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거제시청 주차장 트럭 위에 있는 일제강제동원노동자상.
 거제시청 주차장 트럭 위에 있는 일제강제동원노동자상.
ⓒ 신호식

관련사진보기

 
[기사보강 : 21일 오전 10시 47분]

경남 거제시가 시민성금으로 만든 일제강제동원노동자상 건립을 불허해 전국적으로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노총은 오는 28일 오후 거제 장승포항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거제 일제강제동원노동자상 건립 부산울산경남 노동자 결의대회'를 연다.

민주노총 대전본부가 19일 대전에서 '거제시 노동자상 건립 불허 철회'를 촉구한 데 이어,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0일 오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거제시를 규탄했다.

노동자상 건립 추진은 민주노총 거제지부가 2021년 12월 거제시와 노정협의를 통해 진행하기로 했고, 2023년 5월 '추진위'가 발족했다. 추진위는 시민모금운동을 벌이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소녀상 옆에 노동자상을 세우기로 했다.

거제시는 2023년 공공조형물심의위원회의를 열어 노동자상 건립을 불허했고 올해 재심에서도 마찬가지 결정을 내렸다. 장승포지역 일부 주민들이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운성‧김서경 작가가 만든 노동자상은 트럭에 실려 거제시청 주차장에 있다. 민주노총 거제지부는 기자회견, 집회를 계속 열어 노동자상 건립을 촉구하고 있다.

"졸속적이고 편향적인 행정 결정으로 불허"
  
민주노총 경남본부, 경남도청 프레스센터 기자회견.
 민주노총 경남본부, 경남도청 프레스센터 기자회견.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경남도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경종 민주노총 경남본부 수석부본부장은 "노동자들과 시민들은 지역의 일제 수탈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일제강제동원노동자상 건립을 추진했지만, 거제시는 일부 극우단체의 의견만을 수렴하고 졸속적이고 편향적인 행정 결정으로 노동자상의 건립을 불허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일제에 의해 고통받은 역사를 기억하고, 대일 역사정의 실현을 위해 거제시 '일제강제동원노동자상' 건립을 촉구하는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했다.

이병하 경남진보연합 상임대표는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좋은 역사이든 나쁜 역사이든 그 진실은 인권과 정의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라며 "노동자상 건립은 노동자가 많은 거제지역은 상징적으로 의미가 있고, 노동의 가치와 역사 정의 차원에서 필요성은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회견문을 통해 "노동자상 건립에 협조적이었던 거제시가 하루아침에 말을 바꾸어, 노동자상 건립을 방해하고 나선 이유가 궁금하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역사를 지워버리고 피해자를 우롱하며 일본의 눈치를 보는 데만 급급한 중앙정부가 거제시 노동자상 건립 불허 결정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앙정부의 정책적 방향에 따라 거제시가 먼저 선제적인 조치를 취했으리라는 예상도 가능해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거제시가 끝까지 역사부정 세력을 등에 업고 친일의 길을 걷겠다면, 거제의 시민들과 연대하는 전국의 모든 민중들의 거센 저항에 직면하게 되리라는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라고 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거제 일제강제동원노동자상 건립 불허 철회하라", "역사정의 훼손하는 거제시를 규탄한다"라고 외쳤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해 77개 단체로 구성된 '친일잔재청산 거제범시민대책위'는 20일 낸 성명을 통해 "과거 역사를 덮으려 하고 한일갈등을 타파하자고 주장하는 이가 있다면 그는 얼빠진 민족반역자에 다름아니다"라며 "거제시는 실체가 모호한 '지역주민의 반대'를 핑계삼지 말고, 일부 단체의 가당치도 않은 주장을 침소봉대하지 말라"라고 힐난했다.

이들은 "혹여 일부라도 지역주민의 반대의견이 있다면 찾아가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하는 것이 거제시의 책무가 아니겠는가"라며 "거제시는 조속한 시일내에 노동자상이 예정된 장소에 설치될 수 있도록 즉각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만 한다"라고 했다.
 
“거제 일제강제동원노동자상 건립 부산울산경남 노동자 결의대회”
 “거제 일제강제동원노동자상 건립 부산울산경남 노동자 결의대회”
ⓒ 민주노총 경남본부

관련사진보기


태그:#일제강제동원노동자상, #거제시, #민주노총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