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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반값 등록금과 무상급식은 민주당의 대표 공약이며 정책이었다. 민주당이 정권을 잡지 못해 대학 반값 등록금은 대신 같은 취지의 국가장학금으로 대체되었다. 그러나 무상급식은 민주당 소속의 자치단체장이 많이 선출되면서 대부분 지역에서 이루어졌고 이제는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기본소득은 현재 찬반의 여론이 비등하지만, 민주당의 이재명 지사가 주도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즉 기본소득도 민주당 내의 주장이란 것이다.

이 세 정책은 다음 세 가지 면에서 유사성이 있다. 하나는 정책을 시행하는 데 필요한 행정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고, 다른 하나는 소득 역전이 생기지 않으며, 마지막으로 가계소득이 적을수록 심적으로 더 큰 혜택을 본다는 것이다.

국가장학금 정책이 실행되면서 장학금을 받기 위해 자신이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서류를 내고 또한 이를 확인해야 한다. 무상급식이 아니었다면 무상으로 급식을 받기 위해 자존심을 많이 상해가면서 자신이 저소득층이라는 증명서를 발급받아 내야 하고 또한 이를 확인받아야 한다. 여기에 들어가는 행정비용이 실제 예산의 얼마나 차지할지 상상해 보라! 구별하면 비용이 드는 법이다.

소득 분위가 경계선에 걸린 가구들을 생각해 보자. 예를 들어 연 수입 10만 원 차이로 국가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여부가 결정되면 결과적으로 수입이 역전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구별하면 이러한 현상은 경계선에서 항상 일어나기 마련이다. 무상급식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무상급식으로 받는 혜택이 연 10만 원은 넘기 때문이다. 개인의 노력이 아닌 정책으로 수입이 역전되면 참기 힘들 것이다.

한편 가계소득이 연 5천만 원인 사람과, 연 2억 원인 사람 그리고 연 10억 원인 사람들이 대학 등록금 반값으로 똑같이 연 500만 원을 받았다면, 이 혜택은 물질적으로는 똑같이 받았지만 심리적으로 느끼는 데에는 매우 큰 차이가 나지 않겠는가? 소득이 적을수록 가계에 훨씬 많은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바로 소비로 이어져 경기회복에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무상급식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소득이 적을수록 급식에 들어가는 비용의 상대적인 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즉 같은 금액을 받더라도 가계소득이 적을수록 심리적으로 더 많은 혜택을 본다는 것이다.

기본소득 역시 그렇다. 기본소득의 5원칙은 '보편성, 무조건성, 개별성, 정기성, 그리고 현금성'이다. 그래서 아무런 자격 심사 없이 모든 사람에게, 개인 단위로, 어떠한 노동 요구도 없이 무조건 현금을 지급하는 것이 기본소득이다. 이렇게 되면 구별하는 데 드는 막대한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소득 역전이 근본적으로 생길 수 없다. 게다가 예를 들어 모두 같은 월 30만 원을 받으면 사회의 주를 이루는 중산층도 혜택을 볼 수 있고 또한 소득이 적을수록 상대적 가치가 높아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이외 기본소득이 보장되면 수많은 인재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기회가 생긴다. 당장은 수입이 나지 않더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계속할 수 있어, 벤처기업처럼 그 중 극히 일부라도 잭팟이 터지면 이것은 나라 전체의 이익으로 돌아온다. 이러한 기본소득을 준다면 필요한 재원도 큰 저항 없이 목적세로 구할 수 있다고 본다.

'대학 반값 등록금과 무상급식 그리고 기본소득'은 근본 철학이 같은 정책이다. 대학 반값 등록금과 무상급식을 과거 민주당의 중요한 공약으로 채택했듯이, 누가 대통령 후보로 공천되든지 기본소득은 민주당의 주요 공약이 되었으면 한다.
 

#기본소득#무상급식#대학 반값 등록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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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통해 사회를 분석한 <오지랖 넓은 수학의 여행>, 역사가 담긴 자전거기행문 <미안해요! 베트남>, <체게바를 따라 무작정 쿠바횡단>, <장준하 구국장정6천리 따라 자전거기행> 출간. 전 대전환경운동연합 의장, 전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장, 현 배재대 명예교수, 피리와 클라리넷 연주자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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