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문학관(관장 정세훈 시인)이 오는 5월 1일 노동절에 제3회 노동예슬제를 연다. 주제는 '홍매화마저 아프다 하네!'다. 제1회 예술제 이후 지차체의 재정지원 없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체 재정으로 여는 노동예술제는 열악한 재정 형편상 노동절 하루만 열린다.
이날 오후 2시에 갖는 홍범도 장군 흉상 제막식에 이어, 3시 제3회 효봉윤기정문학상 시상식, 4시 홍매화 전시회(정세훈 소장) 초대식 등으로 진행된다.
노동문학관은 지난 3월 25일 경내에 새로운 홍범도 장군 흉상을 건립했다. 이와 관련해 노동문학관 관장인 필자는 "홍범도 장군은 일제 강점기 구국 해방 전선의 최고봉 독립투사이며, 청소년기 머슴, 공장, 광산, 사냥 노동자로 노동의 참된 가치와 얼을 실천하고 전해준 진정한 노동자"라고 전제하고 "새로운 흉상건립은 장군에 대한 역사를 왜곡하며 육사와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청사 앞에 건립한 장군의 흉상을 철거하겠다고 공표한 권력자와 추종자들에게 본때를 보여주고, 민족의 바른 얼과 혼을 심어 후대에 전하기 위해서다. 175명의 개인과 단체가 건립에 동참했다. 열악한 재정에도 건립할 수 있었던 것은 헌신 수고해 준 박주부 조각가의 헌신 덕분"이라고 밝혔다.
효봉윤기정문학상은 일제 강점기에 활동한 소설가이며 비평가인 카프 초대서기장 효봉 윤기정을 기리기 위해 설립된 미국 재단법인 효봉재단이 주관하고 노동문학관이 주최하는 상으로 올해 제3회 수상자로 성희직 시인이 선정됐다.
성 시인은 시집 '광부의 하늘이 무너졌다'에 갱도 막장에서조차 버림받고 진폐 등 직업병에 시달리며 핍진하게 살아가는 전직 광부 등 노동자의 삶을 심도 있게 담아내었으며, 노동자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단식과 두 차례의 단지(斷指) 등 노동운동에 매진해 왔다.
소시민 노동자 민중의 아픔을 홍매화에 녹여 담은 홍매화 작품 40여 점을 선보이는 필자의 홍매화 전시는 4월 10일부터 시작해서 5월 31일까지 40여 일동안 진행되며, 5월 1일 오후 4시 노동예술제의 일환으로 초대행사를 갖는다.
홍매화 / 정세훈
세상이 아프니 시절도 아프고
시절이 아프니 내 맘도 아프고
내 맘이 아프니 내 몸도 아프다
내 몸이 아프니
나 어린시절 내 몸 뜨락에
고이 심어 놓은
홍매화마저 아프다 하네
그 홍매화, 그 홍매화,
산마을 어린 소년
나뭇짐 지게질 노동하듯
이봄엔 그렇게
꽃망울 터트려 보자고
아픈 세상 아픈 시절로
호명해 내었네.
홍매화야! 홍매화야!
우리 맘껏 울자!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정세훈씨는 시인이자 노동문학관 관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