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우리나라 1인세대 수는 972만4256세대(2023 행정안전통계연보)로 1천만 돌파를 앞뒀습니다. 전체 세대의 41%에 달합니다. 가구 수로는 전체 가구의 33.4%로, 세 집 중 한 집이 혼자 삽니다. 지방정부들은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주거 안정성을 높이는 등 다양한 1인가구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희망제작소가 지방정부 단체장들을 만나 1인가구가 행복한 지역 만들기 해법을 들어봅니다. [기자말]
대전 유성구는 비수도권 지역 가운데 드물게 인구가 계속 늘고 있습니다. 청년인구가 40%에 육박합니다. 출생률도 꾸준히 높아집니다. 인구감소‧저출생‧고령화의 거센 파고가 비껴간 '다 가진 도시' 유성구에도 1인가구 증가세는 뚜렷해, 전체 가구의 42%에 달합니다. 특히 청년 1인가구가 많아 일찌감치 맞춤형 지원정책을 마련했습니다. 과학도시답게 정보통신기술(ICT)를 접목한 1인가구 건강‧돌봄사업도 추진합니다. 이은경 희망제작소 소장이 정용래 유성구청장을 만났습니다. 
 
▲정용래 유성구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 유성구청

관련사진보기

 
이은경 희망제작소 소장(아래 이) : "우리나라 비수도권 지역은 인구감소와 청년인구 유출, 고령화로 고민이 많은데, 유성구 인구는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비결이 무엇인지요."

정용래 대전 유성구청장(아래 정): "대전에 유성구가 신설된 1989년 8만 명이던 인구가 지금 37만 명으로 늘었습니다. 그 사이 노은지구를 비롯해 도안신도시, 세종시 배후도시로서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그에 맞춰 교통·주거·생활·교육 인프라는 물론 문화적 생태적 환경을 갖추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유성구는 20세부터 44세까지 인구가 전체인구의 약 39%를 차지하는 젊은 도시입니다. 카이스트(KAIST)와 국립충남대학교 등 9개 대학이 있고 대덕연구개발특구에는 26개 정부출연기관, 404개 기업연구소 등 총 2000여 개 기업과 기관이 있어 학생과 연구원들이 많이 거주합니다.

청년들이 유성에 머물며 지역경제의 중요한 주체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사람 중심의 인적 자본을 육성하는 데 구정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온천과 공원, 산으로 둘러싸인 주변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더 좋은 주거환경과 여가·문화·복지환경, 보육·교육 환경개선과 같은 주민 생활밀착형 정책으로 인구증가를 견인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성온천문화축제
 유성온천문화축제
ⓒ 유성구청

관련사진보기

 
이 : "유성구 1인가구 비율이 40%가 넘습니다. 1인가구 정책도 일찌감치 추진하셨는데, 어떤 정책인지요."

정 : "유성구 1인가구 수가 7만을 넘어섰습니다. 2024년 3월 기준으로 전체가구의 42.1%에 이르고 증가 속도도 빠릅니다. 연령별로는 30대 이하가 54.8%로 청년 1인가구가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유성구에 1인가구가 많은 것은 앞서 말씀드렸듯 대학과 기업, 연구소가 많아 청년유입이 활발하고, 대학가를 중심으로 유성구의 1인가구 거주환경이 안전하고 쾌적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1인가구의 사회적 고립을 막기 위한 정책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중장기 정책 추진방향 수립을 위한 조사와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정책 수요에 맞춰 2022년과 2023년에는 요리교실, 공동장 보기, 취미품앗이, 텃밭 공동경작 등 다양한 특화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올해는 그동안 추진한 사업의 성과를 분석해 선택과 집중을 하려고 합니다. 만족도가 높은 사업을 중심으로 소셜다이닝, 마음건강 챙김, 안심홈세트 지원 등 맞춤형 정책지원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이 가운데 1인가구 소셜다이닝 프로그램인 '함께하는 식사'가 인기가 많습니다. 균형잡힌 식사가 어려운 1인가구를 위해 계절별, 주제별로 함께 요리와 식사를 하는 자리를 마련해서 건강한 식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소통과 교류를 통해 외로움을 해소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정책이 있어도 당사자들이 모르면 소용이 없지요. 그래서 1인가구 온라인플랫폼 '슬유살롱'을 운영하고, 1인가구보고서 '싱글벙글'도 발간합니다."

