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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과후강사노동조합 김경희 위원장이 방과후강사의 생계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방과후강사노동조합 김경희 위원장이 방과후강사의 생계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김기완
 
학교 정규수업이 끝나면 논술, 미술, 스포츠, 음악 등을 가르치며 시간당 수업료를 받는 방과후강사는 1년마다 계약하는 학교 또는 위탁업체의 지시를 받고 일하지만 '프리랜서'라는 신분으로 인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방과후강사가 특수고용노동자가 아니기에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대상도 아니라고 한다. 그런데 정부는 '프리랜서' 신분인 방과후강사노조에게 노조 설립 필증을 발급했다. 물론 신청한 지 477일이 걸리긴 했지만 말이다. 정부가 '노동조합'이라고 인정했지만 노동자가 아니라서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대상이 아니라고 하는 역설적인 상황이다.

코로나19로 학교가 멈춘 이후 방과후강사는 생계 위기에 처했다. 방과후강사 10명 중 8명은 사실상 실업자 신세이지만 이들을 보호해줄 고용 안전망은 존재하지 않는다. 계약서는 무용지물이 되었고, 고용보험 같은 사회안전망도 '프리랜서' 신분인 방과후강사를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

방과후강사의 생계위기를 교육청은 관련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고용노동부는 고용보험 미가입자라서 외면해 왔다. 방과후강사는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정부에서 추진되는 고용보험 가입 특수고용노동자 14개 직종에도 제외되어 있다. 방과후강사에게도 고용보험 같은 사회안전망이 적용돼야 한다.

진보당은 특수고용노동자를 포함해 일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고용보험을 적용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코로나19 재난 속에 고용보험이 필요한 특수고용노동자인 방과후강사노동조합 김경희 위원장과 서면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두 차례 걸친 삭발의 결과, '노조 설립 필증' 
 
 방과후강사노조 조합원이 고용보험 대책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방과후강사노조 조합원이 고용보험 대책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 김기완
 
- 방과후강사와 방과후강사노조 소개 부탁한다.
"전국에는 12만 명의 방과후강사들이 있고 정규 수업이 끝난 뒤에, 영어나 수학, 미술, 요리, 주산, 스포츠와 같은 50여 가지의 다양한 과목의 프로그램을 저렴하고 안전하게 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다. 방과후노조는 2017년 2월에 발족해 노조 필증 신고 477일 만인 2020년 9월 18일 필증 교부를 받았다. 현재 약 2000명의 조합원이 전국에서 가입하고 있다."

- 노조 설립 필증이 477일 만에 나왔다. 조합원과 주변 반응은 어떠한가?
"2019년 6월 10일 고용노동부에 노조 설립을 신고했고 477일이 걸렸다. 노조 필증은 전국 고용노동청 앞에서 진행된 방과 후 강사들의 1인 시위와 저와 조합원들의 두 차례 삭발이라는 투쟁의 결과이기도 하다. 노조 필증 나온 사실을 실감하지 못하는 강사들도 있고, 모두가 기뻐하고 노조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높아졌다. 노조는 차별적인 불평등 문제를 바로잡고,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투쟁에 보다 앞장설 것이다."

- 코로나로 인한 방과후강사의 수입이 급감했다. 대책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방과후강사 1278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피해 실태를 조사한 결과 방과후강사의 월평균 수입이 13만 원으로 나왔다. 학교 수업이 주된 생계 수단인데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알바와 단기 일자리로 근근이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다. 또한 학교와 계약서를 작성한 탓에 다른 일을 하기도 힘들며, 신분이 불안정해 신용대출도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2020년은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계약서를 작성했기에 다른 일을 할 수도 없었고, 방과후학교가 재개되기를 기다리기만 했다. 수입이 없지만 우리를 보호해줄 대책이 없다. 방과후강사는 고용보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코로나처럼 경제 위기가 오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직군이기에 천재지변, 국가적 재난 상황이 와도 생계를 해결할 수 있도록 고용보험이 꼭 적용되어야 한다. 노동을 제공해 대가를 받아 먹고사는 모든 노동자에게 고용보험이 필요하다."

- 고용보험 적용 외에 다른 대책은 무엇인가?
"방과후학교 재개와 방과후강사의 계약연장이 되어야 한다. 방과후학교를 재개해 교육 공백을 해소하고 방과후강사의 생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교육과 돌봄이 필요한 학년을 중심으로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학교의 모든 활동이 재개해야 한다. 일부 지역에서 방과후학교가 부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안전하게 운영하면 방과후학교 재개가 가능하다고 본다.

또한 계약서를 2021년으로 연장해 2021년 방과후학교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 매년 초 학교와 12만 명의 방과후강사들은 계약서를 써왔다. 2021년 계약서 작성에 2020년 업무경력이 토대가 되는데, 올해 방과후학교는 사실상 열리지 않았기에 계약연장을 통해 방과후강사가 실업상태에 놓이지 않게 해야 한다."

- 방과후강사는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특수고용 14개 직종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이에 대한 입장은?
"프리랜서와 특수고용을 어떤 기준으로 구분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방과후강사들에게 노조 필증이 나온 것은 노동자라는 것을 입증하는 최대의 증거가 아니겠는가? 모든 특수고용직 노동자에게 산재보험과 고용보험이 적용되어야 한다. 방과 후 강사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는 법제화와 동시에 방과 후 강사들의 고용보험 적용이 이뤄져야 한다. 노조는 이 목표들을 가지고 싸워나갈 것이다."

- 제대로 된 전국민고용보험을 위해 정부와 정치권에 하고 싶은 말은?
"고용보험은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이나 특수고용직 혹은 영세한 자영업자에게 더 절실한 사회보장제도이다. 정부는 말로만 전국민고용보험을 시행한다고 하면서 선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특수고용직노동자가 어디에 얼마큼 있는지도 파악하기 어렵다. 그런데 임의로 특수고용 14개 직종에 대해 고용보험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일하는 모든 사람이면 누구나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어야 한다."

- 추가로 하고 싶은 말은?
"코로나19와 같은 국가적 재난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하루빨리 전국민고용보험에 대한 시행령을 구체화하기 바란다." 

#전국민고용보험#방과후강사#노동조합#특수고용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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