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대 청소노동자들의 권리찾기를 지지하는 재학생, 졸업생, 지역주민 긴급 공동행동(숭실대 공동행동)이 15일 11시 숭실대학교 베어드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동행동은 숭실대가 청소노동자들의 고용불안 상황을 방치하고 있으며 수차례 물의를 일으킨 용역업체와 계약을 이어가려는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첫 발언자로 나선 권혁신 전 숭실대 총학생회장은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며 학생들의 관심을 강조했다. 권 전 회장은 "우리가 대학에 다니는 이유는 사회에서의 성공과 더 나은 삶을 위해서다. 그렇게 하려면 이타적인 삶이 필요하다"며 "졸업을 하고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이기적인 삶은 견제의 대상이 되거나 외면당하기 일쑤였다. 주변을 둘러보고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도와야 나중에 자신도 떳떳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를 만드는데 크게 기여를 해 IT 강국의 초석을 닦은 숭실대다. 긍지를 깎는 일이 계속 이뤄지는 것은 한탄스럽다"면서 "숭실대는 기독교 이념에 따라 어려운 처지의 사람을 도와야 한다. 전부터 청소노동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셨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데 학생들이 외면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끝맺었다.
다음으로 재학생을 대표해 발언에 나선 노서진 숭실대 노동자학생연대(노학연대) 살피재 위원장은 공동체 정신에 대해 말했다. 그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면 자신들이 다니는 학교에 대해 자랑스럽게 말하는데 저는 그렇지 않았다"며 "올해 초 학교에 입학하고 처음 방문했을 때 가장 먼저 본 풍경이 청소노동자들의 집회였고 그게 봄이 지나고 여름이 갈 때까지 이어질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노 위원장은 "이 집회가 어떤 문제가 있는지 왜 이어지는지 나중에야 알게 됐다. 24년 불법 계약도 충격이지만 경쟁입찰을 거치고도 기존 업체가 선정된 것은 더욱 충격이었다"면서 "숭실대가 상생과 포용을 가르치는 환대의 공동체가 됐으면 좋겠다. 수업에서 배운 연대의 가치, 채플에서 들은 공동체의 중요성을 실제로 실천하길 바란다. 당당하게 숭실대가 좋은 학교라고 말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시민사회 몫으로 발언한 임정희 동작마을넷 마음껏 공동대표는 이웃을 언급했다. 임 공동대표는 "청소노동자는 누군가의 부모님이며 자신의 이웃일 수 있다. 학생들이 관심을 가져달라"며 "동작구의 자랑스러운 숭실대라는 이름을 되찾을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함께 노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옆에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권은 모두 소중하고 존중받아야 마땅하다"면서 "제가 지역 활동을 하는 만큼, 지역에서도 조금이라도 더 많이 알리고 동작구 주민으로서도 더 관심을 갖고 함께하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마지막 발언에 나선 이호영 정의당 동작구위원회 위원장은 "학교는 학교 밖에서도 배울 게 있어야 한다. 적어도 지금 숭실대 장기투쟁에선 그다지 배울 게 없어 보인다"면서 "대학은 더 크게 가르치라는 의미다. 청소노동자를 대하는 숭실대는 기독교 건학 이념에 걸맞은 행동을 하고 있는지 곱씹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뒤이어 이 위원장은 "학교 측에서 집회가 끝나고 임시조직(TF)을 꾸렸다며 이미 모든 게 정리된 것처럼 말하지만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며 "지금은 민주노조가 집회를 잠시 접었으나 상황이 나빠질 경우 언제든 투쟁은 이어질 수 있다. 문제가 제대로 해결될 때까지 가능한 많은 수단과 방법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향후 공동행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재학생과 졸업생을 조직화하고, 교육부 감사를 추진함과 동시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협조를 받아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