 
1인가구 온라인플랫폼 ‘슬유살롱’
 1인가구 온라인플랫폼 ‘슬유살롱’
ⓒ 유성구청

관련사진보기

 
이 : "과학도시답게 1인가구 정책에도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정 : "'생활환경 맞춤형 1인가구 건강모니터링 사업'인데요, 혈압과 당뇨, 우울증 등 만성질환율이 높고 건강관리가 취약한 1인가구의 건강관리를 목적으로 추진합니다. 지난해에 민·관·학 업무협약을 맺고 디지털 스마트헬스케어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유성구는 현장적용처로 참여해,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사업실증을 지원합니다.

2020년에 전국 최초로 테스트베드 지원 단일조례를 제정했습니다. 기업 입장에선 디지털 혁신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필요한 테스트베드 실증을 통해 가격을 낮추고 제품의 질을 높이고 시장진출도 앞당길 수 있지요. 우리 구는 핵심기술을 적용한 혁신적인 행정서비스를 발굴하고 시범운영하고 도입할 수 있으니 좋고요. 그간 관내 기업들만 지원했는데, 점차 문을 넓히고 있습니다."
 
테스트베드 실증사업 업무협약식
 테스트베드 실증사업 업무협약식
ⓒ 유성구청

관련사진보기

 
이 : "1인가구 증가로 인한 외로움과 고립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공동체의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습니다. 유성구의 공동체 활성화 사업과 관련한 경험과 노하우를 들려주세요."

정 : "그간의 경험에 비춰볼 때, 민간의 네트워크는 행정부서별로 형성되는 경향이 있어요. 민간 안에서 지역사회를 위한 협력을 촉진하지 않으면 분야 간 칸막이가 고정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정책을 설계할 때 민간의 포괄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걸 목표로 해야 합니다.

유성구는 2020년부터 마을활동가들로 구성된 중간지원조직인 '지역공동체 지원센터'를 운영하면서 공동체에 필요한 실질적인 지원을 했습니다. 또 '유성매직'이라는 마을공동체 사업 브랜드를 만들어서 주민들이 마을에서 함께 소통하고 활동하면서 마을문제를 발굴해 스스로 해법을 찾고 실천하는 활동을 지원하고 있어요. 활동은 주민 주도로 하고, 구는 지원자이자 촉진자 역할을 하는 것이죠.

사람들이 모여서 일을 도모하려면 '공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마을주민 누구나 집에서 걸어서 10분 이내에 '마을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2년 3곳으로 시작해 10곳을 만들었고 2025년까지 동마다 한 곳씩 20곳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디지털전환지원센터 청년점
 디지털전환지원센터 청년점
ⓒ 유성구청

관련사진보기

 
이 : "민선8기 임기가 어느덧 중반입니다. 그간의 성과를 꼽아주신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정 : "유성은 명실상부한 과학도시입니다. 항상 과학과 혁신적인 행정을 접목하는 방안을 고민해왔어요. 비대면, 개별화 확산에 대응하는 디지털 복지 연계망의 중요도가 커지고, 개인의 디지털 역량이 삶의 질을 좌우하게 되면서 디지털 분야 주민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앞서 설명한 테스트베드 실증 지원사업이 처음 시작된 것이 2016년 ICT(정보통신기술) 기반 스마트경로당 사업이었어요. 실증을 마치고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해 올해까지 총 120개소의 스마트경로당을 만들었고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경로당에 화상교육 시스템을 구축해서 온라인·다자간 취미·건강·교양등다양한 소통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어르신들의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돌봄사업을 확대한 것도 성과로 꼽고 싶습니다. 대전에서는 처음으로 학교돌봄터를 만들고, 각 지역별로 '다함께 돌봄센터'를 확충해 나가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지 9개소를 만들었고, 2026년까지 14개소로 늘릴 계획입니다. 올해는 관내 60개 돌봄시설에 최신기술을 활용한 '스마트돌봄체계'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유성구가 사계절 축제의 도시가 된 것도 자랑거리입니다. 봄에는 유성온천문화축제와 봄꽃전시회, 여름엔 유성재즈&맥주페스타, 가을엔 국화음악회, 겨울엔 유성온천 크리스마스축제가 열립니다. 원래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이 놀기도 잘합니다. 유성을 과학도시, 연구도시로만 생각지 말고, 이제 축제의 도시로도 기억해주기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해당 기사는 희망제작소 홈페이지(www.makehope.org)에도 게재되었습니다.


태그:#1인가구, #지방정부, #희망제작소
댓글

시민과 함께 사회혁신을 실천하는 민간독립연구소 희망제작소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