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전진선 학생과 같은 중학교를 다니는 김동하(중3), 김영록(중2), 권대환(중2) 학생이 함께 기획하고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편집자말] |
기사를 쓴다는 것은 열다섯 살인 나에게 첫 경험이자 재미있는 도전이다.
이 도전이 재미있을 수 있는 이유는 사실 <오마이뉴스>에 내가 나온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은 친근한 마음으로 기사를 쓸 수 있을 것 같아서이다. 담임 선생님께서는 지난 5월, 전교생 4명인 우리 중학교의 생활을 기사로 쓰셨다(관련 기사 :
전교생 4명 중학교, 교사가 호들갑 떠는 까닭 http://omn.kr/1ym16).
기사란 자고로 환경, 정치, 다른 나라에서 생긴 일 등 사회에서 일어난 것을 '전문기자'가 알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마이뉴스>에 나 같은 청소년도 자신의 일상을 소재로 기사를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차도만 있고, 인도는 없는 등하굣길
나는 수도권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강원도 삼척으로 전학을 왔다. 삼척에서도 산속 깊은 곳, 편의점도 없는 산골에서의 생활은 처음에는 낯설었다. 지금은 즐겁게 학교 생활을 하고 있지만 어려운 점이 있다. 그 어려운 점을 기사로 써 보고 싶어 이렇게 도전하게 된 것이다.
나는 걸어서 등하교를 한다. 문제는 등하굣길에 차도만 있고 인도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이때가 가장 위험하다. 덤프트럭이 빠르게 지나다니는 곳인데 다리 위에서 사람이 차량을 피하기에는 너무 좁다.
내가 한 걸음만 옆으로 발을 내디디면 차와 닿을 만한 거리이다. 비라도 오는 날이면 지나가는 덤프트럭에서 튕기는 물을 피할 길이 없다. 대부분은 차량 운전자분들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으면 반대쪽 차선에서 차가 오지 않는 한 나를 피해서 지나가 주신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자주 있다. 그럴 때는 오로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다리 난간에 바짝 붙어 빠르게 지나가야 한다. 이럴 때 가장 속상한 일은 아침에 열심히 머리를 만진 것이 바람 때문에 망가진다는 것이다.
또한 다리를 건널 때 차가 오는 것이 보이도록 되도록 반대 차선으로 걸어 다니는데, 간혹 차량 운전자가 반대 차선에서 추월하면서 내 옆을 지나갈 때는 솔직히 속으로 욕이 튀어 나올 지경이다. (입밖으로 내지 않고 속으로만 해요. 진짜예요)
국토교통부의 답변, 2025년까지 도보 설치 계획?
이러한 문제는 나에게만 일어나는 게 아니다. 학교 친구들도 나와 비슷한 경험이 있고, 담임 선생님도 우리와 함께 다리를 건너 보시고 걱정해 주셨다. 나의 가족과 이웃 어르신들도 이 길을 지나 버스 정류장에 가시고, 읍내에 장을 보러 다니신다.
특히나 거동이 불편하신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천천히 그 길을 지나가실 때면 '이 길에 인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저절도 든다.
내가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쓰기 전에 담임 선생님께서는 이 문제로 먼저 국토교통부에 민원을 넣으셨다. 담당 부서에서는 2025년까지 이 구간에 도보 설치 계획이 있지만 언제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는 답변을 하였다고 한다.
이렇게 기사가 나가면 인도를 설치하는 시기가 조금 빨라질 수 있을까? 좀 더 빨리 안전하게 다닐 수는 없는 걸까? 내년에는 내 여동생도 이 중학교에 입학을 한다. 부디 내 동생의 등하굣길은 안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