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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학년도 수능 필적 문구 이해인 시인의 시에서 발췌 '넓은 하늘로의 비상을 꿈꾸며' 2022학년도 대수능 필적확인문구
2021학년도 수능 필적 문구 이해인 시인의 시에서 발췌 '넓은 하늘로의 비상을 꿈꾸며'2022학년도 대수능 필적확인문구 ⓒ 추준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아래 평가원)은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생 필적 확인 문구로 이해인 시인의 시 '작은 노래2'에서 '넓은 하늘로의 비상을 꿈꾸며'를 골랐다. 2021학년도 수능에는 나태주 시인의 시 '들길을 걸으며'에서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을 따왔다. 

평가원은 대리시험 등의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2006학년도 수능에 필적 확인 문구를 처음 도입했다. 그러나 대리시험과 같은 부정행위자를 찾으려 필적확인문구까지 살펴본 사례는 없다고 한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작년에 이어 코로나 시국에 치르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자가격리 대상자는 별도 학교에서, 유증상자는 특정 장소에서 시험을 보았다. 

수험생은 답답한 마스크를 쓴 채 매 교시 문제지를 받자마자 답안지에 인적사항과 '넓은 하늘로의 비상을 꿈꾸며'를 썼다. 본령이 울리기까지 몇 분 동안 이 문구를 응시하며 작은 가슴에 조그만 안정을 주었으리라 생각한다.

작은 노래2    
- 이해인

어느 날 비로소
큰 숲을 이루게 될 묘목들
넓은 하늘로의 비상을 꿈꾸며
갓 태어난 어린 새들

어른이 되기엔 아직도 먼
눈이 맑은 어린이
한 편의 시가 되기 위해
내 안에

민들레처럼 날아다니는
조그만 이야기들
더 높은 사랑에 이르기 위해선
누구도 어쩔 수 없는
조그만 슬픔과 괴로움

목표에 도달하기 전
완성되기 이전의 작은 것들은
늘 순수하고 겸허해서
마음이 끌리는 걸까

크지 않다는 이유만으로도
눈물이 날 만큼 아름다운 것들의
숨은 힘을 사랑하며
날마다 새롭게
착해지고 싶다

풀잎처럼 내 안에 흔들리는
조그만 생각들을 쓰다듬으며
욕심과 미움을 모르는

작은 사람들이 많이 사는
행복한 나라를 꿈꾸어본다

작은 것을 아끼고 그리워하는 마음을
보이지 않게 심어주신
나의 하느님을 생각한다

내게 처음으로 작은 미소를 건네며

작은 것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가장 겸허한 친구의 목소리를
다시 듣고 싶다


*역대 필적확인 문구
2021학년도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 / 나태주 시 '들길을 걸으며'
2020학년도 너무 맑고 초롱한 그 중 하나 별이여 / 박두진 시 '별 밭에 누워'
2019학년도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 김남조 시 '편지'
2018학년도 큰 바다 넓은 하늘을 우리는 가졌노라 / 김영랑 시 '바다로 가자'
2017학년도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  / 정지용 시 '향수'
2016학년도 넓음과 깊음을 가슴에 채우며 / 주요한 시 '청년이여 노래하라'
2015학년도 햇살도 동글동글하게 뭉치는 맑은 날 / 문태준 시 '돌의 배'
2014학년도 꽃초롱 불 밝히듯 눈을 밝힐까 / 박정만 시  '작은 연가'
2013학년도 맑은 햇빛으로 반짝반짝 물들이며 / 정한모 시 '가을에'
2012학년도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 황동규 시 '즐거운 편지'
2011학년도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 정채봉 시 '첫 마음'
2010학년도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 유안진 시 '지란지교를 꿈꾸며'
2009학년도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 윤동주 시 '별 헤는 밤'
2008학년도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 윤동주 시 '소년'
2007학년도 넓은 벌 동쪽 끝으로 / 정지용 시 '향수'
2006학년도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 윤동주 '서시'

#수능필적확인#2022학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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