 왔다는 이유로 수모를 당하다 불편한 몸에 돕는 사람도 없이 홀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쫓아내는 이유를 묻자 사무장은 '내가 여자이고 여성 종원들에게 이사회의 내용을 전달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종중의 이사회는 전체 종친들을 대표해 일을 결정하고 추진하며 전체 종원들에게 차별 없이 진행 상황을 전달할 의무가 있음에도 너무나 어처구니없었다.

종중의 이런 차별적인 관행을 묵과할 수 없었다. 나는 임시 총회가 끝난 바로 그 자리에서 여성 종원들과 함께 법적 대응을 시작하기로 했다. 총회 재적인원 약 50%의 서명을 받아 총회 무효와 분배금 지급 가처분 소송을 시작했고 1년여의 지난한 법정 다툼 끝에 두 가지 모두 승소했다. 법원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남녀 차별하여 분배금을 지급하여서는 아니된다'(2018가합102885)고 판결했다.

그 결과 사천목씨 종중에서 여성의 종원 자격을 인정받았다. 회칙 제4조 '종원은 19세 이상 남성으로 한다'를 '종원은 19세 이상의 후예로 한다'로 바꾸는 회칙 개정안이 총회에서 통과되었다. 여성 종원도 이제 발언권뿐 아니라 이사회 임원이 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생긴 것이다. 하지만 실생활에서 관습은 법보다 강력하고 우선한다는데 우리 종중도 마찬가지였다.

법보다 강력한 관습, 남녀 차별
 
 주업이 농사였던 원당리 마을을 지나가면 대단지 아파트 단지가 있다. 또 다른 아파트 건설을 위한 재개발 보상분배금으로 사천목씨 집성촌 마을에 분쟁이 시작되었다.
주업이 농사였던 원당리 마을을 지나가면 대단지 아파트 단지가 있다. 또 다른 아파트 건설을 위한 재개발 보상분배금으로 사천목씨 집성촌 마을에 분쟁이 시작되었다. ⓒ 목화균
 
2019년 3월 정기총회 후 종중 회장은 '내 회장 임기 동안에는 여자가 이사되는 것이 싫다. 절대 불가능하다'고 하더니 법적인 절차를 무시했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서 딸만 6명인 우리 집에서 이사가 되는 일은 불가능해 보인다.

아직도 종중 총회는 패소한 판결을 인정하지 않고, 종중 회장단의 균등 분배안에 대한 제안이나 안건은 상정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여종원들이 문제를 일으켰다'는 발언을 계속하며 책임을 떠넘겼다. 총회장에서 내가 손을 들고 발언을 요청하면 '다음에 하십시오'라거나 심지어 발언 중인 나를 강제로 앉히기까지 했다.

또한, 기존 종중 이사회는 여종원들과의 소송 대응을 위한 변호사 비용 2000만 원을 종중 공금으로 사용했다. 여종원들은 소송비용을 십시일반 모아서 진행했는데, 종중은 패소한 측에서 부담해야 하는 700만 원도 공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소송은 종중 이사들과 여종원들 간의 법적 다툼이기에 종중의 공금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또한 현 회장단은 책임지고 사퇴해야 함에도 회장 재임에 도전해 결국 불신임 당했다. 바로 회장 공석 상황이 되었고 자동으로 총회는 임시총회가 되었다. 하지만 불신임 당한 회장이 임시회장을 자임했다.

불합리한 현 상황에 승복할 수 없어서 여성 종원들은 다시 남녀 차별 없는 분배금 균등 분배 강제 집행을 위한 소송을 준비 중이다. 여종원 측 변호사는 '현 회장과 이사들 스스로 자신들이 만든 함정에 빠진 상황이며 결자해지 하지 않으면, 즉 대화하고 원만한 타협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더 깊은 수렁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21세기에도 대전 시내 한복판 종중에서는 여성 차별이 여전하다. 시대에 뒤떨어진 '여성은 씨받이'라는 발언을 하거나 기본 권리를 제한하고 이유 없이 차별하는 종중 이사회에 마지막으로 호소한다. 세상은 바뀌었다. 하루빨리 여성 종원들과 대화하고 원만한 타협안을 제시해 주기를 학수고대한다.

#남여차별#사천목씨#종중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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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자유로운 영혼을 꿈꾸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때로는 그 자유가 다른사람들을 다치게 할수도 있지만, 내가 자유로울때 다른사람들을 더 많이 치유할수 있지 않을까요? 현재 나를 기쁘게 하는 것들! 자유로운 휴먼! 나와 함께 라오스에 봉사하러 온 단원과 현지 NGO 스텝과 함께 라오스 팍세에 자유롭게여행할 이번주 일주일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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