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 영향으로 과일 가격이 하락했지만, 양배추 등 일부 농산물 가격은 상승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16일 기준 양배추 한 포기 소매가는 5626원으로 지난 주(4월 8일, 5042원)보다 11.58% 올랐다.
지난 주 전국에 호우가 쏟아지며 폭등하기 시작한 양배추는 현재까지 출하량이 부족해 상승된 가격을 유지 중이다. 기자가 확인한 마트 진열 상품을 봐도 갈변 증상이 있는 상품이 많았다. 비싼 가격 대비 떨어지는 상품성을 보여 소비자의 외면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양배추 소매 가격의 고공행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농업관측센터는 4월, 5월 양배추 출하량이 각각 전년보다 23.7%, 8.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6일 마트에서 장을 보던 한 샌드위치 가게 사장은 기자에게 "지난 주에도 비싸서 여러 곳을 둘러봤는데 이번주에 가격이 더 오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가격이 너무 비싸서 대체할만한 것들도 찾고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또한 양배추를 주로 다루는 중화요리 전문점과 프렌차이즈를 운영하는 점주나 자영업자들은 가격 안정화를 바라고 있다.
배추 가격도 상승
양배추만 오른 것은 아니다. 배추 가격도 오르고 있다.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5월까지도 배추 가격이 대폭 상승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16일 기준 배추 1포기의 소매가격은 4416원으로 지난 3월 3673원보다 20.2%가 상승했다.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5월까지도 배추 출하량은 지난해 대비 6.7%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농산물이 출하될 때 가격과 소비자 손에 쥐어지는 가격 차이가 크게는 2배 이상 나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기상이변으로 인한 농산물 가격의 상승은 불가피 하지만 유통과정의 문제 또한 분명하게 나타난다. 가령, 사과 유통 시장을 보면 오프라인 도매시장에 몰려 있어 중간 유통상들이 공급을 조절한다면 가격 상승 폭을 키울 수 있는 구조며, 농가와 산지 공판장 그리고 도매시장 등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수수료가 붙게 되면 2000원에 출하된 사과가 5000원까지도 팔리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유통구조가 가져온 문제는 생산하는 농민에게도 고스란히 피해로 넘어온다. 예년보다 착과량이 줄어들어 결국 사과 값이 높아지더라도 남는 것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유통 구조개선 TF 가동에 나섰고 실태조사에도 착수한 상태다. 직거래를 도입해 도매 시장의 비중을 조금 낮추고 유통 단계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들 또한 최소화 하는 구상을 통해 가격완화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