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 죽도에는 김유곤씨와 그의 아내 김윤정씨, 그리고 네 살 난 아들 민준이가 살고 있다. 죽도에서 태어난 김유곤씨는 아버지 때부터 더덕 농사를 지으며 살아왔는데, 그에게 가장 큰 애로사항은 교통과 교육 문제다. 현재 김씨는 교육, 의료, 교통, 배 운임, 문화생활 때문에 죽도를 떠나야할지 말아야 할지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특히 너무 비싼 배 운임은 그의 어깨를 무겁게 한다. 죽도는 울릉도 저동항과 불과 4.3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어선을 이용하면 편도 10만 원, 왕복일 경우 20만 원을 내야 한다. 그마저도 내년엔 왕복 30만 원으로 올려달라고 했다 한다.
전국의 모든 섬 주민들이 거리가 아무리 멀어도 여객선 운임으로 5000원 정도만 내는 것과 비교했을 때 아주 큰 차이다. 편도 요금 10만 원은 대한민국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아주 비싼 요금이다. 유일한 교통수단인 배 문제가 해결되면, 생필품을 울릉도에서 죽도로, 죽도 농산물을 울릉도로 운반하는 게 수월해질 것이기에 김씨와 울릉도 주민들의 삶의 질이 함께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울릉 죽도에 1톤짜리 선박 한 척을 지원해야 할 당위성을 보여주는 사례도 있다. 강화군 말도는 11가구 16명이 살아가는데 겨울철에는 수·목, 여름철에는 월·화·목·금에 무료로 행정선을 운항하고 있다. 이것뿐만 아니라 한 달에 두 번 차도선이 들어가기 때문에 차량이나 건축 자재, 생필품을 싣고 올 수 있다. 제주도 추자면은 추자도에서 횡간도 5가구, 추포도 1가구를 위해 월·화·목·금 4번 행정선을 띄워주고 있다. 완도군 장도에는 2가구 4명이 사는데 군에서 1톤짜리 배를 건조해 줘 주민들이 이 배를 타고 육지 나들이를 한다.
신안군 가거도는 1구까지 여객선이 운항되며 3구 주민들이 낚싯배를 이용하면 신안군에서 경비를 지불하고 있다. 심지어 신안군은 주민편의를 위해 10년 전부터 야간 여객선까지 운항하고 있다. 지난 11월에는 완도군 금일도까지 야간 운행을 시작하였고, 통영 한산도는 곧 야간 운행이 시작된다.
죽도가 독도처럼 대접을 받지는 못해도 가장 기본적인 교통 문제는 해결해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생각한다. 관계 당국에서는 국토 관리 차원과 관광객들 유치, 공평 사회, 균형발전, 복지 차원에서 울릉군 홍보 차원에서도 죽도에 배가 다닐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들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는 김유곤씨는 "아이가 또래 아이들과 교류가 없어 지적성장이 늦어지고 다른 아이들과 달리 발육 상태가 뒤떨어지는 것을 보며 부모로서 늘 죄인 된 기분으로 살아갑니다"라고 하소연했다.
당국에서 배가 하나 마련해 주면 이 배를 가지고 아들을 배에 태워서 울릉도로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광운대학교 해양섬정보연구소 소장입니다. 이 글은 여수넷통에도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