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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대가 지난 16일 전국 학교에 보낸 공문
 동양대가 지난 16일 전국 학교에 보낸 공문
ⓒ 동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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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대가 한 업체에서 운영하는 학교 관리자(교장과 교감) 대상 유람성 행사를 '직무연수'라면서 올해만 전국 상당수의 학교에 3차례 이상 홍보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연수 운영 업체와 이를 홍보하고 나선 동양대 산학협력단에 대해서는 법규로 규정한 '특수분야 교원직무연수기관'에 등록된 현황이 발견되지 않아 '직무연수'란 용어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해당 업체 대표는 직무연수기관 등록 여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은 채 "불법은 아니다"고 답했고, 동양대 산학협력단 관계자들은 "회의 후 답변할 것"이라고 말한 뒤 답변하지 않았다.

'직무연수기관 지정 여부' 질문에 업체 대표 "불법은 아니다"

17일, 교육언론[창]은 지난 16일 동양대가 전국 학교에 보낸 '2024년 학교관리자 및 교원 직무역량강화 현장직무연수 참여 안내 및 홍보요청' 공문을 입수해 살펴봤다. 이 공문은 동양대가 교육기관 공문시스템을 활용해 일선학교에 보낸 것이다.

총장 결재일까지 적혀 있는 이 공문에서 동양대는 "동양대 산학협력단은 2024년 전국 학교관리자 및 교원 직무역량강화 현장직무연수 교육과정을 협력기관(H교육원)과 함께 운영하며, 연수과정 홍보를 협조하고 있다"면서 "귀 기관 소속 직원이 연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하여 주기 바란다"고 적었다.

동양대는 이 공문과 거의 같은 공문을 전국 상당수 학교에 지난 3월 27일과 4월 12일에도 보냈다. 공문시스템을 활용해 특정 업체의 행사를 한 달에 한 번씩 홍보한 셈이다.

이 연수업체인 H교육원이 진행하는 연수는 학교관리자와 교원 대상 세종, 제주도, 여수, 울릉도·독도 연수 등 4종류다. 모두 평일 포함 2박 3일 연수이며 참가비는 교통비 제외 59만9000원~ 69만9000원(1인1실은 73만7000원~79만9000원)이다. 기수별 연수 진행기간은 5월 30일부터 8월 30일까지다.

이 업체와 동양대는 해당 연수 모두에 대해 '직무연수'라는 제목을 붙였다.

교원등의연수에관한규정에 따르면 직무연수는 사설연수와 달리 공공연수원이나 특수분야 연수기관으로 지정된 기관이나 단체에서만 진행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교육언론[창]은 해당 업체와 동양대 산학협력단에 '특수분야 연수기관' 지정여부에 대해 확인해봤다.

해당 업체 이사는 교육언론[창]에 "충남교육청에 특수분야 연수기관으로 지정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교육언론[창]이 충남교육청에 확인한 결과 H교육원은 2022년과 2023년에 이어 올해에도 연수기관으로 지정된 사실이 없었다.

해당 업체 대표는 '특수분야 연수기관 등록 여부에 대해 알려 달라'는 교육언론[창]의 여러 차례에 걸친 전화와 문자질문에 대해 사실 확인을 해주지 않은 채 "소설을 쓰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면 강력 대응하겠다. 만나서 얘기하자"면서도 "('직무연수'라고 표현한 것 등이) 불법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교육 법규상 '직무연수'가 아닌데도 직무연수라고 홍보했다고 해서 처벌하는 규정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식 직무연수의 경우 공무원 연수학점이 인정되는 연수이며, 출장비와 연수비가 전액 지원된다. 만약, 정식 직무연수가 아닌데도 직무연수인 줄 착각해 국민세금으로 출장비와 연수비 등이 잘못 지급됐다면 혈세낭비가 된다.

국민혈세 낭비와 부적절한 직무연수 용어 사용 여부 등에 대해서는 교육부의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교육언론[창]은 해당 업체가 특수분야 연수기관으로 지정되어 있는지 교육부와 상당수 시도교육청 지정현황 자료를 갖고 확인한 결과 이 업체 명단을 찾을 수는 없었다. 동양대 산학협력단 또한 해당 업체와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동양대 산학협력단 관계자는 '동양대 산학협력단이나 H교육원이 특수분야 연수기관으로 지정받았느냐'는 교육언론[창]의 단순한 질문에 여러 차례에 걸쳐 "회의 뒤에 알려줄 것"이라고 말해놓고는 답변하지 않았다.

 
H교육원에서 진행하는 직무연수. 형광펜 부분이 유람성 내용
 H교육원에서 진행하는 직무연수. 형광펜 부분이 유람성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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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욕하고 워터쇼·백화점... 야경 크루즈가 직무연수?

해당 연수의 내용 또한 유람성이어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연수의 경우 스카이워터쇼 관람, 절물자연휴양림 방문, 요트체험, 백화점 방문, 족욕 체험 등 유람성 내용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여수 연수 또한 여수해상공원 케이블카, 오동도 방문, 항일암 방문, 예술랜드 방문, 야경 크루즈 체험, 검은 모래 해변 방문 등 여행성 내용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전북지역 한 고교 교장은 교육언론[창]에 "업체가 벌이는 교장 등을 대상으로 한 유람성 연수를 동양대가 여러 차례에 걸쳐 교육 공문시스템으로 홍보하고 있는데 국가시스템이 호객을 통한 돈 벌이 영업장이냐"면서 "더구나 해당 업체의 연수는 그 내용과 형식이 직무연수라기보다는 수상한 여행 연수로 보인다. 이런 이상한 행사에 국가 세금이 전국 학교에서 사용되는 것은 국가적 낭비라고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전문언론 교육언론[창](www.educhang.co.kr)에서 제공한 것입니다.


태그:#유람성 연수, #직무연수 논란, #교육언론창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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