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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신라의 대표적인 삼층석탑으로 최고의 아름다움을 보여 주는 불국사 석가탑.
  통일신라의 대표적인 삼층석탑으로 최고의 아름다움을 보여 주는 불국사 석가탑.
ⓒ 김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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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동료의 배려 덕분으로 좋은 사람들과 함께 경주와 울산 나들이를 다녀왔다. 선물 같은 하루가 주는 기쁨을 한껏 누린 날이었다.

지난달 25일, 오전 7시 30분 창원시 마산합포구에서 출발하여 경주 불국사에 도착한 시간은 9시 20분께. 외국 관광객들도 많이 찾을 만큼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절집이라서 그런지 구경 나온 사람들로 북적북적했다.

일주문, 천왕문을 거쳐 청운교와 백운교, 칠보교와 연화교 앞에 이르렀다. 청운교와 백운교는 대웅전으로 통하는 자하문에 연결된 돌계단 다리이다. 위쪽 16단이 청운교, 아래쪽 18단은 백운교로 통일신라 경덕왕 10년(751)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주 불국사.
  경주 불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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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운교와 백운교가 이어지는 다리 아랫부분은 무지개 모양으로 되어 있어 참 예쁘다. 더군다나 다리가 있는 석축 아래쪽으로 연못이 있었다고 전해져 몹시 아름다웠을 옛 불국사를 그려보게 된다. 수학여행으로 여기 들러 귀를 쫑긋하고 선생님 설명을 들었던 어린 시절의 내 모습도 문득 떠올랐다.

극락전으로 오르는 칠보교와 연화교는 안양문과 연결되어 있다. 위 8단이 칠보교, 아래 10단이 연화교이다. 청운교와 백운교에 비해 규모가 조금 작다. 오랜 세월을 지나오며 희미해지긴 했어도, 계단마다 넓은 연꽃잎이 새겨져 있는 연화교는 독특하면서도 섬세한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불국사 다보탑은 한눈에 봐도 화려해 그 매력에 쉽게 빠져드는 것 같다. 네 개의 사자상 중 안타깝게도 셋은 일제에 의해 약탈되었고, 현재 하나만 남아 있다.
  불국사 다보탑은 한눈에 봐도 화려해 그 매력에 쉽게 빠져드는 것 같다. 네 개의 사자상 중 안타깝게도 셋은 일제에 의해 약탈되었고, 현재 하나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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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마음으로 다보탑과 석가탑이 있는 대웅전 앞뜰로 올라갔다. 동쪽 탑이 다보탑, 서쪽 탑은 석가탑으로 마주보고 서 있다. 다보탑은 한눈에 봐도 화려해서 쉽게 그 매력에 빠져들고, 절제미를 보여 주는 석가탑은 보면 볼수록 깊은 매력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다보탑은 십자 모양의 평면 기단 사방에 돌계단이 있는데, 그 위에 네 개의 사자상이 있었다 한다. 안타깝게도 셋은 일제에 의해 약탈되었고, 현재 하나만 남아 있다. 통일신라의 대표적인 삼층석탑으로 최고의 아름다움을 보여 주는 석가탑은 언제 봐도 그윽한 멋을 자아낸다.

국립경주박물관, 대릉원, 첨성대 거쳐 울산 십리대숲으로 
 
    '에밀레종'이란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진 성덕대왕신종. 맑으면서도 웅장하고, 또 여운이 긴 종소리를 지녀 최대 걸작으로 평가 받는다.
  '에밀레종'이란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진 성덕대왕신종. 맑으면서도 웅장하고, 또 여운이 긴 종소리를 지녀 최대 걸작으로 평가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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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행은 불국사에서 나와 신라 천년의 문화유산을 한눈에 접할 수 있는 국립경주박물관(경북 경주시 일정로)을 향했다. 박물관 정문으로 들어서자 숭복사터 쌍거북 비석받침이 눈길을 끌었다.

