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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의거기념사업회, 열린사회희망연대 등 단체 대표들은 28일 오후 창원시청에서 박동진 창원시청 문화관광체육국장을 만나 '마산국화축제'를 '마산가고파국화축제'로 바꾼 것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3.15의거기념사업회, 열린사회희망연대 등 단체 대표들은 28일 오후 창원시청에서 박동진 창원시청 문화관광체육국장을 만나 '마산국화축제'를 '마산가고파국화축제'로 바꾼 것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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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정권 옹호한 이은상 가고파 국화축제'로 하면 동의하겠다."

창원시가 '마산국화축제'를 '마산가고파국화축제'로 이름을 바꾸기로 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들이 밝힌 입장이다. 3.15의거기념사업회,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열린사회희망연대, 민주화정신계승시민단체연대회의,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는 28일 오후 박동진 창원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을 만나 축제 이름 변경 재검토를 요구했다.

창원시는 지난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부터 마산국화축제를 마산가고파국화축제로 바꾼다고 했다. 창원시 축제위원회가 심의해 이같이 결정했고, 창원시가 그대로 하기로 한 것.

올해로 24회를 맞는 마산국화축제는 첫 해에 '마산국화축제'였다가 2005년부터 2018년 사이에는 '마산가고파국화축제'였다. 2019년엔 '마산국화축제'로 불려왔다. 창원시는 이번에 "마산의 지역 정체성을 축제에 담기 위해 '마산가고파국화축제'로 환원한다"라고 설명했다.

'가고파'는 이은상(1903~1982)이 쓴 시조 제목이다. 이은상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정권 때 친독재 전력이 뚜렷하다. 특히 마산에서 일어났던 3.15의거에 대해 이은상은 '무모한 흥분' 내지 '지성을 잃어버린 데모' 등이라고 폄훼했다.

창원마산에서는 이은상 기념사업을 두고 오랫동안 논란이 됐다. 옛 마산시(의회)는 그의 아호를 딴 '노산문학관'을 '이은상문학관'으로 바꿨다.

시민사회 "독재 부역 도시로 만들 건가" 비판

축제 이름을 바꾸자 시민사회단체는 홍남표 시장 명담을 요청했고, 홍 시장의 다른 일정으로 인해 28일 오후 창원시청에선 박동진 국장과의 면담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박동진 국장은 "명칭을 바꾼 게 아니고 '환원'이다" "시의회에서도 거론이 있었다" "마산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서다" "2019년 바꿀 때 갑자기 해프닝으로 됐다" "이번에 심의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환원을 결정했다"라고 발언했다.

이에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이 따졌다. 이동근 열린사회희망연대 공동대표는 "마산의 정체성이 뭐냐. 3.15와 4.11, 4.19에다 6.10항쟁까지 일으킨 민주화의 고장이다. 그런데 축제명에 가고파를 넣어 '독재에 부역한 도시'로 만들어버렸다"라고 말했다.

류조환 민주화정신계승시민단체연대회의 대표는 "2019년 명칭을 바꿀 때가 허성무 전 시장 때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갑자기 바꾸었다는 뜻이냐. 심의회의도 없이 시장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는 말이냐. 그렇다면 지금도 그렇게 했다는 뜻이냐"라고 따졌다.

김경영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 회장은 "'창원시 축제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에는 '마산국화축제'로 명칭이 확정돼 있는데, 축제위원회에서 결정할 문제가 아니고 임의로 바꿀 권한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조례에는 전문가 등 시민 여론 수렴을 해야 하는데, 이번에 그런 과정이 없었다"라며 "축제위원회 명단과 회의록을 공개해달라"라고 요구했다.

김영만 열린사회희망연대 고문은 "'명칭 환원'이라는 표현을 했는데, 그렇다면 맨 첫회 명칭인 마산국화축제로 환원하는 게 맞지 않느냐"라고 지적했다.

김창호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장은 "마산국화축제가 최근 몇 년 사이 잘 돼 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명칭을 바꿨다. 명확하게 해명을 해달라"라고, 이순일 열린사회희망연대 공동대표는 "마산은 우리나라 민주화의 성지이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정체성"이라고 말했다.

주임환 3.15의거기념사업회 회장은 "유감이다. 이은상 관련해 오래 전부터 논쟁이 됐다. 6년간 논쟁을 빚다가 마산문학관이 됐고, 마산역 앞에 '가고파 시비'도 논란이었다"라며 "마산의 정체성과 관련이 있기에 양보할 수 없다. 종합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오는 7월 1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고, 박동진 국장은 1일 오전까지 재검토 여부 등에 대한 답변을 하기로 했다.

태그:#마산국화축제, #이은상, #창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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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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