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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암 왕인박사 박물관 가는 도로변 벚꽃 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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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정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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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지만 남도 길 휘도는 벚나무 꽃망울들이 겨우내 잠적한 설움을 봄햇살에 기대어 펑펑 쏟고 있다.
일시에 토하는 하얀 울음으로 오일장 펑튀기처럼 가벼워진 몸, 살풀이 춤이나 신명나게 추다 가려는지 남도 길마다 하얀 옥양목을 길게 펼쳐 놓은 듯 이어졌다.
봄 바람 굿거리 장단에 하늘하늘 춤추다 꽃비로 내려 길가 꽃무덤이 되는 짧은 생이지만, 갇힌 세상 활짝 열기 위한 한바탕 살풀이 춤인양 꽃샘바람에 하늘거린다.
4월 5일 해마다 빠지지 않고 행하는 남도 벚꽃길 드라이브를 다녀왔다.
해남에 거주한 사람으로 대흥사 입구 벚꽃 터널을 시작으로, 영암 시내 도로를 수놓은 벚나무 행렬을 차창 너머로 바라보며 왕인박사 박물관에 도착하니 축제가 끝나서인지 시설물을 거두는 중이었다.
올핸 벚꽃 개화가 늦어 축제 기간에 다녀간 사람들의 실망이 컸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축제는 끝났지만 뒤늦게 개화 소식에 찾아온 사람들이 많았지만 붐비지 않아 좋았다.
더구나 아프리카 흑나무 탈 조각과 우리나라 탈전시를 하고 있어 관람하였는데, 아프리카 탈은 지역을 침범하지 말라는 경계적인 탈로 오싹함이 있었지만 우리 나라 탈은 해악적이며 친근해 보였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영암 월출산의 큰바위 얼굴 사진이었다.
선거를 앞두고 있어서인지 큰바위 얼굴을 보며 큰바위 얼굴처럼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인물들이 뽑혔으면 하는 생각이 스쳤다.
왕인 박사 벚꽃 터널을 벗어나 순천으로 향했다. 강변을 휘돌듯 핀 순천 동천변 벚꽃은이미 입소문이 난 곳이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만개학 벚꽃이 강변을 휘돌고 있어 모바일 폰 렌즈에 풍경으로 들어왔다.
해마다 벚꽃길 드라이브는 구례와 섬진강변까지 다녀오곤 했는데 최근 가족 여행으로 산청 산수유꽃을 보고 오는 길에 차창을 따르는 벚꽃 행렬을 눈으로 감흥한 뒤라 가지 않기로 했다.
지금 남도는 물론이고 전국은 벚꽃이 만개해 환하다. 6일 오후, 사전투표를 하고 돌아오는 동네 어귀 도로변에도 만개한 벚꽃이 하늘 거린다. 선거날인 10일 쯤이면 꽃샘바람에 하얀 꽃비가 흩날릴 것 같다. 전국이 벚꽃 살풀이로 세상 밝혔으니 큰바위 얼굴 같은 인물들이 뽑혀 국민들이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나라가 되길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