왜 다른 비석과 달리 쌍거북 받침일까? 숭복사는 제38대 원성왕의 명복을 빌어 주던 원찰이었다. 그렇다면 왕실과 관련된 비석이라서 좀 더 화려하게 꾸미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어쨌거나 두 마리 거북이 붙은 비석받침을 처음 봐서 신기하고 인상적이었다.
 
    숭복사터 쌍거북 비석받침. 두 마리 거북이 붙은 비석받침을 처음 봐서 신기했다. 그 뒤로 성덕대왕신종이 있다.
  숭복사터 쌍거북 비석받침. 두 마리 거북이 붙은 비석받침을 처음 봐서 신기했다. 그 뒤로 성덕대왕신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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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레종'이란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진 성덕대왕신종이 가까이에 있어 발길을 옮겼다. 제33대 성덕왕의 넋을 기리기 위한 사찰이었던 봉덕사에 봉안된 것으로 1975년에 이곳으로 옮겨졌다. 정교하고 화려한 비천상과 보상당초무늬가 돋보였다.

무엇보다 맑으면서도 웅장하고, 또 여운이 긴 종소리를 지녀 최대 걸작으로 평가 받는다. 그래서 그런지 종을 만들 때 어린아이를 희생했다는 끔찍한 전설마저 전해지고 있다. 범종의 소리는 부처님 말씀에 비유되기도 하는데, 그 신비스러운 종소리 한번 들어 보면 좋겠다.  

신라역사관 안에 들어가니 마침 전시 해설이 시작되고 있었다. 자세한 설명 덕에 천마총에서 발견된 화려한 금관을 비롯해 토우장식 항아리 등 신라 유물들을 찬찬히 감상할 수 있었다.

배가 출출하던 참에 첨성로에 위치한 음식점으로 이동해서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경주의 핫플로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다는 황리단길을 거쳐 대릉원 천마총(경주시 계림로)으로 갔다. 무덤 내부를 볼 수 있게 공개하고, 주요 출토 유물도 복제해 전시하고 있다.

예전에 황남동 제155호분으로 불리던 것이 1973년 발굴조사를 통해 천마도가 출토되어 천마총이란 이름을 얻게 되었다. 천마도는 말의 안장 양쪽에 달아 늘어뜨리는 장니에 꼬리를 세우고 하늘을 달리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십리대숲.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십리대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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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릉원은 걷기에도 참 좋다. 사진을 찍으려는 젊은이들이 줄을 서고 있는 포토존 또한 그림 같은 풍경으로 와닿았다. 우리는 인근에 있는 첨성대 쪽으로 계속 걸어갔다. 선덕여왕 때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천문대이다. 농사 시기를 결정하고, 어쩌면 국가의 길흉도 점치지 않았을까. 별을 관찰하던 옛사람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귀한 문화유산으로 여겨진다.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에서. 여름 코스모스의 낭만적인 풍경 속으로.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에서. 여름 코스모스의 낭만적인 풍경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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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 50분께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십리대숲을 향해 달렸다. 십리대숲은 삼호에서 용금소까지 약 4km 구간의 대나무 군락지이다. 마음을 비우고 쉬엄쉬엄 걸을 수 있는 힐링의 산책길이다. 한번 와 보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잠시 세상사를 몽땅 잊고 그저 텅 빈 머리로 걸으면서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게다가 여름 코스모스들이 활짝 피어 있었다. 코스모스는 이상스레 마음을 설레게 한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지 않는데도 왠지 산들산들 흔들리고 있는 듯했다. 여름 코스모스의 낭만적인 풍경 속으로 퐁당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었다. 

볼 때마다 늘 새로운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우리 문화유산, 휴식 같은 산책,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뜻함을 느낀 소중한 하루였다.

태그:#신라천년문화유산, #울산태화강국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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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3.1~ 1979.2.27 경남매일신문사 근무 1979.4.16~ 2014. 8.31 중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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