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국가의 운명을 결정할 만큼 중요한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대통령 선거가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갖는 권한 때문이다.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이자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정치, 외교, 행정, 안보, 경제, 환경, 노동, 교육 등 국가의 운영과 결정권을 가진 힘 있는 존재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한 나라의 대통령을 뽑기 위해서는 투표가 선행되어야 한다. 투표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민에게 의견을 묻고 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대통령은 민의에 의해 선출되며 투표권을 가진 국민은 주권자의 한사람으로서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한 사람의 투표가 모여 다수가 되고, 그것이 모여 민의가 된다. 그만큼 국민 각자에게 주어지는 투표권은 중요한 주권의 표현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투표가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선택에 따라 국가의 운명이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투표란? 자신이 선택한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국민의 삶이 좋아지고 미래가 희망적일 거라는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 사회가 처한 정치 현실을 보라! 지금 우리 사회는 후보자의 능력과 자질보다 이념적 성향에 치우치거나, 맹목적 지지를 통해 후보를 결정하려는 경향이 많다.
후보의 선택에 있어 자질과 능력의 검증보다 우상숭배처럼 무 조건적으로 지지자를 따르려는 경향을 경계해야 한다. 프란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우상을 경계하라고 한다. 우리의 마음속에 가진 오류나 편견 또는 선입견을 제거하지 못하면, 우리의 의식은 우상으로 부터 벗어날 수 없다. '우상은 우리의 판단을 혼란스럽게 하며, 본질을 흐리게 한다.'
세상을 살면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이 '우상과 의식의 결핍'이다. 우리는 대통령을 선택하는 과정에 있어 우상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 만약 국민의식이 우상에 매몰되면 국민은 의식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다. 노예의식은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고 주인의식이 없는 존재로서 자신의 주관보다는 남의 이야기를 진리로 받아들이는 오류를 범한다. 우리가 차기 대통령을 선택하는데 있어 이러한 의식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
대선을 얼마 남지 않는 시기, 국민이 바라는 후보의 자질은 무엇일까?
국민이 바라는 차기 대통령에 대한 바램은 그렇게 큰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최소한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려면 다음과 같은 자질을 가져야 한다."
첫째, 국민의 삶을 '행복'하게 해줄 확신이 있는 후보이어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을 인간의 고유한 기능이 덕에 따라 탁월하게 발휘되는 영혼의 활동이라고 하였다. 인간에게 있어 '행복'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인간이 한 생명체로 태어나 한평생을 살아가면서 행복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이처럼 인간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권리가 국가의 존재 이유이다.
국가는 복지의 측면에서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보장하여야 한다. 행복은 인간이 삶을 살아가면서 누려야 할 최소한의 욕구이기 때문이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은 국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적 구조를 마련하여야 한다. 이러한 구조의 실천으로 복지정책이 있다. 복지정책은 국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보장정책이다.
둘째, 정치적 성향과 이념을 넘어 '하나의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후보이어야 한다.
우리의 정치 현실을 보라! 우리는 정치적 이념과 성향에 따라 대통령을 결정하는 갈등의 사회에 살고 있다. 하나의 대한민국이 선거철만 되면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삼국시대로 회귀한다. 그것은 지역주의 때문이다. 지역주의의 가장 큰 원인은 지역 간의 갈등을 선거에 이용하려고 하는 사람들 때문에 발생한다.
하나의 대한민국이 선거철만 되면 신라와 백제로 갈라져 싸우는 듯한 이 현실을 무엇으로 말할 수 있을까?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대한민국이라는 조그마한 땅덩어리에서 선거철만 되면 동서로 분열된 우리의 현실 정치를 보면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디지털과 정보화로 세계가 무한경쟁 시대를 살아가는 현실에서 하나의 나라가 두 개로 분할되어 국론을 소진하는 일은 제고되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셋째, 자신의 정책을 실현할 '실천적 의식'을 가지고 있는 후보이어야 한다.
정치는 말을 먹고 살지 않고 실천을 먹고 산다. 실천적 의식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념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완성하려는 의지이다. 실천적 의식만이 오직 국민을 위하고 국가를 위하는 것이다. 말로만 하는 정치는 정치라 할 수 없다. 말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지만,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국민이 원하는 대통령은 이러한 후보이어야 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책을 실천적으로 옮길 수 있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넷째, 경제, 안보, 민생을 포함한 '국민의 삶'을 책임질 후보이어야 한다.
대통령은 되려는 사람은 국가의 운명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무한경쟁의 현대사회에서 경제적으로 세계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며, 북한과 주변의 안보정세 속에서 정치, 외교, 안보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만약 국군 최고 통수권자가 잘못된 판단으로 전쟁에 휩쓸린다면, 국가의 운명은 돌이킬 수 없는 과오를 범할 수 있다. 따라서 차기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은 평화를 통해 안보를 확립하고 민생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다섯째, 최소 '100년을 내다보는 정책'을 실현할 수 있는 후보이어야 한다.
한 국가의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은 최소한 100년 이상을 내다보며 정책을 세워야 한다. 한 나라의 정책이 실현되고 완성되어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 것은, 100년 이상이 지나야 나타나기 때문이다. 국가의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현실 정치에 머무는 사람은 대통령의 자격이 없다고 할 수 있다. 국가의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은 현실 정치를 넘어 미래 100년까지를 내다보는 정책을 가져야 한다.
얼마 남지 않은 대통령 선거를 바라보며, 후보마다 자신의 정책과 주장을 내세우지만,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 만약 자신의 이익이나, 집단주의에 매몰되어 한 치 앞도 보지 못하는 후보를 선택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는 길은 오직 올바른 투표밖에 없다.
이념과 우상에 매몰되지 않고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책임질 후보가 누구인지를 명확히 판단하여 자신의 주권을 행사하여야 한다. 만약, 이러한 투표권을 무의미하게 사용한다면, 국민은 그 대가를 감당해야 할 것이다.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다." - 플라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예술, 문학, 철학적 사유를 통해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공간철학자이자 건축가이다. 현재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공간디자인학과, 테크노전문대학원 공간문화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미국 뉴욕 프랫대학 인테리어디자인 석사,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의 UC버클리대학 뉴미디어 센터에서 1년간 방문학자로 있었다. 저자는 '해체주의 건축의 공간철학적 의미체계' 라는 박사 논문을 통해 공간철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적 영역을 개척하였다. '공간철학'이란 반성을 통해 지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직관을 통해 무형의 공간과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주요 저서로는 장편소설로 '비트의 안개나라'와 시집으로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가 있으며, 건축 전문서적으로 'Archiroad 1권(Hyun), 2권(Sun), 3권(Hee)'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또한, <현대지성 출판사>에서 '철학의 위로'라는 책이 최근 출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