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공천 갈등'과 관련해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당 인재영입위원회 간사)이 글을 보내와 싣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다양한 의견을 환영합니다. [편집자말] |
최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공직자평가 하위 20% 의원들에게 개별 통보를 시작했다. 그러자 하위 20%에 해당하는 의원들이 '커밍아웃'하며 탈당하거나, 당 지도부가 '인위적으로 비명계 의원들을 배제하려는 아니냐'며 공정성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조금만 깊이 있게 평가제도를 살펴보면 당 지도부가 개입할 여지가 없음을 알 수 있다.
이 평가제도는 2015년 문재인 당대표 시기에 김상곤 혁신위가 만들었다. 당시 혁신위는 공천권을 둘러싼 논란을 최소화하고, 자의적이었던 공천 기준을 시스템으로 만들어 평가하자는 목적으로 평가 항목을 세분화했다.
평가는 독립된 기구에서 진행되고 결과는 밀봉돼 총선 직전에 공천관리위원장에게 전달된다. 아래 표는 의원 평가의 세부 항목별 배점 및 반영비율이다.
평가의 큰 분류를 보면 의정활동(38%), 당 기여활동(25%), 공약이행(10%), 지역활동(27%)로 구성돼 있다. 더 세분하면 입법활동, 상임위 활동, 본회의 출석율 등 30여 개 항목이 있는데, 평가 방식은 약간의 미세조정이 있었으나, 큰 변동없이 유지되어 왔다.
그런데 왜 이번 평가에 유독 비명계 의원이 다수 포함됐을까?
제가 추론하기로는 평가 시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된다. 입법활동이나 지역위원회 운영 등은 4년간의 누적치를 평가하는 것이므로 시기에 상관이 없다. 그리고 의원들이 모두 제 나름대로 열심히 했을 것이기에 점수 차가 많이 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평가 비중이 큰 의원 간 다면평가, 당직자의 의원평가, 권리당원과 일반 국민 여론조사 평가는 2023년 11월과 12월에 이뤄졌다. 그런데 이 시기 직전에 의원, 당직자, 당원 그리고 국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사건이 있었다.
2023년 9월 21일 이재명 당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당시 민주당 의원 30여 명이 가결표를 던지고, 무효와 기권 10명을 포함하면 약 40명이 이 대표를 체포하라는 데 동의한 셈이었다. 이재명 대표에 대해 의원 개개인의 호불호는 있을 수 있지만, 윤석열 검찰에게 야당 당대표의 인신구속권을 넘겨준 의원들에게 비난이 쏟아졌고, 가결표를 던진 것으로 예상된 의원들의 명단이 소셜미디어 상에 한참 떠돌았다. 의원들도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강 어떤 의원들이 가결표를 던졌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초선 의원은 초선끼리, 재선 의원은 재선끼리 다면평가를 했던 2023년 11월 저의 기억을 더듬어 본다. 의원회관 제 책상 위에서 의원 다면평가를 하면서 그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았다. 제 양심을 걸고, 누구의 지시나 모의도 없었다. 당연히 당시에는 이런 결과가 나오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제가 평가했던 것처럼 의원들의 다수는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에게 후한 점수를 주지 않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원래 다면평가는 특성상 100%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베스트 5%와 워스트 5%는 가려낸다고 한다. 하나의 집단에서 생활하는 무리의 생각이 유사하니까.
이상의 글은 어디까지나 추론에 불과하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김성환씨는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노원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